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 가출 또순이 중학교 때 가출 했었어. 가출이 자랑인가? 여름방학이었는데 외갓집에서 갈포를 이어주는 가내 수공업을 해준 대가로 돈을 받아 왔었다. 또순이 엄마가 그 돈을 달라기에 또순이가 번 돈이니까 못주겠다고 하였다. “ 머 할려고? ” “ 내가 번 돈이니까 내 맘대로 쓸거야! 그리고 내가 번돈을 왜 엄마한테 줘야 하는데? ” “ 내가 먹여주고 재워 주잖아! ” “ 그래도 싫어! 이집에서 안 먹고 안자면 되잖아? 그럼 돈 안 줘두 돼지? ” 그리고 그 몇 푼 안 되는 돈을 들고 옥천 시내에서 대전가는 시내버스를 탔다. 낯선 곳으로 향하는 설레임. 엄마랑 같이 어디 가는 것과는 달랐다. 혼자서 버스타고 멀리 간다. 대전역에서 내렸다. 갈 곳도 할 일도 없이 천천히 낯선 풍경을 두리번거리며 지나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