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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마을 가는 길, 초록 보리의 물결
겨울을 견뎌낸 보리, 봄바람에 춤추다
해남 땅끝마을로 향하는 길,
도로 옆으로
끝없이 펼쳐진 초록 보리밭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아직 여물지 않아
연둣빛을 머금은 보리들이
봄 햇살 아래 반짝이며
바람에 잔잔히 일렁이고 있었다.
마치 초록빛 바다가 일렁이는 듯한
그 평화로운 풍경에
마음까지 차분해졌다.
차창 너머로 바라본 보리밭은
수많은 줄기가 모여
마치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처럼
들판을 빼곡히 채우고 있었다.
이 보리들은
지난 겨울 매서운 추위를 견디며
땅속 깊이
뿌리를 내려왔을 것이다.
그래서 봄바람이 불어와도
흔들릴 뿐
쓰러지지 않고
굳건히 서 있었다.
살랑이는 봄바람이
볼을 간질일 때마다
보리밭은 초록 물결을 일으키며
작은 속삭임을 건넸다.
서로 스치는 보리 잎사귀 사이로
'사각사각'
부드러운 소리가 흘러나왔다.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대지와 바람과 보리가 함께 들려주는
봄날의 합주처럼 느껴졌다.
한껏 키를 높이 세운 보리들은
마치 손을 맞잡고
원을 그리며
춤추는 사람들처럼 보였다.
따스한 봄 햇살 아래
초록으로 빛나는 보리밭은
한 폭의 그림처럼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그 너울거리는 모습에
바라보는 이의 마음까지 포근해져,
겨우내 얼어 있던 마음에도
어느새 봄의 기운이 스며드는 듯했다.
땅끝마을까지 가는 길은
아직 한참 남았지만,
나는 이 초록 보리밭 앞에서
잠시 마음을 멈추었다.
여행 중
우연히 마주친 이 풍경이
메마른 마음에
촉촉한 봄의 위로를 건네주는 듯했다.
겨울을 견뎌내고
봄을 맞이한 보리들처럼,
나도
이 따뜻한 에너지를 안고
남은 길을
힘차게 걸어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땅끝 마을을 찾아 가는 길.
순천 정원 마켓에서 쓸데없이 이리 기웃 저리 기웃 거리며 시간을 잔뜩 쓰고 땅끝 마을로 가고 있었다.
철희가 바쁜 마음으로 운전하는 차 안에서 쿨쿠리 ~
아마도 태평 천하로 시간개념도 없는 나 때문에 속이 터졌을 것이다.
바쁘게 보성 차밭을 둘러보고 땅끝 마을로 가는 중이었다.
잠에서 깨어나서 하늘을 바라보니 지평선 끝에 있는 산 위로 정말 커다랗고 빨갛게 둥근 석양이 산끝에 닿을락 말락 ~
참 좋구나.
그러면서 지평선을 바라보니 청보리 밭이 너무나 싱그럽게 출렁이고 있었다.
석양과 청보리 밭.
내려서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면서 철희의 속을 쎅인데다 이 지평선을 다 지나야 땅끝 마을 가까이 차박을 할 수 있는 곳으로 너무 늦지 않게 도착할 수 있는 상황이라서 참았다.
길을 잘못 들어서 한참을 달리다가 다시 돌아나오면서 청보리 밭 사이를 헤메어서 위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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