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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방기 호미곶 설왕설래

by 영숙이 2023.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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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기 방기 호미곶 설왕설래 >

 늦은 아침 신명횟집
으로 갔다
 

 12시 안된 시간이었
는데 자리가 없다.
 주방 안쪽 뒷방에 있는 마지막 남은 자리에 모둠회
중자를 시켜 숨도 안쉬고 맛있게 냠냠냠.
 마직막 남은 일점까지 다먹고 바다가 보이는 제방에 앉아 다리를 흔들 ~ 흔들 ~

 바다의 얼굴빛을 살핀다.

 천의 얼굴을 갖고 있는 바다.
 수없이 만나는 바다지만 같은 얼굴인 적이 없다.

 어쩌면 같은 얼굴인데 보는 jinnssam의 시선에 따라 달라지는걸까?

 오늘의 바다는 적당히 심술을 부린다.
 새초롬한 얼굴로 태평양일까? 아님 더 멀리? 서부터 다가와 하얗게 부서진다.

 먼길을 달려온 짙푸른 얼굴이 육지 가까이 다가와 연푸른 얼굴로 풀어지다가 하얗게 포말로 부서진다.

맛있는 점심과 바다.
적당한 바람과 햇볕.
감사하는 마음이 가득 고여온다

 바로 앞에서 바닷물로  들락이는 초등생을 바라보며 바닷물이  차가울까?
생각보다 미지근할까?

 내기하자. 들어가보자. 하면서 오랜만에 설왕설래하니까  좋다

 오후 시간에  무얼할까 ?
 호미곶 이야기가 나왔다
 아무런 생각이 없었는데 두사람의 의견이 그렇다면  남은  한사람은 당연히  따라야지.

 차를 타고 가는데 하늘빛이 수시로 바뀐다
 빗방울이 하나 둘 툭툭 떨어지더니 앞 유리창에 수백개가 떨어진다.
 ?
 갑자기 하늘이 개인다.

예수님을  만난후 첫번째 여름휴가를 떠났던 생각이 난다.
 그해는 유난히도 비가 많이 오고 물난
리가  많이  났었다.

 "네가 어디를 가던
지 비를 맞지않게
하겠다."

 머리속에  울림이 있었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우리가 앉아 있는 곳 바로 위의  하늘만 동그랗게 구멍이 난듯이 햇살이 비치고 있었다.

 동해안을 따라서 여행을 했었다.

 우리가 가는 곳은 비가 멈추거나 우리가 지나고 나면 비가 오던지 했었던 기억이 난다.
 유난히 비 피해가  많았던 그해에는 비를 피해 다녔는지 비가 멈추어 주었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비를 맞은 기억이 없다

  지금도 그 약속을  믿고 있다.

  어쩌다 비를 맞는 경우에도 믿는다.
  지금 같은 길을 가다보니까 그때의 상황이나 일들이 생각난다.

나정 고운모래 해수욕장에 도착.    
  500mm짜리 1인 1 제로콜라와 1인 1 과자를 사서  바닷가 벤치에  앉아 바시락 바시락 ~
 평소에  자재하던 과자라 더 맛있다.
  jinnssam은 여전히 콘칲을  바시락 바시락 ~ 콘칲보다 더 맛있는게 없어 ~ 왜글치?
 아점부터 넘 많이 먹어서 빵빵한 속을 콜라로 다스리고 디저트로 과자를 먹으면서 나정 고운 모래 해수욕장을 떠났다

 가다가 보니까 바닷가에 풀빌라가 잔뜩 지어진 좀 큰  동네가 나왔다.

 "저기  바닷가에  가보자아 ~"

 평상시 같으면 들어주지도 않았을텐데 jinnssam에게 오늘은 큰백이 있는지라 차를 돌려 마을길로 내려 간다
 길이 좁았다.
 바다로 나가는 길이 풀빌라로 꽉막혀서 차가 바닷가로 나갈 수 있는길이 보이지 않았다.

 
바닷가는 풀빌라들 차지 ~ 풀빌라를 찾아온 사람들이 몽땅 점령한 점령지.

 객꾼은 나가라? ~ 저절로 나갈 수 밖에 없는 길이었다.

 좁은 길을 나가다보니 점점 더 좁아진다.

 앞에도 같은 기종의 차가 못나가고 앞뒤로 밀었다 당겼다 하면서 끼깅거리고 있었다.

 

 우리는 후진하자.

 후진하다 보니까 또 그것도 만만찮다.

