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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 탐구 생활

방어진에 가다.

by 영숙이 2021.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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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햇볕이 거실에  가득 찬다.

 햇볕에 눈이 부셔서 선그라스를 끼고 티스토리를 작성한다.

 오늘은 몇명이나 방문 했을까?

 어제와 오늘은 겨우 100명을 체운다.

 이렇게 나가면 내일 쯤은 100명이 안될지도 모른다.

 베이비 부머 시대의 이슈가 될만한 걸 뒤져야하는데 몇일 게을렀다.

 

 

 

 어제는 하루 종일 지방 소멸 그리고 빈집이 넘쳐 난다는 유튜브를 보았다.

 지방 소멸은 일본에서 먼저 시작되었는데 지금 우리 나라에도 일어나는 현상이다.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지방에서 서울로 ~ 서울로, 수도권으로 ~ 수도권으로 향한다는 이야기.

 일단 서울로 가야 성공했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

 그렇게 서울로 와서 서울에서 공부하고 그리고 취직해서 일을 해도 사람이 모여들기만 하는 서울엔 주거비와 생활비가 택도 없이 비싸고 그러니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고 키울 엄두를 못낸다는 것.

 지방은 지방대로  젊은이들이 떠나서 인재가 없고 일할 사람이 없다.

 어쩔 수 없이 경제적 사정이 안되어 떠나지 못하는 나이든 사람만 남아 있는데 이들마저 세상을 떠나면 전체 읍면동이 무너지는 상황이다.

 울산만 해도 회사는 울산에 있지만 연구센터는 부산에 있는데 그나마 사람 구하기가 힘들어서 서울이나 최소 수도권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한다.(기흥라인)

 지방은 젊은이들이 떠나서 아이들의 웃음 소리가 사라졌고 아이 키우기가 겁나는 서울은 집이 좁고 생활비가 비싸서 아이들 웃음 소리가 사라진다.

 지방 소멸은 결국 수도권 소멸로 이어지는 모두가 소멸하는 공멸이 된다는 이야기였다.

 

 

 

 철희가 회식을 간다고 해서 비가 부실부실 오는 거리를 차로 태워다 주고 자이 엄마한테 톡을 보내다가 전화를 했다.

"뭐해요?"
"오늘 금요일이라서 맥주 한잔 했어요."
"저녁 먹었어요?"
"네."
"회식한다고 해서 데려다 주고 오는 길인데 차나 한잔 해요."
"네."
"그럼 지금 갈께요."

 자이네랑 만나서 문수산 밑에 이다야를 갔더니 8시 30분까지 한다고 해서 10시까지 문을 연다는 옆에 있는 쵸콜릿 카페를 갔다.

 "낮에 지방 소멸이란 KBS 다큐를 보았어요.

 노무현 대통령이 지방에다 혁신도시를 만든다고 할 때에는 이해를 못했는데 지금 보니까 그게 엄청 중요한 정책이었어요."

 

 "왜 저런 걸 할까?

  그때만 해도 이해를 못해서 부동산 들썩이게 하려고 그러나?

  세금이 넘쳐나나?

  할 일 없이 왜 저런 정책을 한대?"

 

 "지금보니 엄청 중요한 정책이었어요."

 지역균형발전 회의에 노무현 대통령은 28번.

 이명박 대통령은 13번.

 박근혜 대통령은  8번.

 문제인 대통령은 한번도 참석하지 않았다는데요."

 

 "그래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 값을 그렇게 다락같이 올려 놓아서 젊은이들이 결혼도 못하고 애 낳아서 키우지도 못하고 출산율이 세계 최저가 됐잖아요."

 "지방에도 일자리와 문화. 교육. 의료. 유통이 갖추어진, 사람들이 살만한 곳으로 만든다면, 굳이 서울에 가서 살 이유가 있을까요?

 지방 균형발전 정말 중요한거네요"
  

 "이번에 대통령 되시는 분은 지역 균형 발전에 힘써서 지방소멸을 막고 젊은이들의 출산율을 높혔으면 좋겠네요."

 

 "정치가 우리나라의 앞날을 결정할만큼 정말 중요하네요. 정치 때문에 한 나라가 망하기도 하고 흥하기도 하니까요."

 

 "우리 지역 국회의원은 뽑아 놓았더니 자기와 자기 일가 친척들이 사놓은 땅을 위해서 지역 정책을 바꾸고 중앙에 가서 기웃거리네. 지역에서 자기 욕심 내려놓고 시민들을 위해서 진정으로 일했다면 중앙으로 저절로 밀려 올라갈텐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10시가 되어서야 헤어졌다.
 그사이에 철희한테 전화가 왔다.
 회식이 끝나서 집에 왔는데 어디냐고.

 

 

 어제 토요일에는 수변공원을 한바퀴 돌았다.

