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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식물원 ~호강 누림

영혼의 닻을 찾아서 2023. 12. 4.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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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제 식물원 ~  호강 누림 >

무계획이 계획인 여자.
게으르지만 할일은 하는 여자.
꽥꽥 거리지만 속이 부드러운 여자.

  jinnssam에 대한 정의를  내린다면?
이정도로 ...

  아무튼 무계획이 계획이다.
어쩔 수 없이 계획을 짜야 할때도 있고 계획을 피해갈 수 없을 때도 있지만 그냥 그때 그때 땡기는 대로 움직이는 편이다.

그래서 기안의 태세여(태어난 김에 세계 여행)을 즐겨보고 기안의 무계획이 좋다아 ^^

9시 주일 예배를 드리고 점심 먹으러 갈 계획이었는데 엊저녁부터 식물원을 찾다가 점심 먹고 경주 식물원을 갈까?
아님 점심 먹지말고 거제도 식물원을 갈까?

갑자기 거제도에 있는 식물원을 가기로 정해져서 아무 준비없이 대문을 나서서 거제도로 갔다.
베란다 유리창을 안 닫은 것 같은데 다육이들이 동사하지 않을까 약간 걱정이 되기는 한다.

길을 나섰으니 걱정 해봐야 소용없다.
다행히 다육이들이 동사하지 않을 만큼만 추웠으면 좋겠다.

보일러는 4시간마다 30분 틀어 놓았는데 6시간마다로 바꾸어 놓았으면 좋았을텐데 ~
잠옷 바지 정도는 챙겼으면 ~
칫솔 한개쯤은 ~

차를 타니까 엊저녁에 3시 넘어서 잠든 효과가 나타나서 타자마자 쿨쿠리 한다

휴게실에 가서도 잠에 빠져 내리기가 귀찮았다.
예배 드리고 화장실을 집에 가서 본다는게 그대로 출발하여 실수하기 전에 휴게실에서  억지로 눈을 뜨고 내렸다.

휴게실에서 구운 감자 한통(같은 가격인데 통이 예전의 절반이다)
과 호두과자와 옥수수 수염차를 한통 사들고 와서 먹고 마시고 또  비몽사몽하는 사이에 부산을 지나 거제도 해저 도로 입구에 있는 휴게소에 도착했지만  내리지 못했다.

드디어 바다 밑으로 뚫려 있는 도로를 따라 달리면서 창문으로 도로를 바라본다.

처음 바다 아래로 도로를 뚫어 개통하고 얼마 안되어서 거가 도로를 갔었고 이제 두번째이다.

바다 위로 나왔다가 육지 위로 올라서면서 바닷가에 세워진 전원주택이 많이 보였다.

울산에서 2시간.
부산에서는 1시간.

베이비 붐 세대의 많은 은퇴자들이 전원주택을 열망하여 거제도에도 그 바람이 불었을 것이다.

새 아파트도 많이 들어서 있다.
넓지 않은 평지에 아파트들이 빼곡히 차 있다.

남편이 15년쯤 전에 거제 삼성 조선소에 보온때문에 일하러 온적이 있었다.
보온 자재가 유리 섬유여서 많이 신경이 쓰였다.
물론 일꾼들이 하는 작업이고 남편은 관리만 하면 되는데도 성격상 일을 보고 못참기 때문에 분명히 이런 저런 일을 거들고 있으리라.

바빠서 크리스마스에도 신정에도 못온다고 하니 깜짝 방문을 했다.

 

숙소가 여관이었는데 바닥 난방이 전기 판넬이었다.
15년전  한의원에서 한개에 3만원씩 하는 공진단 10개를 사가지고 버스를 타고 3시간 30분을 달려서 도착했다.

같이 맛있는 것도 먹고 주변에 관광지도 돌아보고 통영에서 배를 타고 사량도와 이런 저런 관광지도 돌아보았다.

남편은 일에 빠져 사느라 가보지 못했을 것이다.

사실 남편이 일에 있어서 만큼은 완벽주의 라는걸 함께 건물을 지으면서 알게 되었다.

함께 일해 보기 전에는 함께 사는 남자였는데 같이 일을 하게 되니까 성격차이가 분명히 나타났고 좀더 남편을 이해하게 되었다

휴게소에서 머뭇거렸는데도 2시간 10분정도 걸려서 거제 식물원에 도착했다.

멀리서도 둥근 돔의 위력이 보인다.
유리로 만든 커다란 온실.

온실.