 좁은 골목길이 꼭 차를 긁어먹을 것 같아서 천천히 조금씩 후진한다.

 운전도 안하고 그냥 바라만 보는데도 진땀이 난다.

 jinnssam같으면 몇번이고 긁혀먹었을 길을 제대로 후진한다.

완전 스팩타클하게 후진해서 큰 도로로 나왔다.

 풀빌라?

 좋은데 너무 많이 짓는다.

 조금이라도 그럴듯한 풍경이 되는 곳에는 어디든지 시멘트 공그리를 쳐서 풍경을 가로막는다.

 풀빌라 사업을 하고 싶어했는데 계획을 변경해야겠다.

 너무 많이 짓는다.

 지어도 ~ 지어도 ~ 너무 많이 짓는다.

 세컨드 하우스도 필요없을 것 같다.

 남아 돌아서 텅텅 빌 것만 같다.

 관리비도 많이 들텐데 ~ 그냥 남아도는 작은 전원주택이나 아니면 작은 이동식 가건물만 해도 충분할 것 같다. 

 1년에 한두번 휴가때나 다녀올텐데 ~  휴가 때 1~2백 드는게 소유하느라 억대를 들여 땅사고 건물 짓고 관리해야 되고 관리할 인건비 들고 ㄴㄴㄴ

 그건 아닌 것 같다.

재작년 봄 쯤에 지나갔었던 길인데 그동안 참으로 많은 건물이 들어서 있었다.

 

 생각보다 먼길?

 오면서 여기 저기 들리는 해찰을 해서인가?

 꽤 시간이 걸려서 호미곶에 도착하였다.

 

 호미곶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바닷가로 나가는데 휴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정말 많다ᆞ

사람들이 다 어디갔나 했더니 다 여기 모여 있네.

 
아무 것도 없던 시골 어촌에 간절곶이 그랬던 것처럼 호미곶을 유명 관광지로 만든 것.

 해맞이 광장에 서서 호미곶의 상징인 손을 바라보니 손가락 끝마다 갈매기가 앉아 있다.

 

 "저 손가락 끝에 새겨 놓은 갈매기가 참 멋있네?"
 "새겨 놓은거 아니거든? 진짜 갈매기야."

 "아냐. 잘봐. 꼼짝안하고 붙어 있잖여. 조각한거 맞아."
 "참 아니라니까. 잘봐. 고개를 까딱까딱하잖여."
 "아닌데? 움직임이 전혀 없잖여. 고개를 까딱까딱하지도 않고 하나도 안움직이잖여."

 "아 ~ 참 가까이 가서 보자. 진짜 갈매기인가 ~ 아님 손가락 끝에 새겨놓은 갈매기인가."

 몰려든 사람들 뒤에 가서 섰다.

 참 이상도 하지.

 왜 이렇게 사람이 몰려드는 곳에 오는게 좋을까?

 사람이 몰려드는 곳을 싫어하면서도 또 사람이 한명도 오지 않은 곳은 가고 싶지 않다.

 참 알다가도 모를 사람의 심리다.

 소음을 싫어하면서도 소음이 1도 없는 곳에 가면 왠지 소외감 비슷한 적막감과 함께 외로움 비슷한 두려움이 공존하는 것과 같다. 

 그건 햇볕을 싫어하면서도 햇볕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인간의 본능과도 같은 것이리라.

 밤에는 밝은 빛을 싫어하는 동물인데 전깃불 없는 밤은 전깃불 있는 밤보다 더 힘들게 여겨지는 것과 같다.

 손바닥 가까이 가니 꼼짝 안하는 갈매기들 사이에 이리저리 고개를 움직이는 갈매기가 보인다.

 꼼짝 안하고 붙어 있던 갈매기들도 한번씩 손가락에서 떠난다.

 손가락 하나에 한마리의 갈매기만 앉을 수 있나부다.

 갈매기 떠난 자리가 비워져 있다가 또 갈매기가 그림처럼 앉아 있다.

 

 갈매기라는 둥 ~ 갈매기가 아닌 조각이라는 둥 ~ 설왕설래는 사실을 확인 후에 끝났다.

 조각이 아닌 살아있는 갈매기.

갈매기들은 사람들이 모여 들어 던져주는 먹이를 먹기 위하여 떼로 모여 들어 있었다.

 
바다 위에 호미곶은 정확한 좌표를 나타낸 곳까지 나무 데크가 만들어져 있다.

 
파도가 심한 날이다.

 나무 데크 아래로 하얀 포말을 물고 달려오는 파도가 보인다.

