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붐 (82) 썸네일형 리스트형 가계부를 적으며 (이종화씀. 전 화정실업고등학교 교사. 처용수필 제2호. 1996년 겨울 ) 연초에 시작하는 가계부 적기, 쓰윽 훑어 넘기면 내 가계부는 콩나물, 풋고추, 마늘, 대파 따위의 기본 반찬거리로부터 낙지, 쇠고기, 인삼들에 이르는 값비싼 항복들고 간혹 적혀 있다. 서너 달이면 벌써 가계부는 닳은 표지에 온갖 영수증이 덕지덕지 붙여져 있어 배가 불룩하다. 가계부를 적을 때 나는 가급적이면 생각나는 모든 항목을 옮겨 적는다. 시내 버스 요금에서 빨래집게 사고 남은 거스름돈까지, 간혹, 한 두 가지가 생각이 안나, 어디다 썼을까 한동안 고민하기도 한다. 그래도 생각이 안날 때 적은 돈이면 콩나물에 덧붙이고 제법 돈이 비면 쇠고기나 인삼을 한 근 더 산 걸로 적기도 한다. 책임 없는 행위긴 하지만 사소한 몇 푼에 .. 존재의 이유 (이종화씀. 전 화정실업고등학교 교사. 처용수필 제2호. 1996년 겨울 ) 언제부터인가, 이른 아침 거울 앞에서 화장을 할 때 피아노 연주 소리가 들려 온다. "누가 이 시간에 피아노를 치는 것일까?" 출근 시간마다 홈통을 타고 내려가는 물소기, 변기 물 내리는 소리 따위로 우웅거리던 내 귀는 그 맑고 분명한 소리에 놀라 소라기 된다. 소라가 그 소리를 듣는다. 이 가을 아침에 베에토벤의 '열정'을 연주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피아노 곡조에 마음이 알싸해져 나는 눈을 감는다. 반쯤 눈을 뜨고 아이샤도우를 그린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눈썹을 그린다. 눈썹 꼬리는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할 즈음이면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작은 촛불 하나 오롯이 감싸고 있는 그의 손이 떠오른다. 인하. 대학 졸업 후 많은 시간 .. 2020 한국직업 출처 : 한국고용정보원 지난 5월 한국고용정보우너은 국내 직업ㅇ르 총절리한 '한국직업사전 통합본 제5판'을 발간했다. 1986년 처음 발간한 한국직업사전은 한국고용정보원이 현장직무조사를 거쳐 제작한 직업정보에 관한 저서다. 우리나라의 산업과 직업을 분류하고 관련 정보를 담았다. 새롭게 나타난 직업과 기존 직업의 직무변화를 확인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직업정보서다. 과학기술 발번과 산업구조 변화등으로 사라지거나 새로 생기는 직업을 체계적으로 조사해 직업명을 표준화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게 주목적이다. 한국직업사전은 학생, 일반인 등에게는 직업및 진로 선택을 위한 기초자료로 쓰일 수 있다. 또 직업분류체계의 개발과 직업연구, 정보의 노동정책 수립을 위한 참고자료로 활용되기도 한다. 총 1만 2823개.. 청국장을 만들었어요. 30~40대 한참 애들 키울 때 가을이면 노랑콩을 사다가 청국장을 만들었다. 일단 햇콩을 사서 잘 씻은 다음 하루정도 물에 불린다. 물에 불릴 때 적당히 불리면 안되고 완전히 불어서 더 이상 불지 않을 때까지 불린다음 정수기 물을 받아서 콩이 잠길정도로 넣고 끓인다. 처음에는 센불로 끓이다가 어느정도 끓고 나면 콩불로 바꾸어서 적당히 삶는게 아니고 충분히 삶아져 쉽게 으깨질 정도로 삶는다. 되도록이면 자연소재인 대나무로 만들어진 소쿠리에 뜨거울 때 담고 논바닥에서 가져온 지푸라기를 잘 씻어서 적당한 크기로 자른 것을 위에 얹고 소쿠리 뚜껑을 덮어준다. 바닥 쪽에 타올을 두겹이상 놓고 소쿠리 겉면을 타올로 감싸준후 집에서 안쓰는 이불로 여러겹 덮어준다. 