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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irement life of JINNSSAM

선인장 분양

by 영숙이 2021.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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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 분양>   

 

 카페 문을 닫고 나니 할일이 없었다.

 

 코로나 핑게를 댔지만 어쨌든 카페 문을 닫았는데 일주일 만에 세가 나갔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아는 회사에서, 세계적인 이름을 떨치고 있는 회사이기도 한데 지역에 있는 지부로 세가 나갔다.

 

 

 

 안에 있는 물건들을 다 치워보니 트럭 한대 분의 물건들이 나온 것 같다.

 

 물건을 정리하는데 가슴 한복판으로 눈물이 흐르는 듯 하였다.

 

 자영업 하시는 분들이 문을 닫을 때 어떤 기분일지 짐작이 되었다.

 

 

 

 영숙이는 생계와 상관없이 나누는 마음으로 했다 해도 문을 닫으려 하니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눈물이 흐르는 것 같다.

 아마도 생계를 책임진 가장이 문을 닫을 때는 가슴 한복판에 피눈물이 흘러 내릴 것이다.

 

 

 

 누구도 위로해 주지 않고 누구의 도움도 없는 상황에서 그런 상황을 이겨내야 하는 일이 보통 힘든 일일까나.

 

 

 

 집안 곳곳에 쌓여 있는 물건들.

 ~ 커피 관련 물건들

 ~ 미니 블럭들 ~

 

 

 

 당근 마켓을 통하여 무조건 싼값에 팔았다.

 어떤 분은 가져가면서 미안해 하는 얼굴을 했다.

 그래도 가져가는게 좋았다.

 집안에 쌓아 두면 무엇하랴.

 

 미니 블럭도 원가에 10 ~ 20프로에 팔았다.

 

 가져가는게 좋아서 마구 팔면서 컵 홀더 반박스 남은 걸 입간판 사가시는 분에게 거져 드렸더랬다.

 막상 차박하면서 냉음료를 투명 컵으로 마시려니 받칠 컵 홀더가 없어서 커피 사서 마시면서 받은 컵 홀더를 재활용하였다.

 

 작은 방에 천정까지 가득 쌓여 있던 미니블럭도 거의 다 팔았다.

 어느 분은 집에 가져 갔더니 더 사오라고 해서 몇자루를 사가신 분도 계셨다.

 

 그라인더도 싸게 팔고 나니 섭섭했다.

 언제 영숙이가 저렇게 비싼 그라인더를 사보랴 싶었다.

 그렇다고 놔두면 뭐하랴.

 필요한 사람한테 작은 돈이라도 받고 팔길 잘했다.

 

 핫워터 기계는 모임이 많은 어느 분이 사가신 것 같다.

 우리 교회에서 써도 되는데 코로나 시기인지라 교회에서 음료도 못마시는데 소용 없다.

 

 이리 저리 카페에서 쓰던 물건들이 사라져 가고 남은게 컵들.

 쓰던 컵은 재활용도 안되고 버리려면 쓰레기 봉투에 버려야 하는데 뭘할까 하다가 선인장을 키우기로 했다.

 

 

 

 원래 식물을 키우지를 못한다.

 게을러서 제때 제때 물주기를 못해서 다 말라 죽이기 때문이다.

 

 가끔 변덕이 나서 식물을 사들고 오면

 

 '죽일걸 뭐하러 사와'

 

 하는 타박을 듣기 일수였다.

 

 실제로 카페 오픈 할 때 화분들이 꽤 들어 왔었는데 살아남은게 없다.

 

 그런 영숙이가 식물을 키운다?

 그래도 선인장이니까.

 

 천원짜리 작은 선인장 화분 2개를 집안에 사다 놓았는데 죽지 않고 꽃도 잘 피우는 것이었다.

 

 아싸.

 

 컵마다 모양대로 선인장 잎새를 뜯어서 꽂아 놓았다.

 

 잘 자라 주었다.

 

 물만 너무 많이 안주면, 정확히 말하면 선인장이 목이 말라 ~ 말라 할 때주면 꽤 잘 산다..

 무한정 번식 시킬 수가 없어서 그중 잘 자란 선인장들을 골라서 지인들에게선물하고, 개업하는 집에 선물로 들고 가고, 만나는 학생들에게 한개씩 선물로 주고.

 

 

 

 20년도 가을에 선인장을 남아 있는 컵에 분양하였다.

 

 21년 여름 내내 잘 자라 주었다.

 

 가을이 되니 선인장이 너무 커버려서 컵이 작아졌다.

 이제 분양을 해야 한다.

 

 봄에 분양하는게 좋지만 조금 큰 컵에 옮기는 걸 가을에 시작해서 올해도 가을에 작은 컵에서 너무 커진 선인장을 큰 컵에 옮긴다.

 

 

 

 잘 자라 줘라.

 

 어느사이 오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

 

내년에는 컵마다 가득차길 바라는 마음으로 심는다. 

 

 영숙이의 삶도 작은 것이지만 보람 된 일로 가득차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제 작은 선인장으로 체워진 컵들을 바라본다.

 

22년도에는 모두들 최소 이정도로 크기를 바라면서 

 

 아가씨 때는 잉꼬새를 키웠었다.

 

 결혼 후에는 토끼도 키워보고, 학교 앞에서 파는 병아리를 사다가 백열전등 켜놓고 키워서 어미닭으로 만들었는데 못잡아 먹고 새장에 넘치도록 꽉차는 2마리를 어쩔 수 없이 농장에 보냈다.

 

 거북이도 키워보고(거북이가 탈출하면 잡아 내는데 몇몇일 걸린다. 집안을 온통 다 뒤져야 한다.) 햄스터도 키웠었다.

 

 시츄 강아지 2마리(다롱이와 초롱이)를 사서 수명이 다할 때까지 18년인가? 19년을 키웠었다.

 

 이런 저런 애완용도 있어보고 화분도 있어 봤지만 역시 다육이가 짱이다.

 

 

 

 마음이 허전한 분은 다육이를 키우라고 권한다.

 

 화분에 구멍 안 뚫어도 된다..

 

 다만 물을 너무 많이 줘서 썩어 나가지 않도록 목이 말라 ~ 말라 할 때 쬐깨씩 잊지 말구 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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