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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 탐구 생활/어린시절 이야기

by by ~ 코리안 타임

by 영숙이 2024.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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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by ~ 코리안 타임 >    

 

 민이랑 경아랑 여고 2학년 때 만났다.

 여고 시절 같은 반이었던 민이랑 친해져서 민이랑 친한 경아하고 같은 동네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세사람은 함께 어울렸다.

 두사람은 jinnssam과 결이 달랐다. 결이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에 대한 호기심으로 친해졌는지도 모른다.
 곱게 곱게 고명딸로 자란 민이와 품격있고 여자여자스러운 온화한 경아가 좋아서 만났고 그애들은 jinnssam이 언니 같아서? 만났을지 모른다.

 2학년 때부터 학교에서 우열반을 갈랐는데 그때부터 정신차려 공부한 jinnssam이 열등반에서 늘 1등을 하니까 같은반이었던 민이가 공부를 좀한다는 이유로 가까이 했을까?
  
 jinnssam에게는 다양한 친구가 있었지만 이 애들과 친해진 다음부터는 집도 같은 방향이어서 늘 함께 했었던 것 같다.
 덕분에 고만 고만한 그애들 친구들하고 나중에는 계중까지 만들었으니까.
 다들 민이와 경아처럼 귀여운 아이들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예비고사를 떨어진 민이는 재수를 하였다.

 충남대학교 간호학과를 떨어진 jinnssam은 홍명상가에서 새옷을 사입고 경아를 찾아갔다. 

 새옷을 입은 것을 보여 주기 위해서였는데  경아는 간호대학교 원서를 썼다고 했다.

 경아로부터 아직 접수중이라는 소리를 듣고 다음날 엄마한테 경아한테 들은 원서비를 달라고 해서 충남여고 교무실을 찾아갔다.

 접수 마지막 날이었다.

 학교에는 일직하는 선생님이 계셨는데 아이들이 몇명 있었고 명함사진을 들고간 jinnssam의 원서를 써주셨다.

 

 마르고 키가 큰 수학선생님이셨는데 2학년 때 어떤 선생님이 때렸다고 엄마를 모시고 왔는데 수학선생님이 나오셔서 때린 선생님 대신 엄마를 만나셨다.

 그때도 밤 10시까지 자율학습을 하던 때였는데 밤 늦게 학교 이층 계단에서 공부를 마치고 내려오고 있었다.

 학교 현관이 불을 다 꺼서 캄캄했었다.

 신발을 내려놓고 신으려 하는데 뒤에서 누군가 말을 했다.

 "너 왜 물어보는데 대답을 안해?"

 "네? 몰랐어요."

 등치가 큰 선생님이 당직중이셨는데 학교를 돌아보다가 이층에서 내려오는 것을 보고 물었었는가 부다.

 "애들 다 내려왔니?"

 공부에 빠져 있던 jinnssam은 다른 애들한테 물어보는가 부다 생각하고 아무말없이 현관으로 나갔던 것이다.

 갑자기 선생님의 손이 날아왔다.

 그자리에서 쓰러져서 학교가 떠나갈 듯이 미친듯이 큰소리로 울었다.

 "아악 ~ 몰랐어요. 선생님이 저한테 물었는지 몰랐다고요. 엉. 엉. 엉."

 

 그때 교무실에서 나와 보신 선생님이 당직 중이셨던 수학선생님이셨다.

 "왜 그래?"
 "선생님이 대답안했다고 마구 때려요."
 때린 선생님은 놀라서 그자리에 망부석처럼 서있다가 교무실로 들어갔다.

 "여기서 조금만 기다려. 나하고 집에 같이 가자."

 선생님하고 다른 아이들과 함께 학교를 나와서 걷고 있는데 비가 왔다.

 샘이 가지고 있던 우산을 펴서 말했다.

 "이 우산 쓰고 집에 가."

 "아니요. 괜찮아요. 선생님 쓰고 가셔요. 저는 이쪽으로 가요. 선생님 안녕히 가셔요."

 선생님 딸은 우리와 같은 학년 이었었다.

 홈빡 비를 철철 맞고 집에 돌어와서 문간방에서 밤새 울었다.

 엄마가 왜 그러냐고 물어서 샘이 때린 이야기를 했더니 엄마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학교를 다 찾아오신 것이다.

 

 그렇게 원서를 접수하고 같은 반 짝지였던 아이한테 전화를 했다.

