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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텃밭 >
텃밭에
울 엄마는
호박도 심고
가지, 오이, 풋고추, 들깻잎도 심는다.
끼니 때면
대 소쿠리에 수북이 따오는
......
이제는 내안에
호미 들고 가꾸러가는
울 엄마의 텃밭
울밖에 있던
텃밭 만큼한 자유가 있다.
1985. 11
< 2. 방어진에서 >
눈만 돌리면 바다가 보이는 곳
귀만 기울이면 파도 소리가 들리는 곳
어스레한 안개 속으로 어선이 흐르고,
타고 갈 배도 없이
마음을 닫고
바닷가에 홀로 서서
섬하나가 떠온다
저 섬을 타고 ~
파도 한자락이 밀려온다
저 파도에 밀려 ~
망각의 바다로 가고 싶다.
아파하지 말자
태양이 피어 나는 바다로 가자
가슴 가득 퍼담는 사랑으로
1986. 5.
< 3. 봄비와 버드나무 >
버드나무야!
왜 흐느끼니
봄바람이 부는데 .....
실비 맞는 푸른 몸
푸른 눈을 뜨고
길게 늘어뜨린 머리카락
흔들며
흔들며,
울음을 삼킨 채
푸른 사랑 떨구는구나!
연녹색 가락에
실려오는 실비
푸른 몸을 뚫고,
가슴을 지나가는 작은 사랑이었기에
작은 고통이었다고
그조차 잊었다고
숨결 흐르는 대로 맡기렴
버드나무야!
나의 사랑아.
버드나무야!
허리 휘청이도록 왜 흐느끼니!
봄바람이 부는데......
1986. 6
< 3. 바닷가 텐트 속에서 >
애기와 아빠는
해를 주으러
바닷가로 가고,
엄마는
잠을,
바닷물 위로 떠다녔다.
쪽배 찬 연인이 떠 가고
신혼의 사랑,
생의 열망과 안타까움이
둥둥둥
애기는 돌멩이 줍고
아빠는 던지고
뙤약볕에
벌거벗은 몸이
남았던 시혼
간절한 염원이 탄다.
잠들고,
눈뜨는 날은 새로워라!
1988. 7
< 4. 봄 >
찹찹한 바람에
물오른 버드나무 가지 머리를 감고
목련 꽃망울
커다랗게 숨을 쉰다.
설핏 바람에 젖는 따스함일까?
따스함에 물드는 바람일까?
조를며
조를며,
천리향이나
봄 안개로 피어 볼까나!
1989. 5
< 5. 창가의 은행나무 >
거실 유리창을 온통 차지한
노오 ~ 란 은행나무
조용한 몸짓으로
허공 중에 춤추는
노오 ~ 란 은행잎.
황금빛으로 빛남은
살아 있음의 축복.
가슴에 가득 체우는
노오 ~ 란 은행나무 한그루.
1988. 10.
◐ 아이를 낳고 백일이 지나자 시작한 시부모님의 괴롭힘.
'아이까지 낳았는데 네가 어쩔라고'
맞는 말이었다.
자라면서 엄마한테 늘 듣던 말
'내가 너희들 때문에 네 아빠하고 살았지'
그 말이 진리라는 것을 알 때 너무 힘들었지만
'시 한 자락'
꼭 잡고 있었지만 더 힘들어질 뿐이었다.
그러다가 만난 예수님.
시는 영숙이를 위로하지 못했지만
예수님은 우리의 생명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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