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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마스 이브 >
뚱띵이 이모가 영동역 앞에서 혼자 학교를 다니고 있었던 jinnssam을 외갓집으로 전학 시켜서 데리고 갔었던 때가 초등학교 1학년 때였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얼마 안되었을 때 였다.
자다가 깼는데 키가 큰 엄마가 한복을 입고 있었다. 잠이 덜깬 눈으로 엄마를 올려다 보았다.
5살 남동생과 2살 여동생들도 옷을 챙겨 입고 있었다.
"아버지한테 일이 생겨서 가봐야 하니까 학교 잘 다니고 있어. 밥은 옆집에 사는 먼 친척 아줌마가 갖다 줄거야. 조금 있으면 데리러 올께. 선생님 한테 혼자 지내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아침에 일어 나니까 조그만 방안에 혼자 덩그러니 앉아 있었다.
작은 봉창문과 작은 여닫이 문이 있었고 약간 붉은 빛이 도는 매끈매끈한 종이 장판이 반질반질 윤이 나고 있었다.
조금 있으니까 옆집 사신다는 50대로 보이는 친척 아주머니가 다리가 3개인 조그만 개다리 소반에 밥 한 그릇과 물 한 그릇 그리고 무우 장아찌와 김치와 수저와 젓가락을 얹어서 가지고 왔다.
밥 투정?
반찬 투정?.
뚝닥 한그릇을 비우고 등에 매는 네모난 작은 가방을 매고 학교를 갔다.
교실 가득 앉아 있던 아이들 뒷쪽 쯤에 앉아 있었는데 교탁 앞에 앉아 계시던 뚱뚱한 체격에 뽀얗게 화장을 하신 담임 선생님을 바라보며
"선생님한테 혼자 살고 있다고 말하라고 했는데 언제 말하지? 언제 나가서 말해야 하나?"
숙제 공책을 교탁 위에 올려 놓고 있는 2명의 아이들에게 둘러 쌓여 있는 샘을 바라보며 이야기할 챤스를 보고 있었다.
한참을 바라보며 생각 하다가 일어나서 교탁 앞으로 걸어 가는데 멀기만 하고 길게만 느껴졌다.
드디어 담임 선생님 앞에 섰지만 아이들 두명에게 둘러 쌓여 있었던 샘은 시선을 주지 않았다.
조금 비껴간 거리에서 선생님을 바라보고 있으니까 드디어 선생님 시선이 jinnssam 얼굴을 바라본다.
"응? 왜?"
"선생님 저 혼자 살고 있어요."
"그래?."
그리고는 아무 말이 없었다. 두명의 아이들이 걷어 온 숙제를 검사 하느라 애들이 펴 놓은 공책에다 도장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무슨 말씀을 하실까 뽀얀 분을 하얀 얼굴에 칠하고 까만 눈썹에 빨갛게 입술을 칠한 샘 얼굴을 바라보며 기다렸지만 아무 말씀이 없으셨다.
아무말도 안하시네?
자리에 돌아가야 하나부다.
학교가 끝나고 나면 영동역 앞에 있었던 셋집 방에 가방을 놓아 두고 기차가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서 영동역으로 가서 개찰구에 고개를 얹고 나오는 사람들을 바라 보았다.
엄마가 조금 있으면 오신다고 했는데...기차 타고 가셨으니까 기차 타고 오실텐데 ...오늘도 안오시는가 부다.
개찰구 앞에서 기차표를 검사 하시는 나이 지긋한 역원이 얼굴 가득 웃음을 띄우면서 친절하게 묻는다.
"누가 오시기로 했니? 안오셨는가 보네. 이제 사람들이 다 나왔는데."
개찰구에 두손과 머리를 얹은 채 개찰구로 들어 오는 어른들을 열심히 올려다 보다가 마지막 사람이 들어 오는 걸 보고 있었다.
역원이 하는 말에 배시시 웃으면서 물어 보았다.
"다음 기차는 언제 와요?"
"다음 기차는 이따 저녁
6시에 온단다."
"네."
영동역 광장을 가로 질러 집으로 갔다.
집으로 갔지만 아무도 없는 집안에 들어가지 않고 집 앞에 서서 집이 서 있는 비탈길에 피어 있는 하얀 라일락을 바라 보았다.
보라 색과 하얀 색이 섞여 있는 꽃과 꽃 향기에 빠져들었다.
"어떻게 저렇게 이쁠까? 정말 이쁜 꽃이네."
초록 풀이 가득한 비탈에 피어 있는 꽃을 하염없이 바라 보았다.
그때 세상 속에 덩그마니 던져져 있었던 그 기억은 늘 jinnsssam의 꿈속에 나오고는 하였다.
그때문에 혼자라는 것이 얼마나 안좋은건지 깨달았던 것 같다. 덕분에 유난히 동생들이나 엄마나 가족을 챙겼던 것 같다. 거의 집착 수준이었던 것 같다.
외갓집이 있는 옥천으로 전학 올 때 까지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많이 남아 있지만 너무 길어서 오늘은 여기까지만 써야겠다 .
다음에 기회가 되면 이 다음 이야기를 이어 나가야겠다.
외갓집에 와서도 이런 저런 일들이 있었지만 오늘은 크리스마스니까 크리스마스와 연관 된 이야기로 넘어 가야겠다.
봄에 외갓집이 있는 옥천으로 전학을 했고 초등학교 1학년 겨울 크리스마스 즈음에 마을 앞 벌판에 외딴집으로 있었던 교회에서 성탄 행사를 준비했다.
교회라고 해봐야 그냥 두칸짜리 작은 한옥에 간판만 교회 간판이 붙어 있었던 교회였다.
교인은 거의 없었지만 동네 청년 몇몇이 아이들을 모아서 성탄 연극을 만들고 연습해서 마을 앞쪽에 있는 동네 이장집 사랑방 마루에 무대를 꾸며 놓고 공연을 하였다.
초등학교 1학년 이었던 jinnssam도 무슨 역인지는 모르지만 대사가 한줄은 있었던 역이었던 같은데 나가라는 시간에 맞춰서 나갔다가 뭐라고 말하고 들어 왔던 것 같다.
대사를 까먹지 않으려고 열심히 외웠던거며 무대에 나설 때의 긴장감과 끝나고 나서의 허무함이 아직까지도 생생한 느낌으로 남아 있다.
좀 더 열심히 해서 좀더 많이 나가서 좀더 오래 했었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아직까지 남아 있다.
이후 아이들 이야기로는 논밭 한가운데 있는 낡은 한옥 외딴집이 교회이고 우리 동네에서는 유일하게 이장네가 그 교회를 다니기 때문에 이장네 마당에서 연극을 한것이라고 하였다. 교회를 다니면 제사도 못지내게 하기 때문에 다니면 안된다고 하였다. 저 외딴집 교회를 가면 안된다고 말하는데 왠지 논밭 한가운데 서있는 그 외딴집이 무서워 보였고 절대로 가면 안될것 같았다.
예수님 감사합니다. 여기까지 인도하신 하나님. 지금까지 인도하신 하나님. 에밴에셀 하나님.
정말 감사합니다.
참으로 감사합니다.
무한히 감사합니다.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이땅에 오셔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메리 ~ 크리스마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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