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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 탐구 생활

학교 졸업에 즈음하여

by 영숙이 2020.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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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에 즈음하여>   

 

 졸업반.

 

 막상 졸업반이 되고 보니 한게 없었다.

 특히 연애라고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보지도 못했고 만나던 남학생은 있었지만그동안 연락이 끊겼다. 

 

 펜팔하던 남학생이 만나자고 편지를 써왔다.

 동학사 입구에서 만나자고 했나?

 어디서 만났는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동학사에 가서 다방도 아니고 벤치에 앉아서 이야기를 했다.

 

 부끄러워하면서 자기네 집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남학생은 키가 크고 까무잡잡한 피부에 양복은 빌려 입은듯 몸에 맞지 않았고 숫기가 없는 아이였다.

 이야기를 하는 내내 또순이는 그애의 목밑에 있는 쇄골을 바라 보았다.

 안보려고 애를 쓰는데도 쳐다보면 쇄골을 얼마나 이태리 타올로 문질렀는지 피부가 벗겨져서 찰과상을 입은게 눈에 띄였다.

 

 아마도 시골에서 또순이를 만나러 온다고 얼마나 열심히 목욕을 했는지 안쓰러울 정도로 피부를 문질러서 피부가 벗겨져 있는 것이 보여서 안됐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야기를 듣는둥 마는둥 도저히 집중이 안되어서 건성으로 들었다.

 

 "부모님은 농사를 지어요"

  ~부모님이 뭔 상관이람.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농사짓는다는 말을 뭣하러 하지?~ 

 "전문학교 졸업반입니다."   

 ~그건 펜팔로 이야기를 한 내용인데 알고서 만났는데 뭘 새삼스럽게 말함? 앞으로의 계획을 말해보라고.~   

 

 열심히 말하는데도 또순이가 안듣고 딴 생각을 하고 있다는게 느껴졌나부다.

 아닌 쇄골을 바라보며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을까?.

 눈을 내리 깔더니 조용히 있었다.

 

 또순이 마음에 들었더라면 뭐라고 이야기를 걸었을텐데 멀리 전라도 어디인가에서부터 새벽에 일어나서 버스를 타고 왔지만 아무런 느낌이 안들었고 그냥 멍한 느낌이었다.

 사실 눈, 코, 입은 어디 빠지는 데가 없이 잘 생긴 아이였다.

 피부가 까무잡잡하다는 것 외에는 속눈썹 때문에 눈밑으로 그늘이 지는 잘생긴 얼굴이었지만 그렇다고 촌티를 목욕으로 벗겨 낼 수는 없었다.

 

 

 지방 어디 시골에 부모님은 농사 짓고 본인은 그래도 시내에 나와서 전문학교라도 다니는 그냥 촌티나는 아이였다.

 펜팔을 계속했고 편지만 나누다가 한번 만나자 싶어서 무리를 해가면서 대전까지 올라온 것이다.

 그런데 또순이가 별말없이 흥미도 없이 멍하니 있으니까 더이상 대화를 이끌어가지 못했다.

 

 둘다 가만히 앉아 있다가 드디어 아이가 일어났다.

 

 "궁금했는데 이렇게 만나서 반가웠어요. 저는 이제 집에 갈께요."

 "아. 네, 안녕히 가셔요."

 

 그렇게 헤어졌던 기억이 난다.

 동학사 버스타는 데까지도 같이 가지 않았던 것 같다.

 

 아이는 벤치를 떠나면서 다시는 만나지 않을 것같은 느낌을 받았나부다.

 아님 내가 넘 뭐라더라?

 야해보였나?

 어쨌든 절대로 시골 생활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였나부다.

 

 그걸로 펜팔 편지도 더 이상 오지 않았다.

 아마도 시골에서 만나는 참한 아가씨가 더 낫겠다는 생각을 했나부다.

 

 또순이는 졸업반이라서 공부도 열심히 했지만 그동안 만나본 남학생중에서 젤루 괜찮다고 생각했던 Passion과의 만남을 시도해서 집에 까지 찾아 가봤지만 잘 안됐다. 

 하얀 로맨스란 제목으로 Passion과 있었던 이야기를  소설처럼 썼기 때문에 여기서는 더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취직을 위해서 필요한만큼 열심히 공부했고 국가 고시 시험을 봐야 했고 졸업 후에는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지 않으려면 다른 길로 갈 준비를 해야 했다. 

 

 졸업반.

 취직이 결정되지 않은채 학교를 졸업한다는게 얼마나 마음이 힘든지.

 요즘 20대 아이들이 얼마나 힘든지 알거 같다.

 

 다행히 우리 때에는 우리나라가 산업화 되는 과정이어서 일자리가 엄청 많이 생겼고 많은 인력이 새로 생긴 대형 회사와 공장으로 가는 바람에 교사들이 부족하여서 그 행운의 덕을 보았다.

 

 지금 아이들은 회사 들어가는 일도, 교사를 하는 일도 하늘의 별이고 공장에서 힘들게 일하는 건 꺼린다.

 

 취직.

 100세 시대에 어울리는 투자를 해야 한다.

 어떻게?

 

 입성하기 어려운 길을 끝까지 뚫어 내던지 아니면 4차 산업에 관련된 지식이나 기술을 끝까지 배워야 100세시대에 길이 열릴 것이다.

 맷집 세게 이겨나가야 한다.

 

 이기지 못할 적이면 아군이 되어라.

 

 4차 산업을 어떻게 이길까?

 4차 산업 편이 되는 것이다.

 오대양 육대주를 품에 안는 미래를 설정하고 달려가는 것이다.

 

 Follow your Dre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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