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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칼럼/국내여행

차박의 의미

by 영숙이 2021.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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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곶의 새벽, 구름에 가려서 해뜨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

<차박의 의미>


아파트 앞쪽 초등학교에서 수업시작 종을 알린다.
본능적으로 몸이 반응한다.

'수업시작?'

평생 머리 가름마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하다가 학교를 나오면서부터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바꾸었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서 머리가 자꾸 오른쪽으로 쏠렸다.

어색하기만 했었다.
지금도 가끔 머리를 빗거나 쓸어 넘기다 보면 머리가 왼쪽을 중심으로 오른쪽으로 넘어간다.

오랫만에 거울 앞에서 예전의 가름마를 해보았다.
낯설기만 하다. .
왼쪽 가름마였던 자기 얼굴에 익숙해 있던 것을 잊어버려서 일까?

 

토요일 차박.

철희는 한숨자고 아침 늦게 일어났던 영숙이는 티스토리에 적던 것을 마저 적고 일어 나려고 자판과 씨름하다가 티비에 눈이 팔려 시간이 자꾸 휙휙 ~

저녁 먹을 시간이 다 되어서야 더 늦게 먹으면 힘들까봐 일어 서기로 한다.

속으로는

'오늘은 차박 가지 말까? 저렇게 설치는데 가면 좋겠지.'

저녁을 오랫만에 예전에 자주 갔었던 나사리 아구찜을 먹기로 했다.

주인 아주머니와 홀서빙하는 아들은 그대로 인데 음식 맛이 변하였다.

어머니가 연세가 드셔서 음식 솜씨가 예전만 못하다.

전에는 맛집까지는 아니었어도 손님이 테이블을 다 체울 정도로는 있었다.

코로나를 지나면서 오래 전에 만들어둔 양념을 썼는지 철희는 쉰맛이 난다고 투덜 거린다.

맛에 예민하니까 그럴지도 모른다.

영숙이는 숨이 잔뜩 죽은 콩나물 아구찜이 좀 그랬다.

 

그나마 생선은 먹을만 했다.

마치 오랫동안 단골로 다니던 공업탑의 복국 집에 아무 생각없이 갔었는데 복국에서 흙냄새가 난 것처럼 배신감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아마도 수족관에 오래 들어 앉아 있었던 생선으로 복국을 끓였던 것 같다.

이후로는 아무 생각없이 밥 때 되면 가던 발걸음이 망설여지게 되었다.

'가? 말아? 그냥 평범한 밥집에 가자.'

단골이 되려면 10년이 걸리는데 뒤돌아 서는데는 한번이면 족하다?

맛집?
아무튼 맛집은 아무데나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이리저리 차박할 곳을 둘러 보다가 결국은 간절곳 화장실이 있는 바닷가 주차장으로 왔다.

간절곶 드라마 세트장 옆이다.

철희가 강조하는 화장실은 깨끗했는데 소나무 숲 바로 옆에 세운 차에 바람이 전무했다.

바람 찾아 집을 벗어나와 차박을 하는데 바람이 없는 바닷가 옆 주차장 차박은 고역이었다.

"집 떠나면 개고생"

딱 어울리는 표현이다.

너무 더웠다.
정말 더웠다.
찜질방도 아닌 것이 바람 한점 없으니까 땀을 안흘리는 영숙이 겨드랑이에서 찐득찐득 땀이 나온다.

더운데서 얼굴이 빨갛게 되어 자는 철희를 보니까

'더위 먹는다'

란 말이 실감났다.
정말 미안했지만 깨워서 바람 줄기따라 차를 주차장 내 다른 곳으로 옮겼다.
그나마 바다에서 한줄기 바람이 흘러 들어온다.

잠들었다가 2시간도 못자고 더워서 깨어나 차를 옮겼는데 차를 옮기고 나서는 뒤척이다가 겨우 잠들었는가 싶었는데 새벽같이 돌아 다니는 사람들 목소리가 정말 시끄러워서 더 이상 잠이 안왔다..

결국 일어나서 어제 저녁 처럼 간절곶을 한바퀴 돌고 참외. 견과류. 콜라. 콘칲. 비스켓을 챙겨먹고 정리한 다음 사우나로 갔다.

사우나 가니까 어질하던 것이 정신이 차려진다.

사우나에서 곧바로 교회 예배에 참석해서 찬양을 마음껏 하였다.

