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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붐 82

내 친구 하정이 이야기

좋은 나라와 행복한 청소년 이야기를 적다 보니 잠재 의식 저편에 파묻혀 있던 하정이 이야기가 떠올라 왔다. 그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다. 47년전 이야기를 전부 기억한다는게 쉽진 않지만 그래도 게중에는 뚜렷이 기억나는게 있기 마련이다. 그것도 잊어 버릴까봐 요양원에 계시는 어머니를 뵈면서 적어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적어 나가기 시작한게 베이비붐 세대 이야기를 써나가게 된 동기가 되었고 이제 대학 졸업식까지 갔다. 그런데 이렇게 아무런 생각이 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하정이 이야기가 떠오른 것이다. 하정이 ~ 2학년 열등반인 3반으로 배정받은 후 놀라서 또순이는 열심히 공부를 했었고 한달에 한번씩 보는 시험과 중간고사 기말고사에서 또순이가 1등을 했고 이름이 같고 성은 다른 하정이가 2등을 했다. 물론 열등반이니..

캐나디안 로키의 추억

-신원호. 전 kbs 울산방송국장. 처용수필 제2호 1996년 겨울호- 장대같이 쏟아지는 비. 30여년 현역생활에서 얻은 안식휴가를 아내와 나는 지난여름 캐나다로 여행을 떠났다. 캐나디안 로키를 보기 위해서다. 그러나 관광객을 태운 버스는 로키산맥 중턱에서 덜컹 고장이 나고 말았다. 캐나다 인디언의 후예라고 자기 소개를 했던 멋장이 버스 기사는 생쥐꼴이 되어 버스를 고치고 있었지만 진척이 없어 보였다. 무료해진 나는 수근거리는 일행을 뒤로 하고 우산을 쓴 채 사금을 채취하던 사람들이 살다가 버리고 간 움막에 섰다. 한 세월 사금횡재에 열광했을 채취꾼을 생각하면서 대자연이 안겨주는 경외감에 몸을 떨었다. 패연히 내리는 빗속의 로키는 신의 장엄, 바로 그것이었다. - 로키산맥하면 으례 미국을 떠올리지만 로키..

새해를 맞으며

-신원호. 전 kbs 울산방송국장. 처용수필 제2호 1996년 겨울호- 똑 같은 해, 똑 같은 아침, 똑 같은 이웃, 똑 같은 거리를 맞고 마주하면서도 해가 달라졌다는 것, 그것도 올해는 우리를 억눌렀던 암울했던 한 시대가 문민정부에 의해 새해를 맞았다는데서 느끼는 감회와 각오는 남다른 데가 있다. 저마다 거는 새해의 소망, 크게는 나라와 사회의 평안에서 부터, 작게는 나와 가족의 행복을 위해 보람찬 한해가 되기를 기도한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 집을 떠나 울산으로 부임한 지 어느듯 두 해가 가까워 온다. 30여년을 부산으로, 창원으로, 서울로 떠돌다 유년의 고향땅에 되돌아 왔지만 두고 온 가족이 더 없이 그립고 외로울 때가 많다. 이순을 바라보는 세월이면서도 자칫하면 외로움에 밀려 스스로를 가늠하..

숲속의 빈터

노명숙 (주) 한국제지 총무과장역임. 처용수필 제2호 1996년 겨울호 수록 토요일 오후 서류를 챙기고 필기구를 정리하여 서랍에 넣는 손길이 리듬을 탄다. 유니폼을 갈아입고 머리를 다시 빗고 거울을 들여다보니 홍조를 띤 얼굴에 눈빛까지 빛난다. 오전에 받은 전화 한통화. "오늘 머리 좀 비우자고." "좋죠." 다시 생각해도 즐겁다. 한 옥타브 높여서 "먼저 갑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인사를 흘리고는 뛰어 내려가는 계단 위의 발자국 소리가 유난히 크게 울린다. 공단을 벗어나서 다운동을 지나면 그때부터 내가 좋아하는 들길이 시작된다. 창문을 모두 내리고 심호흡을 한다. 빨갛게 물든 옻나무잎 그 사이로 노랗게 피어난 들국화(야생초를 키우는 친구는 쑥부쟁이라고 꼬집어 일러 주지만) 맑고 푸른 가을 하늘, 황..

새순과 신입사원

- 노명숙, (주) 한국제지 총무과장. 처용수필 제2호 1996. 겨울 - 모처럼 따스한 햇빛에 화단의 색바랜 잔디가 융단 같은 포근함을 주는 것 같다. 내년 봄이면 저 포근함 속에서 반짝이는 파란 새싹이 움트겠지? 눈을 들어 화단 가장자리에 줄지어 선 배나무에 시선이 머무는 순간 "아" 나도 모르게 손에 든 커피잔이 흔들림을 느낀다. 모양이 일그러진 잎사귀와 나무에 매달린 채 말라 버린 나뭇잎 사이로 빠알갛게 새싹이 보이는 것이다. 이제 추위가 시작되는데 계절도 모르고 피어난 새싹의 무모함이 안타깝지만 한편으로는 며칠 전 입사한 신입사원들에게 해준 얘기가 생각나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지나간다. 최충우돌, 천방지축, 질문도 많고 무슨 무슨 시리즈도 많고 새모자, 새신발, 새 작업복, 속의 웃음들이 꼭 저..

