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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차 이야기

영혼의 닻을 찾아서 2023. 1. 2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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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차 이야기> .

이미 불합격이 떨어졌다.

마후라에 붙어 있는 엔진오일과 휘발류가 섞여있는 찌꺼기를 제거해주는 업체에 가서 10만원을 주고 손질해서 다시 검사를 받았으면 모를까.

이미 불합격을 받았으니 소용이 없다

헤어질 준비를 해야한다.

기름을 5만원어치 넣었는데 휘발유가 경유보다 싸서 최근에는 기름값이 많이 떨어져서 거의 3칸을 체웠다.
아직 한칸밖에 안썼는데 기름 다 닳을 때까지 돌아다녀야겠다.

뒤트렁크에는 페인트 칠하기 위한 도구와 이런 저런 셀프 인테리어를 하기 위한 물건들이 가득 들어있다.
청소도구도 있고 ~
다 어디다 가져다 놓을까나
일단 안보이는 앞베란다 한옆에 두었다가 하나씩 정리해야한다.(잔소리 들을 각 나옴)

불랙박스도 떼어내고 네비도 철거해야 한다.

차안에 이런 저런 것들 ~ 선그라스도 챙기고 주차비 넣어두는 지갑도 챙겨야 한다.
지갑 안가지고 다닌지 20년인데 주차비 넣어두는 지갑은 차안에 두고 다닌다.

기름을 다음 주 안으로 다 닳게 하려면 어디를 다녀와야하나?

아직 차를 바꿀 생각을 하지 않아서 차 구입이 막연하다.

철희네 회사에 같은 사무실 친구가 10년된 아이 30을 판다고 하는데?
엔진은 3년 전에 무상으로 교체 되었다고 하는데 엔진이 3년 되었다 하더라도 이런 저런 부속들은 교체아우성을 칠 것이다.

10년 된 그랜저를 13년 타본 사람의 경험이다.

비싸서 손도 못대는 차가 아니라면 중고로 사고 싶지 않다.

비싼 차는 비싼 이유가 있다.

소형차를 사려면 새차로 사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몰고 다녔던 그랜저는 딱 jinnssam이 원하던 차다.

그렇다고 또 똑같은 10년 된 그랜저를 사고 싶지는 않다.

그랜저는 한번 타봤으니 다른 차를 타고 싶다.

뷰맛집 카페도 아주 맘에 들지 않는 이상 두번 가고 싶지 않은데 하물며 13년 몰았던 차를 또 똑같은 차를 몬다는 것은 좀 그렇다.

자동차 검사소에 불합격 낸 이가 말해준다.

"요즘 오래된 차를 폐차 시키라고 난리를 치니까 이렇게 오염도 초과 되거든요. 차 바꾸
세요."
"자동차 검사 기간이 다음달 5일까지니까 그때까지 폐차 하셔요."
"차없으면 불편하니까 3월 5일까지는 과태료가 4만원 나오니 그때까지 타면서 중고차를 구입하셔요. 택시비보다는 과태료가 싸잖아요."
"자동차 서비스센타 가는데 벌써 택시비 14500원썼어요."

처음보다는 조금은 덜 슬프다.

지금은 어떻게 다음 차를 구입해야 할지 궁리한다.

어떤 차를?
어떻게?
누구에게?

그래도 좀 더 탈 수 있는데 ~
많이 타지도 않는데 ~
좀더 탈 수도 있는데 ~

영화 "정이" 예고를 넷플릭스에서 보았다.
시간이 나면 영화를 봐야겠다.

자동차보다는 좀더 인간적인 면모에 가까운 로봇영화로 알고 있다.

10여년 이상을 함께 한 자동차에 이렇게 미련을 못버리고 어쩌구 저쩌구 ~
로봇에 대한 남다른 감정이 생길 수도 있겠다.

오늘은 토요일이라서 정자 바닷가로 나왔다.
오랫만에 횟집을 찾아서 상추와 씻은 김치로 회를 잔뜩 먹었다.
배가 부르니 근처 바닷가를 돌아다니려니 너무 추웠다.

"그냥 카페 가자."

전망좋은 바닷가 카페를 찾아서 들어왔는데 로봇이 커피를 만들어 주는 카페였다.