 오늘은 오전에 예배를 드리고 점심에는 양념해 놓았던 스테이크를 녹여서 구워먹었다.

 

 철희는 한숨 자고 영숙이는 릴리와 찌르레기란 제목으로 찌르레기 새와의 사이에서 있었던  일을 영화로 만든 넷플릭스를 보고 티스토리 썼다. 

 

 티스토리를 쓰는데 급 피곤해져서 대충 마무리하고 한숨잘까? 비람 쐴까? 물어보니 바람 쐬러 가자고 한다. 

 

 

 방어진 ~ 일산 해수욕장

 해수욕장에서 보이는 출렁다리에 많은 사람들이 줄서서 지나가고 있다.

 모래 묻는게 싫다고 투덜투덜.

 

 "매연을 마시면 털어낼 수가 없지만 모래 묻은 것은 털어내면 되잖여. 매연 마시면 치매 온대."

 

  모래 밭을 밟으면서 건물을 올려다보니 해월당이 보인다.

 

 건물에서는 바다를 바라보고 바다 쪽에서는 건물을 바라본다.

 커피와 빵이 급 당겨서 모래를 털고 해월당으로 갔다.

 

 감자바게트 1개 5000. 녹차스콘 1개 4200. 카페라떼 1개 4500.
 ~ 합계 13700.

 이층 창가에 앉아서 일산해수욕장을 내려다본다.

 젊었을 때에는 절실하게 이런 자리에 앉아서 커피도 마시고 빵도 먹으면서 바닷가를 바라보고 싶었었다.

 그렇지만 마음뿐이었고 절약하느라 언제나 멀리서 바라보며 생각했드랬다.

 '언젠가는 저기에 앉아서 바닷가를 내려다보며 빵도 먹고 커피도 마셔야지.'

 '지금은?'

 빵도 먹고 커피도 마시면서 바닷가를 내려다볼수 있지만 젊었을 때처럼 간절한 마음은 사라졌다.

 영숙이가 이 자리에 앉아서 마음 편하게 커피를 마시고 빵을 먹을 수 있는 처지가 되어서 주변을 바라보니 젊은 부모가 어린 아들들을 데리고 자리에 앉아서 즐겁게 게임도 하고 이야기도 나눈다.

 세월이 변한 것이다.

 우리가 아끼느라 못해 본 일들을 지금의 세대들은 누리고 있는 것이다.

 해월당 빵집 앞 도로 옆 베란다에 놓여 있는 벤치에는 애견을 키우는 부부 한쌍. 데이트족 한쌍. 아들 딸과 함께 온 젊은 부부가 자리를 차지 하고 바다를 향하여 앉아서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빵과 커피를 즐기고 있다.

 

 

 

 그렇다.

 얼마전 철희랑 시외 카페에 갔을 때 커피를 마시자고 했더니

 "쓸데없이 뭘 마셔?"
 "카페 구경하고 싶어. 차도 마시고"
 "구경하려면 혼자 하고 와."
 "알았어. 그냥  집에 가."

 샐쭉해진 영숙이가 차에 타고 집에 가자고 했더니 눈치를 보던 철희가 차를 후진하다가 주차장 기둥을 받아서 차 뒤편이 우그러졌다.

 놀라서 내려 차 상태를 살피고 집으로 향했는데 둘다 기분이 안좋았다.

 철희는 차 뒷문이 망가져서 기분이 나빴고 영숙이는 어짜피 커피값은 영숙이가 내는데 마시지 않아서 기분이 나빴다.

 커피 마시고 좀 있다가 구영리 가서 샤브샤브로 저녁 먹은 다음 집에 오는 길에 사우나 하고 오면 딱 맞는 시간이다.

 몇일 동안 차를 맡겨서 출근 할 때 영숙이 차로 출근 시켜 주었다.

 요양원에 계시는 어머니 면회 간다고 점심때 회사로 데리러 가서 점심을 먹으러 가면서 터졌다.

 "니가 기분 나쁜 얼굴을 해서 내가 당황해서 부딪혔잖아"

 

 "내 탓이지. 잘한 건 자기 탓이고 잘 못된건 내탓이지. 안그래도 왜 내탓 안하는가 했어. 커피 마시고 저녁 먹고 사우나 갔다가 집에 오면 딱 맞는데."

 

 "쓸데 없이 커피는 뭐하러 마셔?" 

 

 "어짜피 커피 값도 내가 내는데."

 

 "누가 내든지. 쓸데없이 뭐하러 마시는데.".

 

 "그려. 커피 값 아끼려다 차 찌그러져서 고치느라 자차 수리 비용의 30프로인 30만원 물어 내니까 기분이 어때? 소탐대실이지."

 

 그렇게 찌그락 째그락하면서 점심을 먹는데 기분이 좋을리 없었다.

 

 

 

 몇일이 지나서 설명을 했다.

