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tt-body-page" class="layout-wide color-bright post-type-thumbnail paging-view-more">
본문 바로가기

여행 칼럼/국내여행

친구 만나러 왔어요 ~ 부산대역 근처 풍경

728x90
반응형

 

골목 1

노포동에서 지하철을 타면서 톡을 보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톡이 왔다.

"1번 출구에 있어요."

정말 오랜만에 만난다.
혜경이를 언제 봤더라?
작년 언제였지?
기억이 가물가물.
최소 6개월은 지난 것 같은데 ~ ^^
근래에는 톡이나 전화도 자주 못한 것 같다.
올해 들어서는 성경책 읽겠다고 기도 해 달라고 톡을 보내온 게 전부였나?

골목 2

벌써 4월 중순이다.
산에 애기 손톱 같은 연두 연두 이파리가 피어오르더니
어느 사이 어린이 손바닥 같은 초록을 곁들인 연두가 웃고 있다.

오랜만에 계중 가는 남편을 따라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부산대역 근처 아파트에 사는 혜경이를 만나러 왔다.
 새로 난 도로를 따라 옥동에서 노포동으로 직접 달리는 버스 노선이 생겨서
한 시간 걸리는 길을 30분 만에 도착했다.

골목 3

부산대역에서 내려서 1번 출구를 찾으려고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1번 숫자같이 생긴 막대기가 그려져 있는 간판을 보고 저게 맞나?
 그쪽으로 가고 있는데 이쁘장한 아줌마가 아는 척을 한다.
혜경이.

"정말 오랜만이네."

서로 끌어안고 손을 잡고 역사 밖으로 나갔다.

"어? 손을 다 잡네."

손 잡는 것을 불편해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골목 4

"응, 얼마 전 손자랑 외식 나왔다가 애들 아빠한테 안으라 하고
우리는 앞에 가는데 할아버지 하고 뒤에서 같이 오면서 소리를 지르는 거야."
"손잡고 걸어. 손잡고 걸어."
"증말 오랜만에 딸하고 손잡고 걸었는데. 좋더라."
"손잡고 걷는 것도 괜찮은 거 같네."

그렇게 오랜만에 손을 잡고 흔들 흔들
골목 골목 기웃기웃
그러다가 골목들이 너무 정겹게 느껴져서 사진을 찍기 시작하였다.

골목 5

동유럽이나 유럽을 가면 길들이 반듯반듯
건물도 반듯반듯
몇백 년 된 건물들이 신기 신기
거리가 신기 신기
셔터를 누르기 바빴었다.
오늘 부산 오기 전에 지식 인사이드 유튜브를 보았는데
우리나라에서 60년을 산 외국인 박사 교수님이

"우리나라 한국 골목이 얼마나 정겹고 좋은지 몰라요."

골목 6

그렇구나.
좋을 수도 있구나.
왜 한 번도 골목이 좋다고 느껴진 적이 없지?
가끔 민속촌에 가면 기와가 얹힌 담사이에 골목이 멋지다고
느껴진 적이 있기는 하다.
멋지다고 느끼긴 했어도
유럽 여행 갔을 때처럼  사진을 막 찍고 그러지는 않았었다.

그래.
생각을 바꾸고
관점을 바꾸니
골목이 이렇게 멋진 곳이었어.

여기저기 사진을 찍고 함박 스테이크를 먹으러 갔다.
오늘 저녁 메뉴는 혜경이가 추천하는 함박 스테이크.

골목 7

올드한 느낌도 아니고 신식 느낌도 아니었지만
함박 스테이크는 맛있었다.
저녁을 먹고 4거리에 있는 와플 집에서
생크림 딸기 와플 한 개를 사서 들고
혜경이네 아파트 정원으로 갔다.

와플은 코로나 전에 주니어 블럭 카페를 하던 때
메뉴 중 하나였다.
 와플을 보면 그냥 한 개쯤은 먹고 싶다.
인연을 맺었던  탓인지 아쉬움 때문에
쉽게 지우지를 못하고 있다.
지금도 가끔씩 어떻게 맛있는 와플을 구울까 생각하는 것을 보면
빨리 빨리 떨쳐 내지 못하고 미련을 떠는 스타일이었어? 하는 생각이 든다.

골목 8

혜경이네 아파트 안에 있는 카페에 가서
1000원짜리 아메리카노와 2000원짜리 얼그레이 티백 차를 사서
혜경이네 아파트 안에 있는 야외 쉼터로 갔다.

아파트 안에 있는 카페는
아파트 주민들의 소유라서
월급을 주고 직원을 고용하기 때문에
차 값이 정말 착하다.

야외 쉼터도 널찍하고 잘 쉴 수 있도록 되어 있다.
35층의 고층 아파트를 올려다보면서
나무와 꽃들로 잘 꾸며진 정원 한가운데 쉼터에서
친구와 커피와 차와 와플을 먹으니까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다.

골목 9

우리가 무엇으로 행복할까?

조 단위의 물질을 가지면 행복할까?
그거 관리하느라 바쁘겠다.
당분간은 행복하겠지만 일상이 되면 그러려니.
먹고 쓰고 생활하는데 불편하지만 않다면 최고가 아닐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으니까.

주방에서부터 부동산까지,
안방부터 취미를 지나 세계 평화까지
온갖 주제의 이야기를 전전하다가
이렇게 일상을 허락하시고
우리나라가 이렇게 잘 살게 된  것에 대한
감사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골목 10

육아 에피소드도 한 가지씩.

