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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 탐구 생활/편지글

편지글 25

by 영숙이 2020.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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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언니에게 

 

  편지 잘 받아 보았어요.  - 2번 -

  꾸준히 무언가 이루어 보려는 언니의 활력적인 모습이 보여 좋더군요.

  올해는 개나리도 덜 환하게 피었고 화단에 영산홍도 늦잠을 자는 것만 같군요.

  과거는 모두 아름다와 찬란한 것 같고 현재는 조급하여 내 마음이 바쁜지는 몰라도요.

  그래서 그런 생각이 드는지도 모르지요.

 

  언니

  오늘 아침엔 찬이씨하고 오는 덕분에 일찍 왔어요.

  평소보다 한 10분쯤.

  그런데도 그렇게 넉넉할 수가 없더군요.

  출근카드를 찍고 계단을 내려서는데 보랏빛 제비꽃이 너무도 이쁘게 향나무 밑 잔디에 묻어서 싱그러운 아침 햇살을 받아 자태를 마음껏 자랑하더군요.

  그 모습이 너무도 신선하고 미운 모습이 하나도 없어서 잔인하게도 세 자매를 꺾었어요.

  언니 생각을 하면서요.

  하나 보내 드립니다.

  그리고 언니가 그렇게도 힘주어  얘기하는 근로자 증권 저축을 하려고 서류를 얻어 왔어요. 동방증권에서요.

  부지런하게도 언니가 성급히 보내오긴 했지만 허사가 됐네요.

  증권회사에 가보니 조용한데다 노인층이라 나같이 젊은 사람은 어쩐지 이방인 같더군요.

  아직 계약은 안했는데 도장을 받았으니 다음 주에 ₩80.000원 정도 하려고 해요.

  언니가 편지마다 극성이니 숙이는 요즘 정신이 없는듯한 시간을 가졌어요.

  이제는 결정됐으니 더이상 언니가 권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나 나름대로 안정성있고 조심스러운 재산증식을 하겠어요.

  먼저 약간의 투자로 증투의 묘미와 자신감을 익힌 다음에 생각하기로 해요.

  언니의 폭넓은 시야로 길을 제시해 주어 증권투자를 하게 되면 그래도 많이 새 여성이 될 것 같다는 착각이 드는군요.

  겨울잠을 자지 않는 활력있는 여성, 삶을 적극적으로 리서 해가는 자신감 넘치는 여성이 되는 것만 같아요.

  언니가 아니면 이런 모습을 어떻게 그려낼 수 있었겠어요.

  언니가 자랑스럽군요.

  억척같은 우리 언니.

  근로자 증권 투자를 계약하는 대로 또 편지할테니 많이 지도해 주세요.

  사부. 헤헤.

  재형저축을 25일날 타는데 적립형 증권저축으로 맡겨도 30% 기본 이율을 보장한대요.

  언니도 잘 알겠지만.

 

  그런데 언니.

  사람은 욕심을 내면 힘들어지고 각박해지는 것 같아요.

  때론 유능해지는 것 같기도 하지만, 우리는 소박하게 우리의 최선을 정당하게 행사하여 이익을 취해야 해요.

  그리고 결코 물질의 노예가 되는 우리가 되지 말아야 해요.

  세상에 돈주고 살 수 없는 사랑을 결코 팔아 버려서는 안 돼요.(이상 목사님 흉내를 내봤음)

 

  동하 교육 말인데요.

  고명(?)하신 동생 사서님 고견으로는 너무 자유분망하게는 하지 말고 엄격한 모습도 때론 보여야 한다고요.

  그래서 내가 아무리 해도 "이런 것은 안되는구나." 하는 신성불가침이라고 할까요.

  절제을 배우게 해야죠.

  그래야 버릇이 없어지지 않고 일의 정도를 잘 파악하는 절도 있는 아이가 되지 않겠어요.

  그렇다고 때리는 건 저도 반대예요.

  아이들도 충분한 이성이 있기 때문에 그 이성에 호소하면 더욱 민주적으로 훌륭한 효과를 내지 않겠어요?

  그래도 안되면 정식으로 매를 들어야죠.

