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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에 46

좋은 나라와 청소년

아이들을 상대로 일어나는 폭력의 대부분이 가정에서 일어나며 그중에서도 부모에 의해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경악을 금치 못할 것이다. 물론 부모의 부재도 무서운 일이다. 아이들은 부모의 부재 때문에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는다. 고등학교 때 친하게 지내던 친구 중에 경숙이라고 있었는데 하루는 경숙이랑 대전 역 앞에 있는 빵집에 갔었다. 빵집에서 어떤 아이가 아빠랑 빵을 먹는걸 보더니 " 아빠하고 저렇게 빵 먹는게 제일 부럽더라. 다른 때는 잘 모르겠는데! " 쌀 가게를 하시는 홀어머니와 남동생과 살고 있는 경숙이의 말에 또순이는 그런 생각을 한번도 한적이 없는거 보면 자녀들에게 친절하고 상냥한 아버지는 아니었지만 안 계신 것과는 다른가 보다는 생각을 했었다.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을 전도 했었는데 그애가..

< 또순이 어렸을 적에 > 105 - 홀치기와 갈포

191. 홀치기와 갈포 외갓집에 놀러 가면 그 즈음에는 아녀자들이 모여서 홀치기를 하였다. 홀치기는 천을 아주 작게 실로 묶어서 표면을 올록 볼록하게 만드는 방법이었다. 갈포보다는 단가가 높아서 모두들 갈포대신 홀치기를 하였다. 또순이는 갈포는 할 수 있었지만 홀치기는 어려워서 할 수가 없었다. 홀치기 한 천을 원피스 허리 쯤에 고정하여 잘록한 허리를 강조하는 효과와 자글자글한 무늬가 예뻐 보였다. 어쩌다 최근에 아이들의 옷을 보면 그런 무늬를 가진 옷을 볼 수도 있다. 아무튼 손이 빠르거나 재주가 있는 아낙네들은 훨씬 수입이 좋았다. 여인네들의 삶이 아주 고달프던 시절이다. 밭이나 논농사도 거들고 집안 일도 해야 하고 일하는 일군들을 위해서는 아침과 점심 사이의 새참 점심과 저녁 사이의 새참 이렇게 하..

또순이 어렸을 적에 104 - 참 고은 언니

187. 마리아 상 성당으로 올라 가는 길은 매우 가파라서 40도 가까운 각도의 계단을 200개 이상 올라가면 바로 정면에 마리아 상이 서 있었다. 사람들은 계단을 벅차게 올라가서 마리아 상 앞에 서면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성호를 긋고 그 앞을 지나서 이번에는 비스듬히 시멘트로 이루어진 길을 따라 올라 갔다. 마리아상 옆쪽 둔덕에는 잔듸가 잘 가꾸어져 있고 그 앞 시멘트 길 옆으로는 무궁화 꽃이 잘 심겨져 무궁화 꽃이 사시사철 피고 지고, 피고 지고, 피고 지고 ...... 시멘트 길이 끝나는 곳에서 본당에 들어가는 입구로 가던지 아니면 아래쪽 화단으로 가는 길이 있는데 그 화단 한가운데에 작은 마리아 상이 있었다. 고등학교 때 단체 영화를 갔는데 영화의 한 장면에 여주인공이 마리아상을 눈물로 ..

< 또순이 어렸을 적에 > 103 - 앨범

185. 수학여행 중학교 때 수학여행을 경주로 갔었다. 지금이야 누구나 쉽게 여행을 가고 여행이 일상사 중에 하나일 정도로 다니는 사람도 많지만 . 또순이 어렸을 적에는 여행이라는 단어는 알았어도 여행의 개념은 없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만큼 여행 가는 일이 없었으니까. 외식이란 걸 해본 기억이 없는데 여행까지??? 최초의 외식은 고등학교 졸업식 때 대전역 앞 길건너에 있던 유명한 곰탕 집에서 곰탕 먹은 일이다. 몇년 전 추억을 더듬어 곰탕 집을 찾아 갔더니 당시 사람이 항상 바글바글하던 제법 컸던 음식점이 이제는 초라한 몰골로 나이드신 할머니가 겨우 지탱하는 걸 보고 세월을 이길 장사가 없다는 말이 실감났다. 50년도 안됐는데 ......100년 이상 된 기업을 운영한다는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닌거 같다..

< 또순이 어렸을 적에 > 102 - 문화원

183. 문화원 중학교 3학년 때 문화원으로 공부하러 다녔다. 학교 가기도 그렇고 달리 다닐 데도 없어서 공부하러 옥천 문화원으로 가면 커다란 책상에 의자가 있는 자습실이 있었다. 아이들이 별로 오지는 않았지만 무료였고 조용한 곳이라서 열심으로 공부하지는 않았지만 노는 날이면 공부하러 문화원으로 갔었다. 그때가 봄철이었나 부다. 무슨 일인가 학교가 일찍 끝나서 . 문화원에 갔더니 누군가 옥천 중학교 소풍 갔다고 말해주었다. 초등학교 동기들이 옥천여중에는 또순이 포함해서 3명이었지만 옥천중학교에는 초등학교 동기가 20명정도 입학했다. 집안에 대표로 아들들은 공부를 시켜서이다. 초등학교 동기들을 만나 보지는 못했지만 동기들은 어쩌고 있는지는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었다. 오후 늦게 문화원에 아이들이 다 가고..