"글쎄, 얼마 전에 어린이 집에 데리러 갔더니
엄마가 안 오고 할머니가 왔다고
'왜 할머니가 왔어?'
그렇게 말하니까 좀 섭섭한 거야.
'엄마가 말 안 했어?
오늘은 엄마가 바빠서 할머니가 데리러 간다고?'
'말했어.'
'할머니랑 가기 싫으면 엄마 올 때까지 들어가 있어.'
'아냐. 친구들 만나러 갈 거야.'

유치원으로 진학한 친구들을 만나 노는 장소로  갔다.
손자 친구들과의 그룹 이름을 뭐라고 했는데 생각이 안 난다.
톡으로 물었더니 그룹 이름이 
"출동 친구들" 이라고 한다. 
요즘은 정말 빠르다. 
아파트 단지 어린이 집에서부터
또래 집단?이 생기는 건가?

그후에 즈 엄마를 만나서 한말이 정말 재미 있다.

"할머니가 싫은 게 아니고 엄마가 안 와서 싫었어."

골목 11

ㅋㅋㅋ 사회성이 뛰어나구먼 ㅋㅋㅋ
이런저런 이야기 중에 

"음식을 접시에 담는 것을 뭐라고 하지?"
"데코레이션?"
"아냐 뭐라고 하는데 생각이 안 나."
"쳇 지피티한테 물어봐야지."

챗 지피티에 물어보니까 플레이팅이라고 한다.
단어를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10번을 외운다.

골목 12

"요즘은 연예인들 이름을 잊어버려.
그 왜 있잖아. 여자 코미디언.
날씬하고 이쁜 그 코미디언 이름이 뭐지?
얼굴은 생각 나는데 이름이 생각이 안 나네?
말하다 보면 이렇게 돼."
"전에 회사에서 캐나다 갔을 때
회사 사람들이 5~6명이 모여 앉아서 이야기를 하다가
연예인 이야기가 나왔대.
아무도 이름이 생각이 안 나서  
한 사람이 한국 친구한테 전화를 했대.
캐나다가 낮이면 한국은 밤이잖여.
전화하니까 자다가 깨서 "몰라" 하고 화를 내고 끊었대.
그런데 조금 있다가 한국에서 전화가 와서
그 배우 이름이 누구라고 알려 줬다더라. ㅋㅋㅋ "
"ㅋㅋㅋ 진짜 웃긴다."
"한밤중에 전화한 것도 웃기고
또 그걸 다시 전화해서 알려준 친구도 정말 웃기네."

골목 13.

우리 손자가 3살 때인가?
내가 거실 긴 쇼파 의자에서 잤었거든.
아침에 지 엄마가 손자한테 

"할머니 거실에 있어."

손자가 쫓아 나와서
의자 위에 길게 누워 있는 내 위로 팍 엎드렸어.
깨어서 일어났는데
손자가 그러드라?
"할머니. 할머니는 왜 젖이 있어?"
"응? 으응. 할머니는 엄마처럼 여자라서 그래."
"너하고 아빠하고 할아버지는 남자라서
가슴에 젖은 없고 젖꼭지만 있어."

골목 14

다음부터는 아침에 일어나면 
지 엄마가 말했는지 
뛰어 올라와서 엎어지지 않고 
옆에 누워서 말한다.

"할머니 빨리 일어나 나랑 놀자아 ~ "

친구는 아파트의 아름다운 정원에 대해 일조하는 내용을
조곤 조곤 이야기 한다.
애정이 듬뿍 담긴 목소리.

"나무의 굵은 가지 밑으로 자잘한 잎새 싹이 올라오면 다 따줘요.
잔디 사이에 쑥이 있으면 전부 케내요."

혜경이는 여전히 순수하고 해맑은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런저런 수다를 떨다 보니까
마음에 쌓여 있던 먼지가 털어진다.
여자들은 어쩔 수가 없나 보다.
수다를 떨어줘야
마음이라는 거울을 깨끗하게 닦아 낼 수 있는가 보다.

골목 15

남자들은?
남자들도 한 번씩 만나서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털어댄다.
여자들보다는 좀 더 가오를 세우겠지만
어쨌거나 남자들도 한 번씩 떠들려고
계중을 만들어서 한 달에 한 번씩 또는 두 달에 한 번씩
부산에서 서울로 만나러 가고
울산에서 부산으로 만나러 다니겠지.  

오늘은 부산대 역에서 내려
근처를 오르락 내리락
수다도 오르락 내리락
골목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여기에 올려 본다.

골목 16

우리는 이야기하다가 깜짝 놀랐다.
뭐? 네 나이가 70이야?
뭐? 우리 나이가 70이라고?
깜딱이야.
금방 80 되겠네.

30년 지기 동갑 친구하고
행복한 저녁 수다를 떨고 집으로 복귀했다.
지하철 역까지 배웅한 친구에게
손하트를 열심히 날렸다.

골목 17

하나님.
좋은 친구를 주심에 감사합니다.
친구와 건강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의 일상을 지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평화로운 나라로 지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휴지통을 뒤져서
미군이 버린 음식 쓰레기로
음식을 만들어 먹던 나라 였습니다. 
미군이 던져주던 초콜릿을 받아먹던 나라에서
다른 나라를 도와줄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세계 무역 대국 6위로 이끌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가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는데
축복의 통로로 삼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감사하며 기도드립니다, 
아멘.

원예 마트 앞의 파란 카페 담장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