<론스타 이야기>

이 사건을 배경으로 제작된 영화에 대한 내용은 블랙머니(영화) 를 참조하십시오. 실제로 일어난 사건·사고의 자세한 내용과 설명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미국계 사모펀드중 헤지펀드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 및 매각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여러 논란 및 사건들. 론스타는 대한민국 정부를 대상으로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중재를 신청했으며(ICSID는 투자 중재를 하는 곳이지 소송을 다루는 곳이 아니다), 2015년 5월 15일 첫 심리가 개시되었다. 정부는 1997년 외환위기 때 부실화된 외환은행을 정상화하기 위해 해외 자본을 유치하였다. 출자자는 독일 코메르츠방크. 코메르츠방크는 "정상화를 우리가 모두 책임질 수는 없으니 정부도 증자에 참여하라"고 요구했고 정부는 이를 수락한다. 그러나 현대건설, 현대..

<베이비 붐 세대의 주식 이야기>

86년 아시안 게임때 주식을 시작했다. 그때 당시 아파트 22평 한채 값이 800만원이었다. 옆집에 사는 같은 회사 직원 집에서 600만원을 빌려서 그때 당시 핫했던 증권주를 샀다. 88이 끝나고 3배 올라서 아파트 2채값이 되었다. 그때 우리가 주식을 따라했던 멘토가 말했다. "나 주식 팔아서 태화강에 있는 땅 샀어." 아니 저렇게 주식이 뛰는데 왜 팔지? 그리고 옆자리에 있던 청와대 비서실에 아는 사람이 있다는 사람이 금융주를 전부 팔았다고 영숙이한테도 팔라고 하였다. 왜 팔라고 하는거지? 영숙이 올케가 퇴직금 300만원을 주면서 주식을 해달라고 하였다. 당연히 금융주인 국민은행을 전부 샀다. 그 사람들 말이 전부 옳았다. 난 팔지 않았고 끝까지 들고 있었고 올케 주식도 끝까지 팔지 않았다. 장기 저..

<베이비 붐 세대>

베이비 붐(Baby boom)은 출생률의 급상승기를 말한다. 주로, 전후에 많이 일어나는 현상이다. 최근 출생률 저조가 심화된 우리나라에서는 일시적인 출산율 반등도 베이비붐이라고 일컬어지기도 한다. 대한민국에서는 주로 한국전쟁 이후 태어난 세대에 해당되며, 유럽, 미국, 일본에서는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태어난 세대에 해당된다. 전세계 모든 국가가 전후(戰後)에 걸쳐 이와 같은 현상을 겪고 있다. 국가에서 인구 증가를 위해 출산을 장려하고 전쟁 이후 문화와 물질이 파괴된 환경에서 개개인이 즐길 거리가 성관계밖에 없는 데다가 피임과 낙태도 관련 장비 및 도구의 손실로 불가능해서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하더라도 결국 출산을 해야 하니 당연한 결과다. 대한민국 한국전쟁이후 1955년부터 1963년까지 태어난 약 ..

야생화와 곤충의 사랑

꽃들은 여러가지 방법으로 곤충을 유혹합니다. 어떻게 하나 알아 볼까요? 1. 곤충의 눈을 자극해라(색깔) : 봄에 피는 꽃들은 유난히 고운 색으로 곤충을 유혹해요. 곤충은 적외선을 보므로 꽃들은 노란색이나 붉은 색을 띄는 꽃이 많고(앵초) 꽃 안쪽에 줄무늬를 가지고 있기도 해요.(제비 꽃이나 종지 나물) 2. 곤충의 코를 자극해라(향기) : 꽃은 꽃가루받이를 해도 되겠다 싶으면 향기를 뿜어요(매화) 향기나 꿀샘이나 꽃잎에서 만들어지는데 파리가 좋아하는 꽃들은 지저분한 냄새를 풍긴답니다(목련) 3. 적절한 보상을 준비하라(꿀) :꿀은 꿀샘에서 나오는데 꿀샘이 모양을 갖추고 있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꽃도 있어요(진달레) 꽃가루가 잘 묻도록 꽃은 암술머리에 점액 물질을 내기도 하는데 이것도 곤충들이 좋아해요(..

학교 졸업에 즈음하여

졸업반. 막상 졸업반이 되고 보니 한게 없었다. 특히 연애라고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보지도 못했고 만나던 남학생은 있었지만그동안 연락이 끊겼다. 펜팔하던 남학생이 만나자고 편지를 써왔다. 동학사 입구에서 만나자고 했나? 어디서 만났는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동학사에 가서 다방도 아니고 벤치에 앉아서 이야기를 했다. 부끄러워하면서 자기네 집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남학생은 키가 크고 까무잡잡한 피부에 양복은 빌려 입은듯 몸에 맞지 않았고 숫기가 없는 아이였다. 이야기를 하는 내내 또순이는 그애의 목밑에 있는 쇄골을 바라 보았다. 안보려고 애를 쓰는데도 쳐다보면 쇄골을 얼마나 이태리 타올로 문질렀는지 피부가 벗겨져서 찰과상을 입은게 눈에 띄였다. 아마도 시골에서 또순이를 만나러 온다고 얼마나 열심히 목욕을 했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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