  어떤 이는 아이를 때리지 않고 자기 자신을 때린다고 하더만요.(그건 아이가 컸을 때 얘기겠죠. 그리고 섣불리 사용할 수 있겠어요. 나 자신이 그만큼 훌륭해야만 받아들일 것 같아요.)

 

  형부하고는 재미있게 잘 보내겠죠.

  주어진 환경, 조건 속에서 최대의 가치를 창출해낼 때 진정 값어치가 있겠죠.

  교회는 잘 다니겠죠.

  확실한 구원의 복음을 받아들이셔야 해요.

  이젠 젖먹이에서 소년기, 장년기로 자꾸 성장해야 된다고요.

  확실한 신앙의 기치 아래 삶은 반석 위의 집처럼 무너지지 않죠.

  그리고 오빠네를 위해서도 기도해요.

  참 원찬 씨 누님이 아프다고 얘기했나요.

  아 얘기한 것 같아요.

  기도 좀 해주세요.

  믿음의 동지들은 모일 수록 기도가 커지지요.

  그리고 힘이 되지요.

  한 씨는 잘 다니고 있어요.

  영업직을 하고 있어요.

  혹시 대전에서 차 산다고 하는 분 있으면 편지하세요.

  찬이 씨는 잘 되리라고 확신해요.

  누가 뭐래도 가장 큰 후원자요. 내조자가 될 작정입니다..

  그리고 그를 먼저 생각해주는 여인상이 되고 싶어요.

  잘되지는 않지만요.

  나에게 우리 가족과 원찬 씨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이고 소중한지 몰라요.

 

  매일매일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지 못했어요.

  이젠 주변에 잇는 것 하나하나부터 시작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기쁜 삶을 살겠어요.

  나를 인도하시는 우리 가족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확실한 증거에 감사하며 삽니다.

 

  언니가 얘기한 아버지 생신 제주도 여행요.

  가족 계돈이라고 했는데 얼 미도 안될 것 같아요.

  가족 계돈은 최소한 기본금 ₩50.000은 남겨야 특별한 경우를 위한 예비금이 되죠.

  지금 한 십만 원 정도밖에 안돼요.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우리 가족들 오빠네 언니네 생일부터 챙겨야 할 텐데 이번에 와서는 그런 것에 대한 시행일자 액수 등을 정하기로 해요.

  서로를 기억하면서 결속이 굳어지는 가족 얼마나 흐뭇해요.

  그래서 말인데요.

  제주도 여행비를 언니가 알아봐 줘요.

  그리곤 우리 3형제가 그 액수에 비례해 3 등분해서 1 등분씩 책임지기로 해요.

  언니는 부담스러우면 그 반만이라도 하면 나머지는 오빠가 하든지요.

  아니면 나라도 오빠한테도 편지해서 알리고요.

  엄마, 아버지는 안 물어봐도 좋아하실 거예요.

  정 안 가신다면 그 돈을 드리면 되고요.

  아마 비행기 왕복이 좋겠죠.

  떠날 때는 서울에서 돌아올 때는 부산을 들러서

  저녁 7시예요.

  집에 가서 저녁 먹고 싶은 마음에 빨리 가야겠군요.

  하나님께서 언니 부부를 잉꼬부부로 또 기쁘게 해 드리는 부부로 되게끔 인도하시길 기원합니다.

                               숙   88. 4. 22 추신 : 오늘 새로 편지 세 번째 쓰는 거임.

 

 

2. 언니에게

 

  탁구를 쳤더니 덥습니다.

  난로는 옆에서 열기를 토해내고 학생들은 왁자지껄 제 할 일에 모두들 분주히 떠들고 있습니다.

  미니스커트를 입었어요. 연아 것.

  노란 스웨터를 1900원짜리 사서 아침에 입고 보니까 은혜 옷 겨자색 미니 스커트가 있잖아요.

  이것저것 생각 않고 입었답니다.

  엄마가 기겁을 하여 춥다고 벗으라는데 그냥 학교로 왔어요.

 

  여러 가지로 갈등이 있었지만 복잡해 생각지 않고 현재의 상태에서 내 인생을 사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최선을 다한 주체적인 삶을 살겠어요.

  부분에 치우치지 않는 하나의 가치 있는 목적만 있어도 과감히 돌진하겠요.

  남들은 춥다고 하는데 난 하나도 춥지가 않아요.

