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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으름뱅이 한양상경기>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고 특성이 다르고 DNA가 다르고 살아온 습성도 다르고 환경도 다르다.
70억이 넘는 지구 인간들 중에서 똑같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
인간 복제가 어려운 것이 바로 이점이다.
만약 인간 복제를 한다면 그래서 똑같은 인간을 많이 만들어낸다면 그것처럼 희극 또는 비극이 없을 것이다.
JINNSSAM은 게으름뱅이다.
실제로 38년 11개월 동안 샘을 하면서도 9시에 출근할 때는 1초전.
인문계 고 출근할 때는 아침 자율학습과 아침 수업을 하지 않아서 9시 출근.
중학교 내려와서는 8시 30분인데 그 시간 맞추느라 진짜 힘들었다.
나중에는 그런 소리도 했다.
아침이 너무 힘들어서
"38년을 해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게 너무 힘드네."
"중학교 때부터 지각대장이더니 지금도 여전히 지각대장."
이제는 아침에 일찍 일어날 일 없어서 너무 좋다.
늦게 일어나서 어기적 어기적 해찰을 한다.
해찰를 하면서도 할건 다해야 하니 결국은 시간에 쫓기고 허덕 허덕 ~
오늘도 예외는 아니다.
대문 밖에 시간이 다돼서 나가려고 보니 세탁기에 빨래도 널어야 하고 방울 토마토도 씻어야하고 재활용도 해야한다.
이럭 저럭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대충 해놓고 왔다갔다 하면서 싸놓은 짐을 들고 아파트 문 앞에서 잠시 생각이란걸 했다.
'빼놓은거 없지 ~'
머리속 공백 ~ 안챙긴거 없군.
아파트 문을 가벼운 마음으로 콩 닫고 닫혔나 확인한 다음 아파트 시야에서 멀어졌다.
재활용에 음식쓰레기 버리는데 생각이 났다.
'핸드폰이 읎넹.
클났다.
핸드폰'
핸드폰이 없으면 아무 것도 못한다.
기차도 못타고 전화도 못하고 ~
으쨘댜 ~
다른 것은 다 없어도 핸드폰은 있어야하는 애물단지다.
나의 애물단지를 어떻게 챙겨 나오랴.
아파트 비번도 몰라
으짜지.
아파트 1층에 경비실에 가니 비어있다.
전화기처럼 생긴 걸 들고 번호를 마구 눌렀는데 먹통이다.
생각 ~
생각이라는 걸 하자.
으짤건가
생각
생각이란 걸 하자.
생각났다.
전화를 하자.
어디에?
철희한테 물어보자.
전화를 어디서 할까?
슈퍼가서 빌릴까?
쳐다보니 파란 공중전화 박스가 보인다.
돈이 있나?
가방을 뒤지고 보조가방을 뒤지고 돈이 있을리 없다.
어짜지?
100원만 달라고 해볼까?
슈퍼에 가서?
가만 생각해보니 어제 생일이라고서 챙겨받은 금일봉을 주머니에 넣은채 돌아다닌 것이 생각난다.
골드바라고 쓰여있는 금색 봉투.
ㅎ ~
돈이 있구마.
금색깔에 골드바라고 쓰인 편지봉투에서 오만원짜리를 꺼내 들고 슈퍼로 갔다.
입구에 들어서는 대로
아무거나 잡는다고 잡은 것이 75%짜리 드림 카카오.
75도 카카오 먹고 정신 차리자.
2500원 짜리를 사면서
오만원권을 내놓으니 난감한 표정을 하면서 이리저리 찾아서 잔돈을 맞춰준다.
100원짜리 다섯개가 생겼다.
신난당.
공중전화 박스에 가서 철희한테 전화를 했다.
"나 아파트에서 나왔는데 폰을 안가져 나왔어.
아파트 비번을 몰라
여기 공중전화야.
5분 후에 전화할께.
찾아봐."
5분 후에 전화하니까 번호를 여러개 알려준다.
아닌데 ~
번호를 읽다 보니까 생각이 난다.
으하하 ~
신난당 ~
문을 열고 폰을 찾아서 철희한테 전화를 했다.
"폰 들고 나왔어."
중학교에 있을 때 아이들이 폰을 압수당하면 울며 불며 폰을 달라고 했었다.
"아니 ~ 폰 중독이잖여 "
"폰이 그렇게 중요하냐?"
"네. 없으면 못살아아 ~~~ 요."
이제 폰이 없으면 못사는 세상이 된 것이다.
폰이 없으면 아무 것도 못한다.
그래서 나갈 때는 반드시 제일 늦게 폰을 챙기고 대문 밖을 나선다.
지금도 폰에다 티스토리를 쓰고 있다.
ㅋ ㅎ ㅎ
카카오를 여러개 먹으면서 택시를 타고 방문하기로 한 집에 2시간이나 늦게 도착했다.
허걱 ~
3시 쯤에 점심을 먹고 다 저녁에 판교에 있는 파충류 카페를 갔다.
나오니 벌써 8시 30분.
금요일.
수서에서 기차표가 있을리가 ~ .
택시를 잡아 타고 수서로 가면서 폰에 매진이라고 떠있는 기차 예매를 계속 들여다본다.
간혹 예약에 뜨지만 JINNSSAM이 누르면
'좌석이 없습니다'
로 나온다.
ㅋㅋㅋ
1999년 폰으로는 어림도 없다.
결국은 부산표를 띄우니 다 매진이다가 예약이 두어군데 뜬다.
재빨리 눌러서 밤 10시 기차를 잡았다.
결재 시간 전에 결재를 하고 혹여 울산가는 표가 있을까하여 매진 기차 예약을 노려본다.
기차 떠나기까지 계속 처다보는데 두어번 떴지만 예약 하기 전에 좌석이 없습니다로 뜬다.
옆에 있던 젊은 남자들이 예약표를 들여다보며 예약을 하더니 기차를 탄다.
으짤 수 없지.
입석에 아주머니가 앉아 있는 것을 보니 창구에서 혹시 입석표 끊나 물어볼 걸 그랬나?
기차가 떠나네.
이번에는 대구에서 울산가는 기차표를 끊어서 부산까지 가서 다시 되돌아오는 일이 없도록 조처를 취한다.
게으름뱅이에 비조직적이고 그때 그때마다 직관적으로 움직이는 JINNSSAM
오늘 하루도 수고했어.
잘놀구 기차타구 집에 가믄 됐지 뭐 ~
그나 저나 75%짜리 카카오를 넘 먹어서 두근두근에다 정신이 바짝 든다.
ㅎㅎㅎ
티스토리 쓰기에는 그만이넹.
오늘도 이렇게 감사함으로 감사의 문을 통과하여 감사의 궁정에 들어갑니다.
오늘 하루도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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