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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칼럼/국내여행

슬도에서

by 영숙이 2021.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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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도 근처 대왕암(사진을 찍어 놓았는데 찾는게 넘 힘드네요 ~ 다음에 가서 찍어서 올릴께요.)

어제는 너랑 같이 같던 슬도 커피숖이 너무 가구 시퍼서 오랜 계중 친구랑 다녀왔어.

우중인데도 정말 조트라.

추억이 있어서 더 조쿠.

자리가 없어서 바다쪽 창가 2인석에 앉았어.

바다조망 독립공간에 뒷쪽 시야 가리지 앉도록 옮겼어.

넓은 테이블이 있는 바다전체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옮겼지.

앞쪽 창가에 앉았던 손님이 떠나 가길레 커피잔을 들고 바다 전체를 볼수 있는 창가로 갔어.

커피는 달달하고 부드러운 거품이 올라앉은 돌체 커피.

커피를 마시면 날밤을 세울 것을 알면서도 슬도 바닷가에서는 그 달콤함과 씁쓸한 맛의 중독을 깨울 수 밖에 없어.

커피를 다마시니까 집에 가야할 시간이 30분 밖에 안남았어.

커피 리필을 해주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래도 커피 리필 되는지 공연히 물어봤지.

커피 잔을 반납하고 창가 앞을 떠나서 날것 바다를 만날 수 있는 야외 벤치로 갔어.

너무 좋더라.

파도 소리가 밀려오는게 온몸으로 느껴져서 너무 행복했어.

이 자리에 이렇게 나란히 앉아서 바다를 바라 보았던 조카 민이는 어제 논산훈련소에 들어 갔어.

훈련이 끝나고 잠자는 시간에 맞춰 내무반에 누으면 슬도의 바다가 생각날거야.

소소하지 않게 밀려 오던 파도와 파도가 내는 멀고 먼 태평양에서 몰고 온 바람 소리를.

벤치에 나란히 앉아서 바다 멍 때리던 생각을 할거야..

바다를 바라볼 수 있고, 바다에서 불어 오는 바람을 느낄 수 있는 행복을 기억할거야.

초등학교, 중학교 동창생인 너를 50년 만에 만났어도, 하나도 어색하지 않게 나란히 앉아서 멍 때리게 하던 슬도 바닷가 카페의 바다 앞에 있는 야외 벤치를.

이기지 못하고 아메리카노 한잔 더 샀어.

바다가 외치는 바람 소리를 들으면서 커피를 마시지 않을 수  없거든.

우리가 어떻게 이겨.

우리가 떠나도,

우리가 다시는 돌아 올 수 없는 먼길을 떠난다 해도

여전히 거세게 밀려 들어 올 파도와 파도 소리와 바람 소리를.

어떻게 이겨.

언제인가는 올 수 없을 날이 올텐데.

지금 보이는 저 파도와 파도가 몰고 오는 파도 소리와 동반한 바람 소리를 기억하기 위해서

커피 향과 함께 추억하기 위해서.

바닷바람에 날라가지 않도록 손바닥만하게 쇠로 만들어 놓은 테이블 위에 테이크 아웃잔을 올려 놓고 마셨어.

친구는 바닷바람과 어디서부터 달려 오는지 알수 없는 끝없는 파도와 파도소리에 취해서 뚜껑을 열고 무심코 한입 마셨다가 넘 뜨거워서 동글동글 자갈이 구르는 바닥에 뱉고 말았어.

그 모습도 귀엽네.

지금 이글을 쓰면서도 슬도에 있는 그 바닷가 카페에 가고 싶다.


여름
가을이라는 간판이 붙어 있는,
너처럼 바다를 품고 있는,
그 작은 카페에.

왜 그렇게 이름을 붙였을까?

겨울도 좋던데.

잠시 멈췄던 비가 또 흩날린다.

커다란 까만 우산을 폈는데

둘이 쏙.

우리는 가릴 수 있는 우산만 있어도 행복한 사람들.

아직 다 마시지 못한 커피잔을 들고 일어 섰어.

마음 속에 남아 있던 작은 어두움은

슬도 바닷가


여름
가을
카페에 있는

야외 벤치에 내려 놓고 떠났지.

언제인가 또 찾을 것을 생각하며 떠났어.

또 찾을 때에도 바다와 파도와 바람 소리를 가득 품고 그자리에 그렇게 있겠지.

우리 모두 먼길 떠난다 해도.

다시 온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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