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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연재] 봄이 오기 전 - 6화 : 손끝이 말한 것

영혼의 닻을 찾아서 2025. 4. 25.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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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의 손이 처음으로 내 손등에 닿은 순간,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늦은 밤, 진료실.

급히 들이닥친 마을 어르신이 발목을 다쳤다.

선우는 조심스럽게 소독을 하고,
봄은 손전등을 들고 그의 곁을 지켰다.

“조금만 더 들이대요. 그림자 져요.”

선우는 웃음 없이 말했다.

“긴장하면 손 떨리죠?”
“조금이요.”

선우는 그녀의 손목을 살짝 잡았다.
손전등을 고정하려던 손이 멈췄다.

“여기, 내가 들게요.”

그러고는 자연스럽게 손등 위에 자신의 손을 올렸다.

정적.
숨소리만 들리는 진료실.
그녀의 심장은 빠르게 뛰었고,
그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치료를 이어갔다.

하지만,
그날 이후 그녀는 그 손의 온도를 잊을 수 없었다.
그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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