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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 탐구 생활/어린시절 이야기

또순이 어렸을 적에 71 - 외갓집 책

by 영숙이 2019.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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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 외갓집 책

       

      외갓집에는 책이 몇권 있었다.

      왜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소년 " 이란 잡지책도 있었고

      몇가지 안되는 읽을거리 들이 있었다.

      닥터 지바고도 있었고

      또순이가 읽어도 이해 안되는 어려운 책도 있었다..

 

 

      어쩌다 외갓 집에 있게 되는 날에는

      윗방에 책들을 뒤져서

      마루에 펼쳐 놓고

      배를 깔고 엎드려서 읽었다.

 

 

       

       " 소년 " 이란 잡지 책에

       " 무지개 " 란 짧은 이야기가 실려 있었다.

       내용은 모든 소년들이 어느 정도 자라면

       모두들 무지개를 찾아 나선다는 것이다.

     

 

 

       

        주인공도 무지개를 찾아 떠났는데

        무지개를 쫓아 가다 보면

        중간에 기왓장을 손에 든 소년들이

        무지개라고 좋아하면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만난다 했다.

 

 

 

         주인공은 저런 기왓장 말고

         진짜 무지개를 꼭 잡아야 겠다고 다짐하면서

         눈 앞에 곧 잡힐듯 보이는 무지개를 잡고자

         산을 넘고 마을을 지나고

         무지개가 시작되는 곳까지 도착하였다.

 

 

         

         주인공 소년은 뛸뜻이 기뻐하며

         손에 붙잡은 무지개를 들고

         고향으로 돌아 오기 시작하였다.

         고향으로 오면서 보니 정말 많은 소년들이

         무지개를 잡겠다고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고향이 보이는 언덕에 이르러

         기쁜 마음으로 가져온 무지개를 보니

         무지개가 아니고 기왓장이 아니던가

         아무리 잘 살펴 보아도

         그럴리 없던 무지개가 기왓장이라니

         무지개는 이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었구나!

         깨닫는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행복의 파랑새는 산너머 어디엔가에 있는 것이 아니고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는 것.

 

 

 

         그 내용을 기억하는 것은

         이해도 못하는 어려운 책은 몰라도

         그 정도면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근거 없는 왠지 모를 자신감 때문이었다.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2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셨던

         이강일 선생님이 국어 선생님이시라서

         교지를 만드셨는데

         교지에 ' 석기 '라는 이름의 주인공으로

         비슷한 내용의 이야기를 실었던 기억이 있다.

         교지가 아직도 친정에 남아 있을까?

         궁금하다. 

 

 

144. 포도 열매

 

 

      어느 토요일날 오후 상지리에 안가고 외갓집에 있는 날이었다.

      외갓집에 오니 마루에 포도 열매가 2/3쯤 담긴 커다란 소쿠리가 있었다.

      마침 윗방에서 외삼촌이 가져다 놓았는지

      재미 있는 만화책을 찾아 내서 마루로 가져 나와

      포도를 먹으면서 읽기 시작하였다.

 

 

 

      만화책도 재미 있었고

      알알이 잘 씻어져 소쿠리에 담겨 있던 포도알도 정말 맛있었다.

      만화책도 다 읽고

      커다란 소쿠리에 2/3쯤 제법 많이 담겨 있던 포도알도 다 먹었다.

      책을 읽으면서 무심코 먹어서인지

      얼마나 많은 양이었는지 계산도 안되었다.

 

 

 

      기분 좋게 마당을 서성이는데

      마실 나가셨던 외할머니가 돌아 오셨다.

      외할머니가 소쿠리를 보시더니

      이 안에 있던 포도가 다 어디 갔냐고

      또순이 한테 물어 보셨다.

         " 다 먹었어! 할머니! "

         " 아니 그 많던 것을 니가 다 먹었다고? "

      화내시는 외할머니 때문에 다 먹으면 안되는 거였다는 것을

      정말 많은 양의 포도를 다 먹어 치웠다는 생각 때문에 당황 하였다.

         " 포도밭에 가서 포도 따는 일 거들고 얻어 온건데 다 먹으면 어짠댜!. "

      그 많은 포도 알은 포도 밭에 가서 포도 정리하는 거 거들어 주고

      외할머니가 품삯 대신 받아온 거였었다.

 

 

 

      책을 읽으면서 무의식적으로 손으로 입에 가져가는 먹거리들.

      그 순간에는 세상에서 책만 존재하는 신비로운 시간들이다.

      그 비밀한 행복을 알게 하신 이는 누구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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