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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지하철을 탄다.
지하철 벽에 글이 다 바뀌어 있다.
지난번에 볼 때에는 글이 끼워져 있지 않았었다.
지하철에 처음 들어 섰을 때에는 영숙이 포함 3사람이 있었다.
방금 지하철이 지나가면서 대기하고 있던 사람들을 다 훝어 싣고 떠났기 때문이다.
벽에 붙어 있는 글을 읽는 동안 사람들이 들어와서 지하철 문이 열리는 곳마다 2줄로 줄이 생기기 시작한다.
줄에 서있지 않은 사람들은 영숙이처럼 벤치에 앉아 폰으로 무언가를 써서 어딘가에 있는 누군가에게 보내고 있다.
보이지 않는 전파는 어딘가로 정해진 룰을 따라 보내지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지하철이 한산하게 느껴질 정도로 사람들이 적었었는데 이제는 모든 일상생활들
이 제자리를 찾아 간다는 생각이 든다.
지하철을 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가운데로 파고 들어갈 생각을 못한다.
입구에 서서 입구 옆에 있는 손잡이를 잡고 머리에 헤드셋
을 쓴채 음악을 듣고 있다.
지하철 타기 전에도 영숙이처럼 고개를 들고 둘러 보는 사람이 없었다.
모두들 핸드폰 속으로 들어갈 것처럼 고개를 숙이고 그 작은 화면에 집중해 있었다.
지하철 안에서도 마찬가지.
영숙이가 서 있는 곳은 노약자석 근처.
근처 긴 의자에 7명이 나란히 앉아서 1명만 책을 읽고 나머지 6명은 전부 손에 든 폰 위로 고개를 떨구고 있다.
한사람이 책을 보고 있다.
그 앞에 서서 손잡이를 잡고 있는 6명 중에서
5명이 폰위로 고개를 숙이고 있고 한사람은 눈이 피곤한지 눈을 감고 있다.
출입문 유리창으로 7명의 모습이 비친다.
6명이 폰을 들여다 보고 한사람이 전화를 하고 있다.
전화통화를 하는 사람은 50대.
50대니까 전화를 붙잡고 통화를 하는거지 모두들 톡이나 메세지로 주고 받는다.
노약자석에 3분의 노인분들이 앉아서 한분이 폰으로 게임을 하고 있다.
다른 2분은 이리저리 의미없는 시선을 던지고 있다.
지하철이 멈추고 우르르 사람들이 빠져 나간다.
의자의 주인공들이 바뀌어 7명이 앉아 있는데 모두들 폰을 하고 있다.
아까 어지러운 듯 눈을 감고 있던 50대의 여성분은 눈에 인공눈물을 넣더니 폰을 쓰기 시작한다.
앞에 서 있는 6명의 사람들 중에 5명이 폰을 사용하고 한명은 아무 생각없이 서 있다.
출입문 유리창에는 이제 7명의 사람들 중에서 5명이 폰위로 고개를 떨구고 있다.
나머지 2명은 출입문을 뚫어져라 본다.
영숙이와 나란히 서 있는 또래의 아줌마만 어지러운듯 출입문 한켠 유리창에 머리를 기대고 서 있다.
베이비 붐 세대만 폰에서 강제로 자유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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