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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 탐구 생활/어린시절 이야기

또순이 어렸을 적에 54 - 느티나무

by 영숙이 2019.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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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느티나무

 

      마을 중간 쯤 강가 쪽으로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었다.

      느티나무 아래로는 나이드신 어른들이 앉을 수 있도록 들마루가 있었고

      들마루 앞쪽으로 땅이 다져져서 깨끗한 땅에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놀았다.

      마을 어른과 아이들이 모여 드는 놀이터이다.

      학교가 끝난 오후에나 일찍 저녁 먹고 나면 그곳에 모여 들었다.

      땅바닥에 금을 그어놓고 칸을 깡총깡총 건너 뛰는 놀이도 하고

      돌을 동그라미 안에 누가 더 가까이 던질 수 있는지

      때로 딱지치기 하면서 놀았다.

 

     

     종이로 만든 딱지가 뭐라고 그렇게 열심히 했는지

     딱지를 빼앗기면 집에 가서 신문지로 두툼하게 만들어 와서 도전하고는 하였다.

     어쨋든 딱지를 잔뜩 따야 기분이 좋아져서 집에 왔었다.

 

 

     느티나무는 동네 소문을 알 수 있는 곳이 었다.

     어느 집에 할머니는 손자를 보는데 어떻게 본다더라

     누구네 집에 언제 새 언니가 생긴다더라

     언제 애기를 낳았는지 아들인지 딸인지 등

     느티나무 아래는 동네 소문의 본산지이며 전달지 였다.

 

 

     언제든지 느티나무 아래로 가면 누군가가 있었고

     누군가랑 언제든 어울릴 수 있었고

     엄마들은 밥 때가 되면 아이들을 찾아서

     느티나무 아래로 찾아 오고는 하였다.

 

 

     40대 중반에 찾은 상지리에는 이미 아이들이 없었다.

     항상 아이들과 어른들이 모여 있었던 느티나무 아래는

     대낮인데도 사람 그림자도 없이 텅 비어 

     느티나무 혼자 쓸쓸히 서 있었다.       

     아예 사람들이 모였을 만한 흔적도  남아 있지 않았다.

     애를 낳고 키울만한 젊은이들이 마을을 떠난지 오래라고 하였다.

     도시로 떠나지 못하고 농사도 지을 수 없는 나이드신 몇몇 어른 들만이

     홀로 집을 지키고 있다고 하였다.

     강은 발을 담그지 못할 정도로 이끼가 잔뜩 낀 오염된 하천수가 흐르고 있었다. .

 

 

     반백년인 50년 만에 찾은 마을에는

     느티나무도 없어져 버렸고

     대부분 빈집이 많았다.

     몇몇 도시에서 귀농한 사람들이 집을 양옥으로 짓고

     농사 짓기 쉬운 곳에만 근교 농업을 하고 있었다.

     추석인데도 뒷산 길에는 밤송이를 따지 않아서  밤나무가 땅 가까이 휘어져 밤톨이 굴러 다니고

     대추나무에는 빨갛게 익은 대추가 나무가 휘어지도록 메달려 있어도 따줄 사람이 없어서 그냥 저대로 나무에서 사그라지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로는 확장 되어 마을을 관통하고 차들만 씽씽 달려 지나 갔다.

 

 

     또순이가 알던 강물은 어디로 갔을까?

     해맑게 울려 퍼지던 아이들 웃음소리는 어디로 떠났을까?

     추석이면 집집마다 가득하던 사람들 떠드는 소리와 넘쳐나던 번잡한 움직임은 어디로 가고 

     적막함이 가득 할까?

     무엇이 문제일까?

 

 

     또순이가 의지해야할 것은

     세월이 아니라

     그 세월을 이끌어 가시는 하나님

     그 하나님의 손을 의지해야 하리.

     수질오염

     공기오염

     토양오염을

     치료해 주시고

     바닷가의 모래알 보다 많은 자손들을 이어가실

     하나님의 은혜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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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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