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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관련/경제

원룸 이야기 - 누수

by 영숙이 2021.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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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정 엄마를 만나서 동생들과 옥천군 마암리 상정말을 다녀오고 그길로 양산군 누교리 큰집까지 다녀왔다.

 양산면 누교리를 나오면서 심천에 있는 올갱이 국 집에 가서 저녁으로 올갱이 국을 먹었다.

 

 저녁까지 잘 먹고 너무 피곤해서 엄마의 시장보기는 내일 보기로 하고 친정에서 하루저녁 자기로 하였다.

 처음 결혼했을 때에는 친정이 있는 대전에만 와도 눈물이 핑돌고는 했었다. 그건 마치 엄마를 만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아, 대전이네.'

 

 전화를 자주 하고 싶었을 때에는 전화가 없어서 그 후에는 바빠서 이래저래 전화는 자주 못했었다.

 이즈음에는 시간도 있고 전화도 있는데 떨어져 지낸지가 40년이 다 되가니 또 전화가 안된다.

 전화도 자주 만나야 할말이 있는 것이다.

 

 친정 엄마를 만나러 와도 친정 엄마가 물건을 모으고 버리지 못해서 집안에 물건이 가득하여 치대기가 버거워 아침에 왔다가 저녁에 집으로 갔었다.

 요즘은 그래도 누울 자리는 만들어 놓으셨다.

 그렇게 만드는데 한달 동안 치우셨다고 한다.

 

 엄마랑 누워서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하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막 잠이 스물스물 다가오는 중이었는데 놀라서 전화를 받으려 하니까 울린지 오래 됐는지 끊어진다.

 확인해 보니까 원룸 201호 전화다.

 

 아까 낮에 돌아 다닐 때 천정에서 물이 한방울씩 떨어진다고 전화가 왔었다.   집에 문제가 생기면 봐주시는 집사님에게 메세지를 넣고 안보실 것 같아서 바로 전화를 했었다.

 301호에도 메세지를 넣었다.

 

 - 안녕하셔요? 잘지내고 계시지요? 다름이 아니오라  201호 천정에서 물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누수하시는 분이 연락하시면 협조 부탁드립니다. -

 - 저녁에 연락드리겠습니다. 지금은 바빠서요. -

 

 밤 12시였지만 얼릉 전화를 했더니 큰일이 생겼다. 

 301호에 전화를 했다.

 전화한 내용을 전하려고 누수 수리 집사님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전화를 받지 않으셨다.

 

 -늦은 밤에 전화 죄송합니다.

 201호에서 급히 전화가 왔습니다.

 천정 전체에서 물이 떨어진다고요.

 그래서 301호에 전화해서 물어보니까 베란다 세탁기 파이프 이야기를 하면서 물이 쏱아진다고 하여 수도 파이프 물을 잠그라하고 수도 계량기를 잠그라 하였습니다.

 201호에서는 언제든지 좋으니까 연락하시고 빨리 와주셨으면 하네요.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전화를 안받으셔서 일단 메세지를 보내 놓습니다.

 메세지 보시면 즉시 201호에 전화 부탁드립니다. -

 

 전화가 와서 내일 아침 약속 시간을 잡아서 메세지로 넣어 달라고 하여서 전화를 해서 약속 시간을 잡아 메세지에 써서 보냈다.

 

 -누수 수리하시는 분과 201호에 내일 아침 8시로 약속을 잡았습니다. 속히 안정을 찾도록 애쓰겠습니다. -

 

 누수 수리하시는 집사님에게도 메세지를 보냈다. .

 

 -아침 8시에 오시면 된답니다. 여러가지로 신세 많이집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걱정마시고 편히 쉬세요.-

 

 다음 날 오후 수리가 다 되었다고 전화가 왔다.

 

 - 수리 끝냈습니다. 물기가 마르는데 하루 이틀 걸린다고 합니다. 여러가지로 마음 고생하셔서 3월 월세에서 5만원을 빼드리겠습니다. 빼고 입금하셔요. 감사합니다. -

 - 네 ~ 감사합니다. -

 

 관리비, 수도세, 인터넷, 유선방송비를 안받는다.
월세 20만원에서 5만원 빼면 15만원이다.

 아는 사람이 말했다.

 

 '이제 원룸은 끝났어.'

 

 그때문에 한동안 마음
고생을 했다.

 깊이 묵상하는 중에 떠오른 생각.

 힘든 사람들도 좋은 집이 필요하다.

 

  '힘든 사람에게 살기 좋은 집을 저렴하게 빌려준다면 그거야말로 좋은 일이 아닌
가?' 

 

 한밤중에 이리 저리 전화
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 보시
던 친정 엄마는 많이 놀라
셨나 부다.

 

 - 남의 돈 먹는게 절대로 쉽지 않아요. 엄마. 별일이 다 있어요.-

 

 "한번은 동유럽 갔는데 난리가 난거야.

 전화가 안되어서 톡으로 연락 한다면서 연락이 와 있더라구. 

 톡으로 남편한테 연락했는데 전기가 안들어와서 집집마다 커다란 손전등 넣어주고 해결하느라 고생했더라구. 

 여행에서 돌아와서 수리하느라 돈 엄청 깨졌어.

 일낸 호실에 이사비용 줄테니까 이사해야 겠다니까 집이 마음에 든다면서 이사 안간다는거야.

 멀쩡한 집을 그렇게 만들었으면 수리비 다 내놔야 하는데 월세 안받을 테니까 이사비 줄때 그냥 이사 하셔요.

 그때서야 이사 간다고 하더라구."

 "남자 동창생이라면서 데리고 다니면서 이유없이 괴롭히는 공인중개사도 있어. 하두 힘들게 해서 한번 찾아가서"

 -이유없이 저 괴롭히면 나 믿는 하나님이 대신 갚아 줄 것입니다.-

 그랬더니

 - 소름이 쫙 끼치네. -

 "그러더니 그때서부터 얼씬도 안하더라."

 그동안 있었던 이런 저런 일들을 이야기 하다가 어느새 잠이 들었다.

 살기 힘든 분들이 앞으로 관리비만 내고 살 수 있도록 깨끗하고 좋은 원룸을 공급할 수 있는 그날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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