 파도는 돌틈 사이로 들어가면서 잦아지다가 바닷물 끄트머리 사람들이 모여 서 있는 곳까지 가서

 

 "철썩 ~ 철썩 ~ "

 

 온몸을 깨트리듯이 부딪쳐 소리를 낸다.

 근처에서 파도를 바라보던 아이들이 비명을 지른다.

 "처 ~ 얼 ~ 썩 ~ 꺄 ~ 악 꺄 ~ 악"

 아이들은 재미있는지 또다른 파도를 기다린다.

 벌써 흠뻑 젖은채 꺄 ~ ㄱ 꺄 ~ ㄱ

 어떤 아이는 비옷을 입고 파도에 적셔지는 재미를 벌고 있다.

 순간적으로 저기 가서 비옷을 팔아야겠네. ㅋㅋㅋ 아니 장사체질도 아닌데 왜 그런 생각이 드는겨. ~ 못말리는 jinnssam의 사고방식.

 좌표가 새겨져 있는 곳에 외국인 할머니와 외국인 남정네 2명이 들여다보면서 심각하게 뭔가를 읽으면서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아마도 호미곶의 좌표인듯 한데 jinnssam은 좌표를 읽거나 구경하는 것이 아니고 그 좌표를 읽고 구경하는 구경꾼을 구경한다.

 ㅋ ㅋ ㅋ

인증사진 찍고 돌아오는데 사람들이 갈매기에게 먹이를 준다.

 갈매기들은 주는 먹이를 먹어왔는지 익숙하게 받아먹는다.

 

 아까 지나쳐온 나정 고운모래 해수욕장에서 비둘기들이 다가오길레 주지 말라고 말하는데도 "싫어" 하고는 강냉이 티밥을 한개를 꺼내서 던져 주었다.

 하지 말라고 하면 꼭 하는 우길성의 발현 ㅋㅋㅋ.

 비둘기 한마리가 그걸 먹으려고 콕콕하다가 안찍어지니까 통채로 삼켜보려고 시도하다가 질식사의 위험이 느껴졌는지 뱉어 버린다.

 비둘기에게 과자 주지 말라고 말했던 남편이 또 그것을 집어서 발로 눌러 쪼개준다.

 비둘기가 다가와서 열심히 콕콕 쪼아먹었다.

 이번에는 바로 발 앞에서 쪼개 주었다.

 다가올까?

 다가와서 콕콕 쪼아먹는다.

 새들이 눈이 참 밝다.

 과자가 있는 것을 어떻게 알고 다가와서 쪼아 먹는걸까?

 냄새 맡고서?

 아니다.

 눈이 밝아서 먹이를 쪼아 먹는 것이다.
눈이 보배.
몸이 천냥이면 눈이 구백냥이란 소리는  괜히 나온게  아니다

꼬지용 긴 나무 막대 끝에 먹이를 찍어서 팔을 올리면 어느새 다가와 낚아채듯 입에 물고 날아간다.

 아기들도 아빠 품에 안겨 무서워하면서도 새우깡 한개를 손에 쥐고 팔을 올린다.

 갈매기가 재빠르게 다가와서 낚아채간다.

 아이는 무서워하면서도 재미 있어서 또 새우깡을 달라고 한다.

 아빠는 새우깡 하나를 들어서 아이 입에 하나 넣어 주고 하나는 아이 손에 들려준다.

 새우깡을 든 아이는 팔을 있는껏 들어올리고 있고 낮게 날면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갈매기가 다가와 재빠르게 낚아챈다.

 사람도 엄청 많이 모여들어 있지만 갈매기도 주위에 엄청 많이 모여 있었다.

나무 데크 한쪽으로는 쥐포를 구워파는 아주머니들이 줄을 서서 구워서 1장에 1000원이라고 적어놓고 팔고 있다.

 
차들이 다닐 수 있는 도로 한 옆으로 오토바이에 딸린 오픈형 기차 모형에 연인, 아이들, 어머니 아버지들을 태우고 치칙폭폭 소리는 안나지만 바닷가를 한바퀴 돈다.

 
마지막으로 찹쌀 국화빵.

 다 무사통과해도 찹쌀 국화빵은 이겨 낼 수가 없지.

 동해안에 속하는 정자 바닷가의 바닷물이 7,8월보다 미지근하다는 것은 증명하지 못했어도 호미곶의 해맞이 광장의 손가락 끝에 있는 갈매기는 조각으로 만든 갈매기가 아니라 살아서 날아다니는 갈매기라는 증명은 했다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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