ㅎㅎㅎ
로봇카페라니 ~
커피와 케익 주문도 카오스로 한다.
주문하는 방법을 자세히 읽고 써 있는 대로 주문하였는데
신기하다.

커피를 만들어 주는 기계도 오랫동안 함께 하면 정이 들려나?
오래 되어서 낡고 쓸모없게 되어 폐기 할 때면 많이 슬퍼지려나?

jinnssam이 별난 건가?
어쨌든 영원토록 타고 다닐 수는 없을 테니까
또 가솔린 차는 앞으로 10년이고 이후에는 전기차를 타야한다고 한다.

"10년 지나면 운전도 못혀."
"그런 소리 말어. 10년 지나면 자율주행차가 나와서 운전석에 앉아 '정자로 데려다 줘.' 그러면 차가 혼자 데려다 주는데 뭘."

이제 폐차 하는게 기정 사실화 되었다.
jinnssam의 마음 속에서.

당분간 차 없이 지낸다면 ?
생각만 해도 불편할 것 같다.
돌아다니는 거 좋아하는 사람이 차없이?

지금 있는 카페는 정자와 주전 사이에 있는 뷰맛집 카페다.

푸른 파도가 넘실 거리는 바다를 보트 한대가 지나가고 있다.
바로 앞에 캠핑
장소가 있는데 캠핑카가 구비 되어 있는 곳은 오래전에 예약해야 들어 갈 수 있는 곳이고 그 옆은 일찍 자리만 잡으면 최고의 뷰가 보장된 캠핑 장소다.
여름에 바닷가를 걸어 다니다 와본 장소다.

파도가 잠잠해지기는 했나부다.
갈매기가 길고 하얀 날개를 펼치고 쌍을 이뤄 날아 다니다.

로봇이 만든 커피?
jinnssam은 맛이 별루던데 철희는 괜찮네 ~
사람 정성 조미료가
빠져서 조금은 헛헛한 기분이 드는데 ~
역시 jinnssam이 별난 성격인가?
아니면 외로움을 많이 타는 스타일인가?

생각해보니 집, 학교, 교회외에 제일 많이 있었던 곳이 자동차다.

너무나 힘들고 지쳐서 피곤하면 사람없는 공터에 차를 끌어다 놓고 의자를 뒤로 제낄 수 있는 데까지 제끼고 잠을 잤었던 적도 정말 많았다.

어디가서 고함이라도 치고 싶으면 볼륨을 있는데로 올리고 라듸오에서 흘러 나오는 복음송을 미친듯이 따라 했었던 일도 많다.

밖에서 들릴텐데
밖에서 말하는 사람들의 입모양을 보면서 모른 척 노래를 따라 했었다.

"밖에서 안들리는 줄 알고 부르는 것 같은데?"

드라이브를 좋아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마음이 힘들때면 다녀보지 않은 길을 달리기도 하고 외진 곳에 있는 멋진 카페를 찾아서 가기도 했었다.

중딩이 1학년들 전도한다고 여학생 2명 남학생 2명을 태우고 송도 가서 기차가 다니지 않는 기찻길을 걷고 샤브샤브를 먹었었다.

방어진으로 데려가서 공던지기 게임이나 미니카 타는 것도 하고 바닷가를 걷다가 부페에 가기도 했다.

부페에서 잔뜩 먹은 다음 디저트를 잔뜩 갖다 놓고 가위 바위 보해서 지는 사람 먹기 시합을 해서 아이들한테 소화제를 사먹이기도 했다.
잔뜩 먹고 영화보고 ~

참 많은 일과 추억을 잔뜩 쌓았던 나의 그랜저
나의 자동차
안녕.
바이바이 ~

헤어져도 슬퍼하지 말고
아쉬워 하지 말자.

우리는 최선을 다했어. .

자동차를 새차 뽑아서 잘돌보아도 20년 jinnssam처럼 제대로 못 돌보아도 23년.

그만하면 최선을 다한거야.
사요나라.

  지금까지 지내온 것 주의 크신 은혜라 한이 없는 주의 사랑 어찌 이루 말하랴.
자나 깨나 주의 손이 항상 살펴 주시니 모든 일이 주안에서 형통하게 하시네.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나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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