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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시편 23 : 6) - 내가 변하지 않으면 내 삶은 변하지 않는다. 나의 시야. 관점. 가치관. 생각을 변화 시킬 분은 오직 예수님 뿐이시다.
<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한 즐거운 사색 >
1. 거리가 내려다 보이는 창문
15년 전의 자리에서 15년 전의 제자를 기다리며 좋은 생각을 읽고 있다.
여전히 창밖으로는 공업탑 로타리에 차들이 뒤엉켜 제각기 제길을 찾아 가느라 바쁘다.
15년 후에도 이 자리에서 저 거리를 내다보고 있을까?
그때는 얼마만큼 변해 있을까!
15년 전의 이자리엔 등나무 의자가 있었는데 지금은 다른 커피숖처럼 인조 가죽을 씌운 둥근 의자의 개성 없는 모습이다.
15년 후에는 어떤 의자가 이곳에 있게 될까?
15년 후에도 이자리에서 밖을 내다볼 수 있고 아직 눈이 나쁘지 않아 좋은 책을 읽을 수 있고, 만날 수 있는 15년 전의 제자가 있으며 창밖으로는 그림처럼 움직이는 자동차들이 있는 거리일까?
매담도 역시 바뀌지 않고 그대로이다.
좀더 나이 들어 보이는 것을 제외하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이 자리를 스쳐 갔을까?"
아이를 데려 오기도 했었고, 누군가를 기다리기도 했으며, 막연히 피곤한 나래를 접고 쉬어 가기도 했었다.
가까이 지내던 동료 교사와도 자주 왔었고, 남동생의 맞선도 보던 자리이다.
또 결혼하여 딸을 낳은 막내 여동생도 만났던 창가의 자리.
그래서 이 자리에 이런 제목을 붙여 보기도 했었다.
"거리가 내려다 보이는 창문."
매담이 커피 주문을 받는다.
"여전히 아름다우십니다."
"아, 예. 아기는 잘 큽니까? "
이미 다 자라서 아기가 아닌데도 우리들의 대화는 항상 똑같다.
"아, 예."
이제 막 도착한 제자 녀석.
"넌 왜 그렇게 바쁘니? 일주일 내내 통화가 안되더라! 어저께는 삐삐 음성 녹화도 했었는데."
"안되어 있든데요? 경주 쪽에선 잘 안되더라고요."
매 담하고 이야기하는 걸 보고 아는 분이냐고 묻는다.
"이 커피숖 연지 오래되었거든! 매 담도 그때 그 사람 그대로이고."
15년 후에도 이 자리에 앉아 창밖을 내다 보게 될까?
그리고 지금처럼 만날 수 있는 15년 전의 제자가 있을까?
무척 궁금하다.
그러나 그보다는 15년 전에 이자리에 앉아 창밖을 내다보았고 그 이후에도 이곳에서 그리고 지금도 이렇게 바라볼 수 있는 것에 만족하며 감사하리.
이렇게 평화로운 마음으로 바라 볼 수 있는 것에 대해.
2. 정여사 이야기
장여사는 한 번도 흐트러진 모습을 남에게 보이지 않는 사람이다.
뿐만 아니라 머리 스타일이나 옷 입는 것도 항상 그대로여서 조금도 달라지지 않는 사람이다.
그것도 참 힘든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보통 사람은 머리 모양이나 옷 스타일이나 분위기가 바뀌는 것이 보통이다.
지겹기도 하고 또 변덕스러운 마음에 이리저리 바꾸기도 하고 또한 유행이라는 것도 있다.
요즈음의 유행이라는 것은 예전에 비하면 그야말로 그야말로 조석 지변에 가깝도록 자주 바뀐다.
장여사는 그런 세상 유행과는 무관하게 전혀 세월 따라 변하지 않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이다.
요즈음 그런 사람이 드문데 어쩌다 그런 생각이 들어 쳐다볼 때마다 감탄하고는 한다.
그렇다고 구닥다리는 절대 아니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단정한 생머리와 단순한 갈색 옷차림이 항상 잘 어울린다.
요즘 유행과는 상관없으면서도 이 시대의 보통을 대표하는 어색하지 않은 모습이다.
그런 장여사가 한 번은 시장을 갔는데 대학 다닐 때 학교 선배 같은 사람이 자신을 유심히 보더란다.
선배가 맞지 싶은데도 그 사람이 그냥 가길래 아마도 자기가 사람을 잘못 본 모양이라고 생각하고 말았다고 한다.
대학 다닐 때 같은 클래스메이트였던 남편이 선배 한 분을 모시고 온다고 연락을 해서 부지런히 준비를 하고 현관에서 맞이 했다.
대문이 열리고 장여사의 얼굴을 마주 본 순간 선배님의 말.
"그래. 바로 이 얼굴이네. 지난번에 시장에서 만났거든. 15년 전 학교 다닐 때 모습하고 너무 똑같아서 쳐다보면서
'참 학교 다닐 때 후배하고 똑같은 얼굴도 다 있네'
하면서 신기하게 생각했었거든. 본인이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이렇게 안변 했으리고는 상상도 모서 했지. 이제 만나 보니까 시장에서 보았던 그 사람이 이 사람이고 이 사람이 역시 후배 부인인 그 장여사 맞는구먼."
"저도 선배님 보았어요. 쳐다보길래 선배님 같다 생각했는데 그냥 가길래 먼저 아는 척 쫓아 가기도 뭐하고 도 혹시나 잘못 보았을지도 모르겠다 싶어서요. 그런데 왜 아는 척 안 하고 그냥 가셨어요?"
"아니 난 참 똑같다 생각하면서도 설마 저렇게 안 변할 수가 있을까 싶어 다른 사람이겠지. 참 똑같은 사람도 다 있구나. 생각하며 그냥 바라보며 지나갔거든. 이제 보니까 정말 어떻게 그렇게 안 변하고 그대로 일수가 있지?"
장여사 남편 왈
"시집 잘 가서 고생을 안 해서 그렇죠. 뭐."
덕분에 장여사는 고생 안 해본 사람이 된다.
세상이 하두 빨리 변하여 격세지감을 느낀다 어쩐다 해도 세상에는 아직 한동안 아니 우리가 살아 있을 동안 안 변하는 일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또한 우리는 그런 말을 하지 않는가?
'클래식은 영원하다.'
1996년 9월 14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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