 "간호대학 원서를 썼는데 시험과목에 생물이 있어서 혹시 생물 참고서 좀 빌려줄래?"
 그렇게 생물 참고서를 그애가 사는 동네 종점에서 받아서 집에 와서 공부를 했는데 두꺼운 생물 참고서가 아니라 얇은 요약본이었다.

 핵심만 요약한 요약 정리본이었는데 딱 일주일 남은 기간 동안에 공부하기에 알맞은 내용이었다.

 거기에는 충남대학교 간호학과 생물 시험에 나왔었던 문제가 다 나와 있었다.

 서술형은 손도 못댔기 때문에 떨어졌는데 생물 요약본에 다 나와 있었다.

 서술형으로 나올 만한 문제라서 또 떨어졌기 때문에 외웠다.

 

 그렇게 일주일 공부하고 시험을 쳤는데 공부했던 내용이 그대로 다 나와 있었다.

 영어와 수학에서 밀렸지만 국어와 생물로 충분히 만회가 되었는지 간호대학교에 합격했는데 경아는 떨어졌다. 

 경아는 은행원 출신이었던 엄마가 힘을 써서 충남 은행에 입사를 했다.

 재수를 하는 경아와 학생이었던 jinnssam은 거의 날마다 만나서 대전 시내 레스토랑을 기웃 거렸다.
 날마다 만나다 보니까 항상 만나기로 한 시간보다 30분이나 40분 늦게 만났다.

 

 전형적인 코리안 타임.

 전화가 와서 약속을 하면 만나기로 한 시간부터 준비를 시작해서 시내에서 만나면 딱 40분 정도 늦었다.
 그때 유행했었던 코리안 타임인 것이다.

 한번은 만나기로 한 시간에 맞춰서 나왔더니 다방에 사람이 아무도 없고 디제이만 음악을 틀어주고 있었다.

 끊임없이 틀어준 음악이

 "지금은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다음에 또 만나요. "

 기분이 좋지 않았다.

 40분이 지난 다음 나온 민아는 미장원에서 예쁘게 다듬은 머리에 선그라스를 뽀얀 얼굴에 쓰고는 안경테를 들썩 거리면서 말했다.

 "너 passion 별루야. 그정도 애들은 얼마든지 있어."

  대학시절 유일하게 만나고 헤어진 passion이다.

  경아가 질투해서 그런 것을 알았다면 좀더 passion에게 적극적이었을까?
  이야기가 옆으로 샛는데 코리안 타임 ~ 지금은 있을 수 없는 시간 개념이다.

  19살부터 23살까지 민아를 계속 만났었다.
  그리고 그렇게 길들여진 습관을 고치지 못한 것 같다.

 평생 코리안 타임에서 벗어나지를 못한 것 같다.

학교도 1분전.
누구를 만나도 코리안 타임으로 만났다가 혼이 나면 다음부터는 시간을 지켰지만 아슬아슬 지킨다.
혼나지 않을 자리는 지각을 하는 지각 대장.

평생 못벗어났다.

그렇다고 약속을 어기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시간을 철저히 지키지 못한 것.

왜 시간을 못지킬까를 따져보면 가장 큰 원인은 게을러서 일 것이다.
또 굳이 원인을 따지자면 아가씨 시절 친구를 날마다 코리안 타임으로 만난 것도 하나의 원인이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귀여운 친구들 민이와 경이는 어떻게 됐을까?
잘모른다.
대충 경이는 대학 2학년 때 민이가 같은 학교 선배를 소개시켜 주었는데 연애를 하다가 우리가 3학년 때 미국 유학을 간다는 남자 친구 따라서 미국에를 갔다.
이후에는 소식을 모른다.

민이는 재수할 때 미술 공부를 해서 미술학과로 진학했다.
그때는 예체능은 예비고사 면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조소를 전공했는데 조각상을 몇개나 만들었는지는 모르겠다.
졸업작품은 본 것 같다.
그랬으니까 졸업했을 것이다.
창작과는 상관없이 간판이 필요했으니까.  

졸업 후에 아버지가 교장 선생님으로 계시는 초등학교에서 임시 미술교사를 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언제나 집 밖으로 나올 때면 근처 미장원에 가서 머리 손질을 받던 민이.

뽀얗고 동그스럼한 얼굴에 낮에도 선그라스 비슷한 것을 썼었던 민이는 중매로 결혼을 했다.

상대는 대덕연구단지 연구원인 줄 알았는데 수자원공사 직원이었다고 한다.
좋은 직업에 키 크고 잘생긴 잘사는 집 둘째아들을 만나서 친정에서 그랬던 것 처럼 평생을 사랑받고 잘살았던 것 같다.