결혼 때 친정엄마가 사준 담요와 신혼 때 쓰던 이불을.. 티스토리에 올린 동영상이 모조리 삭제 됐어요. 3주 전 부터인가 동영상이 업로드가 안되었다. 티스토리 쓴지 이제 1년. 2019년 9월부터 쓰기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단순 글만 써서 올리다가 조금씩 보통 사진을 올리고 20년 여름부터 동영상을 찍어서 조금씩 올리기 시작하였다. 동영상 찍는게 쉽지 않았다. 한 10 ~ 15개쯤 찍으면 한개쯤 올릴 만 하게 찍히는게 사진보다 더 어려웠다. 사진은 무조건 많이 찍어놓고 그중에서 쓸만한거 1 ~3개쯤 골라서 올리면 되는데 동영상은 찍는거 부터 수월하지가 않다. 요즘 세대들에게는 일도 아니지만 "라때" 사람에게는 그 조차 쉽지 않았지만 계속하다 보니까 조금씩 늘기는 하였다. 10월에는 폰이 잠겨서 그동안 대공원의 4계절을 올리려고 찍어 놓았던 사진들이 다 날라가 버려서 그걸 복구한다고 11월 한달 내내 끌탕을.. 억새 생태 탐방로 잊을 수 없는 제자. 초임발령을 받고 23살짜리 아가씨가 처음 맡은 반에 있던 아이였다. 입학성적이 좋아서 성적 순으로 임시반장을 뽑았을 때 친해지게 되었다. 순수한 아이였다. 깔깔깔 해맑은 웃음을 웃을 줄 알고 어려운 환경에도 전혀 표시 없이 잘 지내는 아이. 그때 정식 반장으로 뽑힌 아이는 유머가 넘치는 철저한 야당이어서 아이들에게는 인기가 좋았지만 초임이었던 영숙이에게는 다루기 힘든 아이였다. 선생님들이 하는 일에도 언제나 잣대를 들이밀고 아이들을 좌지우지 하더니 졸업 후에도 취직해서 다니던 온산 공단을 그만두고 울대에 입학해 데모를 하다가 데모하는 남편을 만나서 울산 어떤 회사가 환경파괴를 하면 친척과 가족 모두 동원해 회사 앞에서 피켓들고 데모하다가 회사에서 수습하면 그걸로 생활하는 환경협회 총.. 요리 치매 의 김장 담그기 전에 같이 근무하던 선생님한테 연락을 했는데 김장을 담근다해서 한포기 달라고 했더니 정말 한포기를 주어서 정말 맛있게 일주일동안 먹었다. 다 먹고 나서 김치가 떨어져 집근처 식자재 마트에 가서 덕유산 김치를 샀는데 푹익은 김치때문에 김장을 5포기라도 담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혼 그리고 아이들 어렸을 때에는 김장철 되면 최소 20포기는 담가서 겨울내내 단지에 담아놓고 잘 먹었었다. 그러다 김장을 여기저기 얻어 먹다가 농협김치를 인터넷으로 구매해서 먹었었다. 김장김치를 안한지 벌써 오래 되었다. 요리를 안하게 되면 점점더 요리하는 법을 잊어 버리게 되었다. 요리 치매가 오는 것이다. 된장, 고추장까지 담가먹던 영숙이는 된장, 고추장, 김치까지 인터넷으로 해결하면서 또 혼자 먹는다고 집에서 요리하는 대.. 하숙생 신혼 때 시아버지가 매주 시댁을 오라고 해서 시댁을 가서 큰절을 하고 앉아 있는데 이렇게 말했다. "너네 친정 하숙 쳐서 먹고 살아다며? 내가 가서 다 물어보고 알아봤다." 영숙이는 깜짝 놀랐다. '하숙을 쳐서 먹고 살다니' 아버지는 공무원으로 청주 시청에 근무하셨고 영숙이는 고등학교 교련 교사로 근무하고 있었다. 그런데 친정이 '하숙을 쳐서 먹고 살았다'는 표현은 영숙이에게는 충격적이었다. 엄마가 하숙을 하시기는 하였지만 하숙만 해서 먹고 살지는 않았는데 시아버님이 그렇게 비하해서 말하는데에 충격을 받은 것이다. 영숙이가 고등학교를 충남여고로 진학하면서 대전에 아버지가 사놓은 집으로 엄마가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마침 비어있던 이층으로 이사를 들어왔었다. 아버지는 엄마가 이사하지 말라는 데도 이사했.. 이전 1 2 3 4 5 6 7 ··· 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