바다에서 밀려오는 파도가 찬양하는 것 처럼,
산위에서 불어 오는 바람이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처럼 찬양하게 하옵소서.

다 좋았는데, 예배 전에도 예배 시간에도 기도 한다고 고개만 숙이면 까무룩까무룩 잠이 들었다 깨어났다를 반복했다.

정신이 안든다.

파도소리가 잘 안들려서 머리 맡에 틀어 놓고 잠들었던 CCM이 아직도 귀에서 들려 오는 것 같다.

집에서 점심 먹고 정신없이 잠들었다.

저녁을 먹고 방어진 파도를 잠시 만나고 집에와서 에어컨을 틀었다.

에어컨과 모기장 속에서 깊이 잠든 철희 얼굴을 보니까 미안했다.

"아니 이렇게 시원하고 좋은 곳을 놔 두고 왜 그렇게 개고생을 한댜?"

집이 얼마니 좋은지 깨닫기 위해서?

 

집이 얼마나 프라이빗한지 알기 위해서?

 

집만큼 좋은 데가 없다는 것을 알기 위해서?

정말 좋다.
삼시 세끼 어촌편을 티비로 보면서 요리 빙구 호진이와 배우 이진욱을 보면서 낄낄 거리는게 너무 좋다.

맨날 맛있는 요리를 하는 차줌마의 요리 솜씨에 감틴하면서도 요리 빙구 이야기를 보니까 기분이 좋아진다.

마치 맛있는 요리 재료 가지고 맛없는 요리를 만들어 내는 영숙이 자신을 보는 것 같다.

"낄. 낄. 낄."

인터뷰 하는데 그 아래쪽에서 왔다갔다 하면서 방해할 때는 정말 웃겼다.

혼자서 '으하하' 웃었다.

오랜만에.

웃을 일도 없는데 웃으니까 정말 좋다.

혼자라도 좋다.

낛시 못하는 해진씨는 정말 웃겼다.
낛시 빙구.

ㅋㅋㅋ

옆에서 잘자는 철희를 보면서 엊저녁 찜질방 차박했던 일은 벌써 '언제였더라?' 하면서 멀어진다.

개고생했지만 그래도 또 시간이 되면 차박하러 가고 싶어질 것이다.
그리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찜질박 차박도 그리워 질 것이다.

차박은 그런 것이다.

파도 소리는
바다가 주님을 찬양하는 소리.

바람 소리는
산이 주님을 찬양하는 소리.

  밀려오는 파도 속에서,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

  하나님을 향한 만물의 찬양에 귀기울이게 하소서.

 

<*다음은 동창들 단톡에서 가져온 글이다.* >

 

의미는 조금 다르지만 현실에 집중하며 감사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로 여기에 적어 본다.

 

[김종선] [오후 5:56] [인생의 정답]


아파봐야 건강의 가치를 알 수 있고
늙어봐야 시간의 가치를 알 수 있다.

권력이 너무 커서 철창 신세가 되기도 하고,
재산이 너무 많아 쪽박신세가 되기도 한다.

육신이 약하면 하찮은 병균마저 달려들고
입지가 약하면 하찮은 인간마저 달려든다.

세도가 든든할 때는 사돈의 팔촌도 모여들지만
쇠락한 날이 오면 측근의 형제마저 떠나간다.

늙은이는 남은 시간을 황금같이 여기지만
젊은이는 남은 시간을 강변의 돌같이 여긴다.

자식이 없는 사람은 자식을 부러워하나
자식이 많은 사람은 무자식이 상팔자라고 말한다.

자식 없는 노인은 노후가 쓸쓸하기 쉬우나
자식 많은 노인은 노후가 심란하기 쉽다.

못 배우고 못난 자식은 효도하는 이가 많고
많이 배우고 잘난 자식은 불효하는 이가 많다.

악한 사람은 큰 죄를 짓고도 태연하지만
선한 사람은 작은 죄라도 지을까 걱정한다.

그래서
삶이란 어렵고 정답이 없다.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해 감사하며 살아야 할 뿐이다.....

 

오늘도 무척 덥다고 합니다만
여름이니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이시고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지혜로운 시간 되세요 ^^*

여행을 좋아해서 캠핑카를 사자고 졸랐더니 출퇴근에 사용하면서 차박 할 수 있는 차를 구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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