 

jinnssam 여고시절을 보낸 충남여고에도 유리로 만든 온실이 있었다.
어느 선생님이 만들었을텐데 만든 샘이 떠나가고 온실은 관리가 안되어서 빈 화분이나 이런 저런 정원 관리를 할 수 있는 도구들이 놓여 있었다.
그래도 따듯한 온실이 좋아서, 또 아이들이 자주 안오는 조용한 온실이 좋아서,
도서실에서 빌려온 책을 들고 종종 온실에 들어앉아 책을 읽고는 하였다.
주로 시집을 읽었는데 언제인가는 jinnssam도 손에 들고 있는 시집처럼 멋진 시를 써서 책으로 낼 것을 상상하며 읽고는 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의 온실은 정말 작았다.
2평이나 3평이나 될려나?
혼자 조용히 있기에는 충분한 크기

거제 식물원은 먼 곳에서도 한눈에 눈에 뛸 정도로 커다란 위용을 자랑한다.

햇볕에 유리창이 반짝 반짝.
표를 끊고
(경로받아서 65세 이상 무료입장 ㅋㅋ 일반인 오천원.)
간판앞에서 이런저런 사진을 찍고 입장.
  
정말 커다란 식물원이다.
맘먹고 지은 커다란 식물원.
돔을 유지하려면 불국사 다리처럼 튼튼하고 커다란 골조로 삼각 균형을 이루면서 지어져야 하나부다.

곳곳에 포토존이 있었다.
특히 유명한 새둥지 포토존은 줄이 길게 길게 늘어져서 기다려야 했지만 충분히 보상이 된다.

jinnssam은 사진 찍을거를 만나서 신나게 신나게 찍쇠를 돌렸다.
이즈음 꽃사진과 식물 사진 찍기를 즐겨했는데 식물원에 왔으니 얼마나 찍을게 많을까나.

찍어도 찍어도 물리지 않는다.
유리 온실이라서 겨울인데도 땀이 삐질삐질 나오는데 기분이 정말 좋다.

와우 이렇게 이쁜 꽃과 식물들이 많다니 정말 신기하다.

제대로 자란 식물들이 높은 돔 천장을 뚫고 나갈 기세로 자라고 있다.

잎사귀들이 얼마나큰지 잎사귀들을 모아서 충분히 집지을 때 지붕으로 쓸 수 있을 것 같다.

바닥마다 섬세하게 깔려있는 식물들.
지구가 멸망하면 식물들이 지구를 차지 할거라는데 맞는 말 같다.

실컷 사진 찍을 수 있는 호강.
눈을 즐겁게 해주는 커다란 열대 식물들.
식물들이 뿜어내는 기분 좋은 냄새들과 공기.

거제 식물원에서 제대로 호강을 맡본다.

여름에는 너무 더워서 구경하러 돌아 다니기가 힘들다고 한다.
그럴 것 같다.
중앙에 커다란 폭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더운 곳이 맞다.

이쁜 꽃들과 이쁜 나무들과 이쁜 잎사귀들과
이쁜 풀들이 노래하는 곳.

신기하다.
겨울인데도 이처럼 싱싱한 식물들이 이처럼 예쁜 꽃들을 달고 우리를 맞이하는 걸보니까.

자연주의자는 아니지만 자연산을 좋아하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인공 구조물을 지어서 식물을 키울 수 있다는게 정말 대단한거 같다.

지구가 멸망하면 지구의 다음 주인은 식물이 된다는게 맞는거 같다.
열대밀림처럼 울창한 숲을 이루고 그 사이에 아기자기하게 이런 저런 식물들을 군집형으로 심어 놓아서 사진 찍을게 정말 많았다.
모두를 사진으로 찍어 놓으려 애썼다.

사실 식물원에서는 하루 종일이라도 놀 수 있을 것 같다.
질리지가 않는다.
아무리 좋아하고 맛있는 음식이라도 밥이 아니라면 질리는게 정석인데 식물원은 정말 질릴 일이 없다.
그동안 식물원을 여기 저기 다녀봤지만 거제 식물원이 가장 큰 거 같다.

식물원의 테마도 열대라는 조합으로  꽉차게 만들어 놓았다.
사진 스팟도 많아서 사진찍기에 바쁘다.
여기서 잔뜩 찍고 나면 당분간은 덜찍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제대로 눈호강 한날.
눈호강 하시려면 거제식물원으로 오세요.

식물을 만드시니 이도 하나님이시고 그 식물을 다스리라고 말씀 하신분도 하나님.

오늘도 이렇게 좋은 시간을 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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