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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 탐구 생활/어린시절 이야기

또순이 어렸을 적에 56 - 타작

by 영숙이 2019.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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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타작 

 

(1)       

       학교 갔다 와서 마당에 들어서니까

       마당에 콩대를 뽑은 것이 깔려 있었다.

       엄마는 도리깨를 들어서

       바짝 마른 콩대를 두드려 댔다.

 

 

       도리깨를 하늘 높이 치켜 들고

       한바퀴 돌린 다음

       마당에 깔려 오전내내 햇볕에 잘 마른

       콩대를 향하여 내리치면

       콩껍질이 터지면서 콩알이 사방으로 튀었다.

 

 

       엄마는 도리깨질을 하느라

       또순이가

         "학교 다녀 왔습니다. "

       인사하니까 한번 쳐댜볼 뿐

       도리깨질에 여념이 없었다.

 

 

       해지기 전에,

       혹여 비가 내리기 전에

       도리깨질을 다해서

       콩대는 거두어 들이고

       콩은 따로 자루에 쓸어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거기다 가족들 저녁 식사를 준비해야 하니

       5명의 자녀를 가진

       30대 초반의 엄마는 얼마나 바빴을까?

 

 

       또순이 어렸을 때에

       시골 아낙네들은 정말 바빴다.

       그야말로 일구뎅이 속에 살았다고 할 수 있다.

       새벽부터 일어나 각종 짐승들 먹이부터

       가족들 식사 챙기고 설겆이 하고

       빨래도 해야 하고 밭에도 가고

       농사일은 시간을 넘기면 안되는게 많다

       모든 일이 그러하듯

       제때 제때 해치워야 제대로 된다.

     

 

       아버지는 군청에 출근 하시고

       모든 집안 일과

       농사 일과

       아이들 건사와

       짐승들 건사까지

       또순이 엄마의 몫이었다.

 

 

      그런 와중에도 설겆이 팽게치고

      마실을 다니던 동네 아낙네들이 있었으니

      새마을 운동 할 때

      제일 먼저 당시의 청년들이 한일이

      집집마다 다니면서

      하지 않은 설겆이 들을 깨 부수는 거였다.

 

 

     요즘 말 많은 곳은 어디일까?

     분열과 갈등을 조장 하는 곳은?

 

 

     바쁘고 할일이 많으면

     얼굴 쳐다 볼 시간도 없다.

     반드시 바쁜게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에게는 역시 일거리가 있어야 한다.

     요즘 우리나라를 위한 기도중에 하나가

     이민족, 이백성에게

     일거리, 먹거리, 놀거리를 허락하소서!

 

 

(2)

      외할아버지네 벼 타작 할 때는 2 ~ 3일 동안 정신 없이 돌아 갔다.

      마을에 일손을 얻어서 장정 3~4명이

      하루 종일 마당에서 타작을 하였다.

 

 

      또순이가 처음 본 타작하는 모습은

      마당 멍석 위에 커다랗고 매끈매끈한 나무통을 놓고

      장정 아저씨가 벼단을 손에 쥔채

      나무통에 내려 치는 것이다.

      몇번을 나무통에 내려치면 벼이삭이 거의 다 떨어지고

      그럼 볓단을 내려 놓고 또 다른 볓단을 들고 두드리는

      홍두깨질이라고 하나?

      아침부터 시작된 타작은

      또순이가 학교에 다녀 와서도 계속 된다.

   

 

      마당 한켠에는 논에서 짊어지고 온 볏단이

      볓짚이 되어 차곡차곡 동그랗게 쌓여지게 된다.

      어느덧 볓단이 전부 볓집이 되어 쌓이면

      멍석 위에 있는 낱알을 바람을 일으키는

      커다랗고 가벼운 돗자리같은 걸 두손에 잡고 장정 어른이 서서 흔들면 

      낱알을  볏집으로 짠 삼각 망태기 같은 거에 담아

      위에서 아래로 뿌려서 쓸데 없는 것들은 바람에 다 날리고

      낱알만 소복히 멍석위에 쌓이게 한다..

      그 낱알을 가마니에 담으면

      올해 농사는 벼 몇가마

      타작 끝.

 

 

     그렇게 타작하는 것은

     또순이도 딱 한번 보았다.

     다음 해부터 타작은 탈곡기로 하였는데

     홍두깨질보다는 훨씬 쉽고 빨리 끝났다.

 

 

    마당 한켠에 또순이의 3배 높이로 쌓인 볏단은

    겨울내내 외양간의 소먹이로 되기도 하고

    부엌 아궁이에 땔감으로도 썼었다.

    외할아버지네 집은 기와 집이어서

    볏집으로 지붕을 해 올리지는 않았지만

    당시의 많은 집들이

    가을 추수가 끝나면 볏집으로 이엉을 만들어

    잿빛으로 변해 버린 묵은 볏짚 지붕을 걷고

    샛노란 햇 볏집으로 지붕을 새로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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