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tt-body-page" class="layout-wide color-bright post-type-thumbnail paging-view-more">
본문 바로가기

소설/홀로선 버드나무

🌿그 여름, 왕버드나무 아래서 시작된 가장 조용한 사랑

728x90
반응형

 

오지 보건지소 첫 발령지에서 피어난 잔잔한 감정의 기록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오래된 왕버드나무였다”

✍️ 청성 보건지소의 여름, 그녀를 사로잡은 버드나무 아래서 

 

청성 보건지소라는

한적한 오지에서 시작된 한 여름.

 

그 기억의 중심에는

처음 만난 사람도,

낯선 건물도 아닌

 

진료실 앞에 서 있던 아름드리 왕버드나무였다.

🌄 오지의 첫 발령지, 청성 보건지소

 

청성은 청산을 거쳐야만 옥천으로 나갈 수 있는 진짜 ‘오지’였다.
대전과 가까운 군북과는 달리, 청성은 면 중에서도 가장 깊고 고요한 지역.

그 대비 속에서 영숙의 첫 발령지는 바로 이곳이었다.

 

그러나 막상 보건지소에 들어와 보니
생각보다 규모도,

구조도 잘 갖춰져 있었다.

 

사방에 유리창이 난 진료실

현관 양쪽에 자리한 가족계획실

생활할 수 있는 작은 방

각종 사무 집기가 가득한 넓은 창고

산부인과 침상이 있는 작은 병실

 

게다가 6개월 단위로 파견되는 무의촌 의사까지 있어
시골 보건지소치고는 꽤 체계적인 구조였다.

🏡 독립된 공간이 주는 고요함

 

전국 보건지소가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지만,
청성은 조금 달랐다.

 

바로 옆 청산 보건지소처럼 면사무소 건물 안에 함께 있는 곳도 있지만
청성 보건지소는 면사무소와 미묘하게 떨어져 있어
작지만 ‘독립된 공간’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보건지소 왼편으로 보이는 면사무소 현관,
바로 옆 숙직실,
그리고 정원에 놓인 자연석들과 수형 좋은 나무들.

 

정면 유리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조용하면서도 아늑했다.

🌳 그리고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은 ‘왕버드나무’

 

하지만 무엇보다 영숙의 시선을 단번에 빼앗은 것은
진료실 앞에 우뚝 서 있던 왕버드나무 고목이었다.

버드나무는 흔히 물가에 있지만,
이 나무는 범상치 않았다.

 

굵고 곧게 뻗은 줄기,
사방으로 넓게 펼쳐진 가지,
푸른 그늘 아래 드리워진 묵직한 기운.

 

오래된 나무만이 가진 고요한 품격이 있었다.

 

왕버들은 농촌에서 정자나무로 많이 심는데,
수명도 길고, 그늘도 넓어 마을의 상징처럼 자리 잡는다.

 

영숙은 그 나무 아래를 지날 때마다
마치 자신을 지켜주는 든든한 존재를 만난 듯한
묘한 안정감을 느꼈다.

 

하얗게 벗겨진 버드나무 껍질에서
아스피린이 추출된다는 사실조차
그날따라 유독 의미 있게 마음에 남았다.

🌿 이곳에서의 삶은 어떤 색으로 물들까

 

처음 만난 사람들,
낯선 건물들,
그리고 진료실 앞에 묵묵히 서 있던 왕버드나무.

 

영숙의 첫 발령지는
그렇게 천천히,

조용히
그녀의 마음을 물들이기 시작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