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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 탐구 생활/어린시절 이야기

또순이 어렸을 적에 70 - 자전거 배우기

by 영숙이 2019.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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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자전거 배우기 

       

       여름 방학.

       또순이는 자전거를 배우기로 했다.

       뒤에서 붙잡으라 하고 탔지만 쉽게 배워지지 않았다.

       특히 처음 탈 때와 멈출 때가 힘들었다.

       그래서 탈 때에는 도로가에 있는 담 위에 올라 가서 옆에 세워 놓은 자전거 위에 올라 앉아 힘껏 자전거 페달을 밟아 달리고

      멈출 때는 멈추기가 힘드니까 아래동네 사정리가 보이는 산 모퉁이까지 달려서 무슨 공사인지 공사하려고 도로가에 쌓아 놓은 모래둔덕에 자전거를 넘어뜨려서 또순이도 같이 모래 둔덕으로 나가 떨어져 내리고는 하였다.

 

 

      여름 방학 내내 연습한 덕에 제법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었다.                     

      혼자 연습하여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된 것이 무척이나 뿌듯하였다.

      누가 칭찬하는 것도 아니지만 스스로가 대견한 마음이 들었다.

      그걸로 끝났으면 됐을 텐데  과시하고 싶은 마음에 일을 만들었다.

 

 

      여름 방학에 서울 미군 부대에 근무하는 이모부 덕분에 서울에서 살던 뚱띵이 이모가  또순이네 집에 놀러 왔었다. 

      수일이와 정연이라는 오동통하고 귀여운 이종 사촌 2명을 데리고 놀러와 일주일을 머물렀다.

      키가 큰 이모도 통통했지만 이종 사촌들은 서울내기 라서 그런지 피부도 하얗고 통통하니 시골 아이들하고 달랐다.

      또순이는 이종사촌한테 자전거 탈 줄 안다고 자랑하면서 태워 줄테니 자전거 뒤에 타라고 으스대었다.

     이종사촌들은 3살 5살이니까 중학생인 또순이는 어른 처럼 보였을 거다.

 

 

     5살 짜리 수일이를 자전거 뒤에 태우고 담 옆에서 출발하였다.

     출발은 순조로워서 문제가 없이 잘 달렸다.

     이제 사정리가 보이는 산모퉁이에 도착하였는데 ~ 그동안 공사를 했는지 모래 둔덕이 사라지고 없었다.

 

     갑자기 어떻게 멈춰야 하나 걱정하면서 무조건 앞으로 앞으로만 달리다 보니까 자전거가 흔들리기 시작하였고 어쨌든 멈춰야 해서 자전거 브레이크를 잡았는데 휘청이던 자전거가 옆으로 넘어졌다.

 

     넘어지면서도 걱정한 것은 자전거 뒤에 앉아 있는 수일이가  다칠까봐 걱정스럽고 신경이 쓰였다.

 

     손님으로 또순이네 집에 찾아 온 이종사촌 수일이가  다칠새라 또순이가 한손은 자전거를 잡고 다른 한 손은  수일이를 잡느라 미처 속도를 늦추지 못한 자전거는 옆으로 넘어지면서 주루룩 미끄러졌다.

     또순이도 자전거랑 같이 밀리면서 도로 흙바닥에 무릎부터 발목 있는 곳까지 종아리가 미끄러져서 다리 피부 껍질이 벌겋게 벗겨져 버렸다.

     이종 사촌도 놀래서 얼굴이 하얘지고 다시 집까지 태워다 준대니까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결국 또순이는 다리 피부가 벗겨진 채로  자전거를 끌고 이종사촌이랑 걸어서 집에 도착 하였다. 

      뚱띵이 이모는 또순이가 다친 것을 보더니 조카에게 다친 곳 없느냐고 챙기기에 바빴다.

      또순이가 다쳤기에 망정이지 만약 이종사촌이 다쳤더라면 그건 생각만 해도 안될 일이었다.

     어쨌거나 뚱띵이 이모하고 또순이 엄마한테 엄청 혼났다.

     탈줄도 모르면서 이종사촌을 데리고 탔다고

 

 

     그해도 여름은 더웠다.

     엄청 더웠다.

     더운 여름 방학 내내 자전거 타는 법을 배워서

     드디어는 혼자 올라타고 혼자 내리고 오래 자전거를 탄 사람처럼 배웠다.

     보람차고 알찬 여름 방학이었다.

     중학교 1학년 여름 방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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