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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City life of JINNSSAM

Marriage life of JINNSSAM 2

by 영혼의 닻을 찾아서 2019.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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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인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 >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손 -       <곽봉호 글>

                                          서화 동우회 게시판 2002/09/19/08:51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손을 보신적이 있으십니까?

 

  그 때 저는 바닷가 가까운 작은 시골학교에 갓 부임한 병아리 선생이었습니다.

 

 

  제가 만난 그곳의 아이들은 겉보기엔 소금기 머금은 바닷바람 만큼이나 거칠었지만

  아직도 선생님을 하늘나라에서 내려온 천사로 아는

  착하기 그지없는 마음들을 갖고 있었지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꽁보리밥에 깍두기 국물이 넘친 도시락이라도

  창피하지 않게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 저는 선이를 보았습니다.

  점심시간마다 집에 가서 밥먹고 오겠다며

  넷째시간이 끝나면 부리나케 밖으로 나가던

  단발머리의 말없는 아이였습니다.

  학교근처에 집들이 많았으므로 으레 그럴수 있겠거니 생각했지요.

 

 

  아이들의 표정에도 어느 정도 익숙해졌을 즈음,

  그때 만 해도 가정방문이란 것이 있었는데,

  싱그러운 바람 결을 타고 들녁을 지나

  아이들이 사는 작은 집들을 둘러 보는 기회였습니다.

 

 

  선이네는 생각보다 멀었습니다

  점심시간에 갔다오기만 한다해도 빠듯한 거리였는데....

  제 머리 속은

 

  '선이는 어떻게 이리 먼 외딴집을 매일 달음박질했을까! '

 

  하는 생각으로 가득 찼습니다.

 

 

  그렇지만

  보리밭이 푸른 들길을 지나

  도착한 선이네 집에서

  제가 보았던 것은

  그토록 먼 것 만이 아니였습니다.

 

 

  선이는 놀랍게도 두 분 다 눈이 먼,

  그런 부모를 모시고 있었던 것입니다.

 

 

  선이에게는 자신의 배고픔 보다

  앞 못 보는 부모의 배고픔이 더 컸고

  그리하여 부리나케 점심을 차려 드리고

  오후 시간에 맞춰 학교로 달려 왔던 것입니다.

  자신은 배고픔도 잊은채...

 

 

  그 다음날

  점심시간에

  저는 물론 우리반 아이들 모두 한술도 뜨지 못했습니다.

 

 

  영문도 모르고

  다섯째 시간에 지각할새라

  헐레벌떡 교실 뒷문을 열고 들어오는 선이에게

  십시일반이라 했던가,

  한숟갈씩 보리밥을 덜어 도시락을 만들어 놓고

  그때까지 먹지않고 기다리던 아이들의 모습,

  미안한 듯 선이에게 건네던 아이들의 손.

 

 

  그 때 보았던

  선이의 푸른 하늘 같은 눈속의

  투명한 눈물.

  저는 그 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손길을 보았던 것입니다.

 

 

  저는 지치고 고단한 날이거나

  눈물나게 기쁜날이면

  언제나 두손을 모아쥐는 버릇이 있습니다.

 

 

  그럴때마다

  배고픔도 잊고 바쁘게 움직였을 선이의 그 작은손과

  친구를 위해 오래도록 기다리며

  한숟갈 밥을 건네주던

  아이들의 손을 떠올리곤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손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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