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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리를 찾아서

아침이면 창밖에서 들리는 새소리가 있다.그해에는 유난히 삶이 피폐했다.어디론가 떠나서 자연 속에 파묻히고 싶었다.그럴 수 없다는 걸 너무 잘 알기에 더 힘이 들었다. 해마다 봄이면 뜯으러 가던 봄나물벌금다지도 한번 뜯지 못한 해였다. 어떻게 저렇게 사람들은 편할까?어쩌면 저렇게나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을까?한여름인데도 허한 가슴 속으로 냉기가 스며 들었다. 그해 여름 수련회를 가서새벽 바람에 이끌려 숲가에 섰을 때몰려 다니는 새소리를 들었다. 새소리들은 저 깊은 곳에서 시작하여하늘까지 닿을 듯 재재 거렸다.재재 거림은 뭉쳐서 올라 가다가 사라졌다. 소리를 낼 수 있을까?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아직까지 할 수 있을까? 폐렴에 걸렸다가 회복되고우울증의 산을 넘고상실의 아픔을 이겨내고 아직도 노래를 부를 힘이..

2024.11.26

새소리를 찾아서

아침이면 창밖에서 들리는 새소리가 있다.그해에는 유난히 삶이 피폐했다.어디론가 떠나서 자연 속에 파묻히고 싶었다.그럴 수 없다는 걸 너무 잘 알기에 더 힘이 들었다. 해마다 봄이면 뜯으러 가던 봄나물벌금다지도 한번 뜯지 못한 해였다. 어떻게 저렇게 사람들은 편할까?어쩌면 저렇게나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을까?한여름인데도 허한 가슴 속으로 냉기가 스며 들었다. 그해 여름 수련회를 가서새벽 바람에 이끌려 숲가에 섰을 때몰려 다니는 새소리를 들었다. 새소리들은 저 깊은 곳에서 시작하여하늘까지 닿을 듯 재재 거렸다.재재 거림은 뭉쳐서 올라 가다가 사라졌다. 소리를 낼 수 있을까?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아직까지 할 수 있을까? 폐렴에 걸렸다가 회복되고우울증의 산을 넘고상실의 아픔을 이겨내고 아직도 노래를 부를 힘이..

2024.11.26

단풍 나무 앞에서

단풍이 오는지도 몰랐다.집 앞에 은행나무가 노오랗게 물들어도은행잎이 다 떨어져서 빈 가지만 남았어도우리랑은 상관없는 하루하루라고 생각했는가부다. 대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니아파트 뜰에 빨간 단풍 나무가햇볕을 받아서 눈부시게 빛났다. 음식쓰레기를 들고 나가서음식 쓰레기통에 버리고단풍 나무 앞으로 다가갔다. 단풍 나무를 찍고 또 찍고 찍어도오후 햇살이 가득 들어찬 단풍나무를제대로 찍기가 어려웠다. 어느 순간 햇볕이 가득한 단풍 나무를 찍었다.단 한그루의 단풍 나무였지만내 손에 들려 있는 작은 핸드폰이눈부신 빨강색으로 빛을 뿜어 내고 있는 것을 붙잡았다.우리의 일상도 그런 것이 아닐까? 그저 그날이 그날 같은 일상 속에서일상의 연결 속에서 무심코 살아가다가어느 순간 일상의 문을 열었을 때눈부신 빛살들이 가득 비..

2024.11.25

ONE MORE STEP

그곳에 갈 때에는 무언가를 기대하고 간다. 기대를 하고 가서 감동을 받는다.  갈 때마다 조금 더 업그레이드 된 익숙한 얼굴들을 만난다. 누군지 모를테지만 혼자서 반갑다.  찬양을 하시던 전도사님이 오케스트라와 59인의 장로님들을 지휘 하신다.  시원하게 샤우팅하시는 찬양 전도사님이 설교를 통하여 감동으로 이끄신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얼마일까? 우리가 할 수 있는 도전은 얼마나 될까?  제대로 된 시도나 해보았을까? 주어진 사명을 위하여 .  믿음으로 ONE MORE STEP 해 보았을까? 실패할 권리를 누려 보았을까?  주어진 시간 최대한의 성실로 임했을까? 믿음의 한 걸음 내딛어 보았을까?  가만히 있을게 아니라 도전을 성과보다 시도를 얼마나 했을까.    꽉 채워서 출발하는 버스가 없다는걸 ..

2024.11.19

탄천의 하루

탄천의 지류 다리 밑에 늙은 육지 갈매기들이 사람들이 던져 주는 곡식 알갱이들을 먹으며 옹기종기 수명을 다하고 있다.무리에서 어쩌다 떨어져 나온 잿빛 두루미와 어린 백로 한마리도 탄천의 지류 한가운데서 한쪽 다리를 들어 올린채 두리번 두리번탄천의 어두운 물 속에 무엇이나 있을까?다리가 무너졌다.영원히 튼튼하게 버틸 것 같던 다리가 무너졌다.탄천의 모든 다리에 덧붙임과 덧바름을 하고 있다.덕분에 어두운 물속에서 없는듯 살고 있던 피래미들이 표면 위로 올라 왔다.공사를 한다고 모래 자루로 탄천을 막아 놓으니 못  견디고 위로 떠 올라 뻐끔 뻐끔.어두운 물 속에서 아무 것도 없을 것 같은 캄캄한 곳에 그렇게 많은 피래미들이 조용히 살고 있을 줄 몰랐다. 자세히 오래 들여다 봐야 한다.매일 매일 지나 다니면서 ..