얼마전에 동창회를 통해 우연히 연락이 되어서 통화를 한번 했었다.

보내온 사진을 보니 지금도 거의 아가씨 때 모습 그대로였다.

여전히 일주일에 한번 맛사지를 하고 미장원을 가고 ~
여전히 귀엽고, 여전히 사랑스럽고,
그렇게 평생을 살아간 것 같다.

딸, 딸, 아들의 1남 2녀를 두었는데 잘키워서 다들 좋은 직업을 가지고 잘 산다고 짧은 통화시간 자랑스럽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좋은 일이다.

여고시절 친구들은 서로의 삶에 큰 영향력을 발휘한 것 같다.

 jinnssam은?
코리안 타임의 휴유증?
아니면 게으름의 표시?
여전히 약속 시간을 잘 못지키고 살고 있다.

지금은 모두들 시간을 칼같이 지키고 산다.
시간이 돈이 되는 시절을 살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시간이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의 시간도 소중하기 때문이다.

코리안 타임 ~ 옛시절의 유산이 되었다.

 by by 코리안 타임.

 

 카페에서 이글을 쓰고 나오는데 마트에서 군고구마를 팔고 있었다. 

 우리 세대는 군고구마에서 절대로 벗어날 수가 없다.

 한봉지 사들고 대봉감 홍시 2개를 사서 집으로 천천히 걸어가고 있는데 가끔 지나가다가 들여다보는 공인중개소 문이 열려 있었다.

 들여다보니 사장님이 계셨다.

 "사장님. 군고구마 사왔는데 한개 드셔요."

 사장님이 군고구마 먹는 사이에도 계속 전화가 걸려온다.

 아파트 방문 약속을 하는데 10분 단위로 한다.

 "11시에 외출한다고요? 그럼 10시 50분에 그 라인 일층에서 만나요."

 

 시간이 돈이 되는 시절이라서 코리안 타임이라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

 

 2024년

 by by ~ 코리안 타임

 지금까지 살던 대로 사는 것이 아니고 새로운 습관을?

 

 이렇게 티스토리를 쓰다보면  "은혜"라는  찬양이 저절로 떠오른다.

 

 내가 누려왔던 모든 것들이  내가  지나왔던 모든 시간이 내가 걸어왔던 모든 순간이

당연한 것 아니라 은혜였소.

 아침해가 뜨고 저녁의 노을 봄의 꽃 향기와 가을의 열매 변하는 계절의 모든 순간이

당연한 것 아니라 은혜였소.

 모든 것이 은혜 은혜 은혜 한없는 은혜 내 삶에 당연한 것 하나도 없었던 것을

모든 것이 은혜 은혜였소.

 

 내가 이땅에 태어나 사는 것 어린아이 시절과 지금까지 숨을 쉬며 살며 꿈을 꾸는 삶

당연한 것 아니라 은혜였소.

 내가 하나님의 자녀로 살며 오늘 찬양하고 예배하는 삶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축복이

당연한 것 아니라 은혜였소.

 모든 것이 은혜 은혜였소

 모든 것이 은혜 은혜였소.

 

 이런 복음송을 어떻게 만들었을까?

 분명히 사람이 만들었을텐데 어떻게 이렇게 만들었을까?

 정말 신기하다.

 

 돌아보면 은혜 아닌 것이 없다.

 천주교 성당 마당에서 울면서 작은 마리아 상에 있는 이끼를 손수건으로 닦으면서

 "집에 들어가게 해주세요."

 집에 갔을 때 집안이 환했던 일.

 

 초등학교 4학년 때 크리스마스 선물 받으러 산꼭대기 교회에 갔었던 일.

 못받아서 일요일 날 받으려고 교회 예배에 참석했을 때 교회 벽에 쓰여 있었던 성경귀절.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마태복음 7: 7 - 8) "

 예배 도중에 목사님이 갑자기 설교하던 내용을 멈추고 모르겠다 하면서 하시던 말씀이   "구하라는 것은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을 말합니다."

 아 ~ 하 하나님께 기도하면 구해지는구나 하고 깨닫게 된 일 

 

 얼마 전에 기독교 달력을 받았는데 말씀이 하나도 써 있지 않았다.

 일반 세상 달력과 다름이 없어서 바로 재활용을 했다.

 성령 말씀은 우리의 눈과 귀를 열어준다.

 

 살아온 발자취를 뒤돌아보면 순간 순간 하나님의 은혜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없다.

 교사가 된 것도 다 jinnssam이 똑똑해서 인줄 알았더니

 우연히 이루어진줄 알았더니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믿던지 말던지

 ~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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