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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 탐구 생활/어린시절 이야기

또순이 어렸을 적에 58 - 변소

by 영숙이 2019.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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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변소

 

1.
     또순이 어렸을 적 화장실은 화장실이라고 부르지 않고 변소라고 불렀다.
     푸세식 변소였다.
     변소에 있는 오염물은 시간이 흐르면 퍼내서 밭에다 뿌려 비료로 삼았다.


 


     덕분에  아이들 뱃속에 회충이 많았다.

         어떤 아이가 자꾸 배가 아프다고 해서
     병원에서 수술해보니
     똘똘 뭉쳐져 있는 회충이 수백마리란 기록이 있을 정도로 흔한 질병이었다.

 

 


     봄만 되면 학교에서는 채변 봉투를 나누어 주고 

     집에서 변을 받아 오도록 하였다.

     집에서 채변을 해오지 못한  아이들은
     누군가가 학교에서 일부러 볼일을 보고
     그걸 성냥개비로 콩알만큼 찍어 채변 봉투를 만들어 내고는 하였다.

 



     또순이도 채변 봉투를 냈는데
     기생충 알이 있는 걸로 나와서
     학교에서 선생님이 준 기생충약을  먹었더랬다.
     중요한 것 그 기생충 약을 먹고 진짜로 또순이 뱃속에서 기생충 한마리가 나온 것이다.
     으악 ~ 지금 생각해도 그 징그러운 것이  뱃속에 살고 있었다니

 

 

 

2. 

     상지리 기와집 뒷집은 재연이네 집이었다.
     재연이네 큰 오빠가 장가를 가서 새 언니가 생겼는데
     애 낳을 때가 다 됐는데
     화장실이 좌식이 아니고 푸세식이다 보니까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서 볼일을 본다고 쪼그리고 앉았다가
     화장실에서 애기를 낳았다고 했다.

 


 

3.

     처음  근무했던 학교는 오래된 사립 여자 고등 학교 였는데 
     한번 근무하게 되면 퇴직 할 때 까지  근무하니까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많았다.
     한번은 어쩌다 임신을 했던 여학생이
     학교 근처 산에서 아기를 낳아
     화장실에 버렸는데  막대기가 가로 놓여 있어서 태줄이 걸려 응애응애 우는 것을 건져서 살렸다고 한다.

 

 

 


4.

      그 사립학교에  처음  근무할 때는
      화장실이 산쪽으로 있었는데

      그런 이야기가 생겨 날 정도로  깊고 무서웠었다.
       



      학교 건물 가까운 곳에 새로 만들었는데
      무서울 정도로 깊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푸세식이고
      나무로 만든 옛날 화장실 변소였다.

        전교생이 전부 한 곳에서 이용하다 보니까

        화장실 갯수가 30개쯤 양쪽으로 늘어서 있었다.




        그때는 토요일, 일요일에는

        선생님들이 돌아 가면서 학교를 지키는

        숙직과 일직이라는 것을 했었다. 
       




        어느 일요일 날 

        일직을 하다가 운동장에 몇몇 사람들이 운동하는 것을 바라보면서

        변소로 볼일을 보러 갔다.
        길게 늘어선 화장실 중간쯤에 들어가서 한참 볼일을 보는데

        나무 문에 조금 찢어진 틈으로 

        두개의 눈알하고  눈이 딱 마주친 것이었다.
             " 어떤 놈이야? "

        있는 목청껏 고함을 쳐대면서
        옷을 주워 올리고 발로 변소 문을 박차고 나가니까
        왠 놈이 긴 화장실 저 끝 밖으로 미친듯이 달아나고 있었다.
            " 야 이 미친 놈아! 거기 서! 거기 안서?  "
        또순이도 미친듯이 고함을 지르며 뛰어 갔지만

        놈은 벌써 어디론가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학교 운동장에는 몇몇 사람이 여전히 평화롭게 운동을 하고 있었다.






        놈은 아직도 어디에선가 냄새 나는 화장실을 들여다 보고 있을까?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 

       가치관이라는 게 잘 변한다면, 쉽게 변할 수만 있다면 크게는 나라 사이에 전쟁 작게는 개인에게 해당하는 팔자라는 말이 없을 것이다. 

       예수를 믿게 되면, 예수님을 만나고 말씀을 붙잡고 살면 가치관이 변한다. 

       가치관이 변하면 개인의 팔자가 변한다. 나라 전체가 가치관이 변하면 다른 사람을 위해 사는 사람이 많아 지니까 스위스처럼 평화로운 나라가 된다. 



 

 

5.

 

       보통 변소가 집 밖에 있고 쪼그리고 앉아서 볼일을 보다 보니
       겨울 새벽에 변소에서 볼일을 보던 어른들이  뇌출혈을 자주 일으켰었다



       그 시절을 생각해 보면

       지금의 우리나라 화장실 시설은 세계 최고다
       손 대면 센서로 반응해서 물이 나오고 손소독도 할 수 있고 말릴 수도 있다.




       스페인에 가기 위해 프랑스 파리에서

       비행기 환승을 하려고 잠시 들린 화장실은

       두번 다시 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열악했다.




       동유럽의 화장실들은 어떤가?
       관광객들이 그렇게  많은데

       화장실이 단 두칸에다 화장실 사용료까지 받는다.
       그렇다고 그렇게 깨끗하지도 않다.
       볼일을 안보면 안되니까 참고 볼뿐이다.

       어떤 나라 화장실은 아직도 옆에서 볼일  보는게 보이는 동네가 있다.

       우리나라 화장실이 세계 최고다
     

     


       베트남에 가니 가이드가 이런 말을 했다.
       베트남은 비싼 자재 가지고 싸구려로 보이게 건물을 짓고
       우리나라는 싸구려 자재 가지고 고급 스럽게 보이도록 짓는다고
       리모델링 솜씨도 세계 최고다.

 

 

 


6.

 

       남산 서울 타워 화장실에 가면

       서울 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화장실이 있다.




       이렇게 좋은 시설의 화장실에
       또순이가  불만이 있을 수가  없다.




       단 2가지
       하나는 화장실  휴지통을 없앤 일이다.                                      

       


       한사람이 쓴 휴지를 물에 버리면

       그 물을 원상복구 하는데 옥상에 있는 물통 10개를 써야 한다고 한다.



     

       후세에게 물려줄 깨끗한 물을 위해서

       우리가 조금만 더 노력하면 될텐데                                            

       휴지 안버린 물을 정수하는게 훨씬 쉽고 깨끗할 것이다.




       두번째는 손을 씻고 타월 페이퍼로 닦는 일이다.
       손의 물기를 털고  조금만 있으면 자연건조 될텐데
       그래도 그건 물속에 휴지 넣는것보단 나을 것이다.




       아무리 정수기술이 좋아진다 해도

       휴지가 물 속에 들어 가서 유기 화합물이 되어

       물 속 세균을 번식시키고         

       물이 미끄덩 미끄덩한 초록색 오염수로 변하는데

       일조를 하는 건 틀림없다.

 

      <  2005년도에 찍은 모 나라의 화장실. 그동안 발전 했으니 이젠 없어졌으리라 생각하지만 그때에도 충격이어서 찍어 놓았었다. 그렇게 넓은 땅에 이렇게 만들어 놓고 사용하다니 ㅠㅠㅠ  >

 

  <  2005년도 8월에 찍은 우리나라 남산 타워에 있는 화장실. 화장실과 화장실에서 바라본 전경이 너무 예뻐서 찍어 놓은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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