2024.11.18

스타필드 한복판에서

우리는 자신을 잃어 버릴까봐 조바심치며 살고 있었다.그저 봄이면 피어나고 여름이 되면 푸르르게 성수기를 보내고 난 후 가을이 되면 노오란 은행 잎이 되어 떨어지면서 잊혀져 버릴까 두려워 하면서 그렇게. 그러나 오늘만은 잃어버린 나를 찾고 싶다. 어지러워서 멀미가 나고 빙글 빙글 돌아 가는 세상 한 가운데서 나를 놓아 버리고 싶지 않다. 너도 놓아 버리고 싶지 않다.  그래서 나를 찾아 다니고 마찬가지로 너를 찾아 다닌다. 맞은 편에서 다가 올지라도 몰라 볼 수 있고 옆에서 같은 방향을 바라보면서 걸어가도 알아 보지 못할 수 있다고 해도 열려지지 않는 마음이지만 손을 내밀어 본다.  빙글 빙글   하늘을 언제 바라 봤더라? 이 곳에 하늘이 있었나? 사람들 사이로 밀려 다니면서 스쳐가는 얼굴을 바라 보아도 ..

2024.11.17

여름

1. 7월의 숲 푸르름으로부터 여름이 온다 2.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앉아 글쓰는 법 책을 읽는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잘 쓰게 될까? 여름에 대하여 자연스럽게 쓰게 될까? 3. 오늘은 이상하게 예전에 같이 교회에서 활동하던 지인들을 만났다. 한사람은 더 창백해진 얼굴이고 한사람은 더 까칠해진 얼굴이다. 사연들이 깊어진 얼굴들. 글을 쓰기 위해 글쓰는 책을 읽고 있는 얼굴은 어떨까? 4. 식어버린 커피 소란스러워진 실내 까무락 잠이 들었다. 소리없이 여름이 숲으로부터 푸르른 바다로부터 옆으로 다가왔다. 아무말없지만 여름이 우리와 함께 한다는 것을 안다. 힘들다고 어려워 지친다고 아우성쳐도 즐겁다고 아름다운 세상이라 떠들어대도 여름이 함께 한다는 것을 안다. 5. 여름에는 무엇을 할까 계획을 세워도 손사래..

2022.07.06

벚꽃 그리고 아름다움

우리 동네에 벚꽃이 피었다. 벚꽃 놀이 같이 할 친구를 찾지 못했다. 슬프다. 새벽기도를 갔다. 새벽기도를 짧게 하고 낡은 차를 끌고 벚꽃을 만나러 갔다. 차안에서 만나는 벚꽃이 너무 아름다웠다. 몽글몽글 뽀도도독 막 피어나는 소리가 들린다. 내 눈에서 욕심의 비닐이 한꺼플 떨어져 나간다. 내 마음에서 탐욕의 껍질이 한겹 벗겨진다. 행복과 안식의 강요에서 벗어난다. 그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여 누가 보던지 말던지 때가 되면 피어나는 벚꽃의 아름다움을 닮아 갈 수 있을까? 선행을 가장한 욕심에 끌려다니지 않는 진정한 선행을 베풀수 있을까? 무심한 배려를 할 수 있을까? 인내로 짜여진 믿음 사랑으로 체워진 축복 멀리 있어 그리운 ~ 작년에도 그 전에도 만났던 벚꽃나무 일일히 찾아 다니며 눈도장을 찍는다. 벚꽃 ..

2022.04.06

등나무 꽃 아래에서

등나무 아래 앉아 잠기는 꿈. 머리 위로 풍성하게 물결치는 등나무 꽃 아가의 살내음같은 향이 온 가슴을 감싸고, 간지럽히는 바람 잎사이의 밝은 햇볕 숨박꼭질하는 왕벌들. 우리 아가에게 태어나는 모든 아가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이 모든 것을. 1985. 5. 자고 나면 방긋 방긋 날마다 달라지는 우리 아가 꽃 중에 그런 꽃이 없다 하더이다. 하품하면 눈물도 고이고 입안에 침도 고이기 시작하는 우리 아가 콧물이 나오네 엄마 얼굴 알아 보나? 방긋 아빠 목소리 알아듣나? 고개 돌리는 아가, 우리 아가야! 꽃은 피면 시들고 해는 떠오르면 지지만, 자고 나면 방긋방긋 날마다 달라지는 우리 아가 꽃 중에 그런 꽃이 없다 하더이다. 1985..

2020.03.04

텃밭

텃밭에 울 엄마는 호박도 심고 가지, 오이, 풋고추, 들깻잎도 심는다. 끼니 때면 대 소쿠리에 수북이 따오는 ...... 이제는 내안에 호미 들고 가꾸러가는 울 엄마의 텃밭 울밖에 있던 텃밭 만큼한 자유가 있다. 1985. 11 눈만 돌리면 바다가 보이는 곳 귀만 기울이면 파도 소리가 들리는 곳 어스레한 안개 속으로 어선이 흐르고, 타고 갈 배도 없이 마음을 닫고 바닷가에 홀로 서서 섬하나가 떠온다 저 섬을 타고 ~ 파도 한자락이 밀려온다 저 파도에 밀려 ~ 망각의 바다로 가고 싶다. 아파하지 말자 태양이 피어 나는 바다로 가자 가슴 가득 퍼담는 사랑으로 1986. 5. 버드나무야! 왜 흐느끼니 봄바람이 부는데 ..... 실비 맞는 푸..

2020.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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