 

 '우리가 커피 숖에 가는 건 예전에는 모두들 사랑방으로 먹을 거 가져가서 먹고 놀고 했는데 지금은 집으로 가지 않고 카페로 가는 거지."

 

 그런 다음 드라이브겸 정자로 차를 마시러 가는데 철희가 말했다.

 

 '커피 숖에 가도 좋고 사서 차안에서 마셔도 좋아.'

 

 혼자서 영숙이가 한 말을 생각해보았나 보다.

 

 

 

 오늘 해월당에 가자고 하니까 처음에는 사람이 저렇게 줄서 있는데 ~ 그러더니 아무 말도 안하고 따라 온다.

 

 오늘 저녁은 해월당의 빵과 커피로 대신한다.

 

 때마다 챙겨 먹으면 배가 마구 나오기 때문이다.

 

 배 나오는 사이즈를 줄이려면 덜 먹는 수 밖에 없다.

 

 덜 먹는 일이 결코 쉽지가 않다.

 

 해월당 이층 창밖으로 바라보니 출렁다리에 사람들이 지나가지 않는다.

 

 6시가 지났나보다.

 

 "저 다리에 불이 켜지면 나가자."

 

 "여기서 나가면 일산 해수욕장 이끝에서 저끝까지 해변가를 갔다와요."

 

 

 

 해변가를 따라서 색스폰 연주하는데까지 갔다.

 

 예전에는 흐느적거리는 색스폰 소리를 정말 싫어 했었다.

 

 영숙이도 나이를 먹기는 먹는가보다.

 

 이제는 그렇게 색스폰 소리에 거부감을 못느끼는 것을 보면, 그렇다고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그냥 예전처럼 듣기 싫지는 않다는 것 뿐이다.

 

 좀 앉아서 듣고 있는데 색스폰 소리가 끝나니까 박수를 치는 철희를 바라보았다.

 

 

 

 다시 바닷가를 걸었다.

 

 불꽃이 여기 저기 팡팡 터진다.

 

 불꽃을 바라보다가 눈에 화약재가 날아 들어갔다.

 

 '방어진에서는 차박을 한번도 못했네.'

 

 모래를 탈탈 털고 차를 타러 갔다.

 

 이렇게 걸었는데도 오늘 걸음수는 6천보가 안된다.

 

 돌아오면서 철희한테 감사했다.

 

 

 

 "좋아하지도 않는데 해월당에 가서 같이 빵도 먹고 커피도 마셔줘서 고마워." 

 

 "일산해수욕장 바닷가를 같이 걸어줘서 고마워."

 

 "색스폰 같이 들어줘서 고마워."   

 

 

 

 일산해수욕장 도착하기 전에 오래 전 자주 다녔었던 한마음 회관을 들렸었다. 

 그동안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해서 들린 것이다.

 

 

 

 93년도인가?

 

 정주영회장이 살아계실 때다.

 

 정주영 회장님은 돈도 잘 버셨지만 또 잘 쓰실 줄도 아는 분이었다.

 

 울산에는 문화 시설이나 아이들이 가서 놀만한 곳이 전무한 상태였다.

 

 키즈카페가 생기기 이전이다.

 

 아이들을 위한 과학과 놀이시설이 있어서 얼마든지 좋은 시간을 보낼 수가 있었다.

 

 어른들은 좋은 영화도 관람할 수 있었다.

 

 아점 먹고 도착해서 각종 과학적인 놀이를 하고 이리 저리 둘러보고 식당에 가면 맛있는 짜장면이 또 그렇게 가격이 착했었다.

 

 동구에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울산에 사는 모든 어린이들이 모여 들었었다.

 

 넓은 앞마당에는 바닥에 자리를 깔고 어른들이 아는 이들끼리 둘러 앉아서

아이들 노는 모습을 지켜 보고 있었다.

 

 

 

 오늘은?

 

 아무도 없는 좁아터진 마당에 경비가 쫓아와서 울타리 넘지 말라고 강경한 목소리로 소리치고, 건물 안에 들어가니까 안내실에 앉아 있던 여직원이 쫓아와서 무섭게 몰아낸다.

 

 사람이 모여야 일이 되어도 일이 된다.

 

 사람이 떠난 곳은?   

 

 

 

 우리는 무엇을 위해 돈을 벌까?

 

 앞으로 아이들이 없는 세상이란?

 

 우리가 해야 할일은?

 

 다음 세대를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분명히 해법이 있을텐데 우리가 못찾고 있을 뿐이고 실천을 못하고 있을

뿐이다.

 

 세계 최빈국에서 지금 이자리까지 달려온 세대가 아닌가?

 

 지금 우리나라는 단군이래 제일 잘 사는 나라라고 한다.

 

 

 

 분명히 더 좋은 길로, 행복한 길로 갈 수 있는 길을 찾아 낼 것이다. .

 

일산해수욕장에서 바라본 출렁다리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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