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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또순이 최초의 기억.>
3살인가? 4살인가?
엄마가 앉아 있는 마루에 빨간 스웨터를 입고 서 있는 또순이는 마루 끝에 키가 겨우 닿아 있었다.
엄마는 빨간 고추를 다듬고 있었고 또순이도 앙증맞은 손을 뻗어서 빨갛게 익은 고추를 만지작거렸다.
"고추 만지면 맵다."
빨간색은 너무 예뻤고,
엄마도 만지고 있었고,
또 맵지 않았는지 아니면 맵다는 뜻을 몰랐던지 계속 만졌다.
어느 순간 눈이 따가웠고 손으로 문질렀더니 너무나 따가워서 울었다.
"봐라, 고추 만지면 맵다고 했지?"
' 이것이 맵다는 것이구나! 엄마 말을 들었어야 하는구나! '
어른이 되어서 엄마한테 그 이야기를 하였더니 그걸 기억하느냐고 놀라워하셨다.
<2. 개울가 빨래터>
날씨가 매우 추웠다.
또순이는 개울가 언덕에 빨간 스웨터를 입고 서 있었고 엄마는 빨래터에서 다른 엄마들 틈에 끼어 빨래를 하고 있었다.
" 엄마, 엄마, 집에 가자! "
" 춥지? "
" 추워, 추워, 집에 가! "
" 그러게 춥다고 따라오지 말고 집에 있으라고 했잖아! 집에서 아기 보고 있지! "
또순이는 손이 곱아서 언 손을 가슴 앞쪽에 모으고 엄마를 바라보고 있었다.
엄마는 빨갛게 된 손으로 하얀 기저귀를 돌로 만든 빨래판에 열심히 빨고 있었다.
기저귀에서 하얀 김이 올라가고 있었다.
개울물은 바닥에 모래가 보일 정도로 투명했고 그 투명한 물에 하얀 기저귀를 흔들다가 네모난 돌판에 올려놓고 빨래 방망이를 높이 들어 올렸다가 내려치면서 빨고 있었다.
<3. 아기 보기>
아기가 자고 있으니까,
옆집에 잠깐 다녀온다고,
엄마가 잘 보고 있으라고 하였다.
금방 온다고......
아기 얼굴을 오랫동안 들여다보고 있다가,
심심해서 얼굴을 살며시 만져 보았다.
볼도 만지고 머리카락도 만지고
그래도 아가는 잘 잤다.
한참 만지고 있는데 얼굴을 찡그리더니 갑자기 울기 시작하였다.
"아직 엄마가 안 왔는데, 금방 온다고 했는데."
아기는 멈출 생각이 없이 계속 울었다.
당황한 또순이는 엄마가 하듯이 가슴을 토닥여 주었는데도 더 크게 울었다.
아가를 무릎 위에 올려놓고 흔들었다.
갑자기 방문이 열리면서 엄마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 아직 너무 어려서 그렇게 하면 안 돼! 고개가 꺾여서 안돼! "
" 아기가 너무 울잖아! "
" 배고픈가 보다! "
엄마가 안고 젖을 물리니까 금방 울음을 그쳤고 또순이는 안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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