< 또순이 어렸을 적에 > 101 - 오바 코트

181 오바 코트 겨울이 되자 또순이 엄마는 또순이를 데리고 옥천 읍내에 있는 양장점에 데리고 갔다. 깜장색 모직 천으로 오바 코트를 맞추어 주셨다. 최신 유행으로 앞에 더블 단추가 달려 있었고 허리 라인이 있는 무릎 위 까지 내려오는 깜찍한 오바 코트였다. 또순이 몸에 딱 맞춰서 귀엽고 예쁜 오버 코트였다. 또순이 엄마는 그때 쯤에는 애들 키우느라 당신을 위해서는 옷 한벌 사 입지 못하셨지만 중3이 되는 또순이를 위해서 양장점에서 맞춰 주신 것이다. 따뜻하기도 하고 예쁘기도 해서 얼마나 자랑스럽게 입었던지 그 오버 코트만 입으면 세련된 도시아이가 된 듯했다. 실제로는 인물이야 없었지만 그래도 사춘기니까 옷이 날개라고 세상을 다 얻은 기분으로 다녔던거 같다. 182. 고등학교 입학시험 . 맞춤 오버 코트..

< 또순이 어렸을 적에 > 100 - 소망

180. 소망 예전이나 지금이나 시험에 떨어지면 기분이 나쁘다. 운전 면허 시험이라도 떨어지면 어쨌거나 기분이 나쁘다. 고등학교에 진학 하는데 시험을 쳐야 했다. 옥천 여자 중고등학교라서 옥천 여중 졸업하면 무시험으로 옥천여고에 진학할 수 있었지만 대전에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하려면 가려는 학교에 가서 시험을 쳐야 했다. 시험에 떨어지면 고등학교를 갈 수가 없다. 아버지가 대전에 집을 사 놓았기 때문에 ( 또순이는 대전에 집이 있는지 어떤지 몰랐지만 ) 고등학교에 가려면 대전에 있는 고등학교에 붙어야 했다. 시험에 떨어질까봐 겁이 났다. 또순이는 마음에 소망이 생겼지만 기도하는 법을 배우지 않았으니 초등학교 6학년 때처럼 잠재의식의 능력(?)을 사용하는 방법이랄까? 알고 한 것은 아니지만 중학교 3학년 내..

< 또순이 어렸을 적에 >99 - 아이들 이야기 3

여러가지 일로 교회 활동에 참여 하지 못함으로써 책을 읽게 되고 컴퓨터 앞에 앉아 블로그를 정식으로 쓰게 되었다. 평생 하고 싶었던 일이면서 이핑게 저 핑게 대고 안하다가 이제 더 피할 수 없이 제대로 하고 있으니 이것이 곧 축복이다. 고난이 축복이다. 요즘 이 찬양이 계속 마음속에 맴돈다. " 은혜 아니면 살아 갈 수가 없네. 호흡마저도 다 주의 것이니 ㅡ 세상 평안과 위로 내게 없어도 예수 오직 예수 뿐이네. 크신 계획 다 볼 수도 없고 작은 고난에 지쳐도 ㅡ 주께 묶인 나의 모든 삶 버티고 견디게 하시네. 은혜 아니면 살아 갈 수가 없네, 나의 모든 것 다 주께 맡기니 ㅡ 참된 평안과 위로 내게 주신 주 예수 오직 예수 뿐이네. 179. 아이들 이야기 3. 아이들을 상대로 ..

또순이 어렸을 적에 98 - 아카시아 꽃

175. 아카시아 꽃 어렸을 적에 산에 아카시아 나무가 정말 많이 있었다. 들은 얘기로는 아카시아 나무가 쓸모 없는 나무라서 일본 사람들이 일부러 산에 많이 심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5월이 되면 아카시아 향기가 코를 자극했다. 성당 마당에는 고목에 가까운 아카시아 나무가 있어서 아카시아 꽃이 봄바람에 흔들리면 정말 보기 좋았다. 또 봄바람에 실려 오는 아카시아 향은 그냥 행복이었다. 아카시아 꽃을 가지고 엄마는 떡을 쪄 주셨다. 지금 아이들은 아카시아 꽃으로 만든 떡을 구경은 커녕 상상도 못할 것이다. 아카시아 꽃에 쌀가루를 버무려서 채반에 삼베를 놓고 그 위에 올려 쪄내는 아카시아 꽃 버무리를 만들면 달큰하게 씹히는게 맛이 있었다. 밥먹는 거 외에 특별한 간식이 없었던 시절이었으니 그런 간식을 먹는 ..

또순이 어렸을 적에 97 - 성당 사택

174. 성당 사택 1) 정직함 자개 장 만드는 집 앞에는 조그마한 구멍가게가 있었다. 또순이 엄마가 저녁 할 때나 심심할 때면 동생들이랑 구멍 가게 앞에 나가 놀았다. 가게 앞에서 가게를 들여다 보며 놀기도 하고 아이들이 가게에 무얼 사러 오면 사는 것을 구경하기도 하였다. 하루는 어떤 아이가 물건을 사는데 할머니가 가게 안에서 쳐다 보는게 아니고 일일이 그 아이를 따라 다니며 물건 사는 걸 지켜 보았다. 아이가 가고 나니까 할머니 하시는 말씀이 물건 살 때 아이들을 잘 지켜 봐야 한다고 그냥 주머니에 집어 넣고 갈 때가 있다고 말하였다. 또순이가 사탕을 집고 할머니한테 계산 한다고 보여 주니까 할머니 말씀이 이 집 아이들은 정직해서 좋다고 한번도 물건을 그냥 가져 가는 일이 없고 꼭 보여 주고 계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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