  이냉 치냉으로 모든 걸 물리쳤나 봐요.

  인생을 즐겁고 유익하게 만끽한다는 건 잘못된 생각이 아니라 사려됩니다.

 

  내 나름대로 요즘엔 자신의 가치관을 바로 세우게 됐어요.

  사소한 혼란으로부터 굳건히 세워지는 토대가 마련되고 있습니다.

  일상의 갈등으로부터 자유되고 있습니다.

  복잡히 생각지 않고 쉽게 단순히 생각하는 거예요.

  왜냐면 복잡할 가치가 없기 때문이죠.

 

  언니.

  기존의 관념이나 틀에 박힌 획일화에 노예가 될 필요가 없죠.

  우리 주변의 의. 식. 주만 해도 말이에요.

  군중 속의 내가 아닌 내가 있는 군중.

 

  언니.

  오늘 아침 공기가 너무 상쾌해요.

  계속적인 언니의 편지 세례에 일면 기쁘고 또 부담(?)도 된답니다.

  자주 쓰지 못하니까요.

  무언가 흔적을 남긴다는 것은 자신에게 있어 굉장한 의미 내지는 보람을 느끼게 합니다.

  그런 면에서 언니는 한 가지 남다른 의미를 갖고 사는 거죠. 쓰는 걸로요.

 

  이제 막 내가 좋아하는 교내 아침 음악이 끝났군요.

  일하라는 신호와도 같은 거예요.

  파란 하늘 밑에 삼각형 붉은 벽돌로 뾰족하게 자리 잡은 건물 밑에 깔린 파아란 융단으로 둘러싸인 우리 학교는 참말 아늑하고 멋진 정경입니다.

 

  내게 있는 모든 것을 아낌없이 사랑하며 애정을 느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요즈음은 이전보다 더 기쁜 마음으로 살아요.

  모두를 완전히 이해하려 한답니다.

  이러다가 성녀(?)가 되지 않을까요(호호호)

  아니면 무기력자, 현실 타협자, 방관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도 있어요.

  하지만 모든 일들이 주 예수 안에서 은혜롭게, 완전하게 하시는 역사를 믿을 때 또한 모든 의심은 사라진답니다.

  그러길래 그런 의심들은 마귀가 유혹하며 좋아하는 것들이겠지요.

 

  연아도 민도 열심히 학교 다닙니다.

  요즈음 연아는 축제랍니다.

  그런데 그런 것들에 시큰둥한 것 같더군요.

  내가 그러지 말라고 했는데요.

  은혜가 알아서 하겠죠.

  오늘은 어부동에 고기 잡으러 간대요.

  맨날 바빠요.

 

  민이는 과거에 나의 모습이 자주 생각나게끔 착실하게 열심히 공부하고 있답니다.

  대조되게 생각나게요.

  후회도 되고요..

 

  축복을 받았어요.

  더욱 열심히 봉사해야 하고 기도해야겠어요.

 

  어젠 엄마와 아버지의 사소한 다툼(?)이 있었어요. 

  아버지가 땅을 샀어요.

  엄마는 돈도 없는데 빚져서 사는 게 무슨 소용이냐고요.

  대립되었죠.

  그리고선 금방 풀어졌답니다.

 

  너무 너무 피곤함.

  눈이 내리깔리다.

 

  PM 6시 5분에 정옥 만나기로 함.

  그만 적겠음

 

  하나님 언니와 형부 동하에게 건강을 주시고 세상 복의 일부분이라도 충실하게 누릴 수 있는 여건을 허락하소서.

  많이 많이 이뻐해 주세요.

  그들의 사랑이 주님을 감동시키게 하소서.

  서로가 이타적이게 도우소서.

  이 순간 믿음으로 확신합니다. 월급 탔어요. 88. 5월 13일 쫑숙이.

 

 

3. 보고 싶은 언니에게

 

  가을이 왔어요.

 

  숙이 책상 앞에는 억새풀이라고도 하는, 강아지풀 엄마라고도 하는, 지량이라고도 하는 ㅡ 내 생각에는 강아지 풀 엄마 같은 모양이에요. ㅡ

  가장 자신 있게 얘기하는 분에 의하면 '지량'이 맞나 봐요.

  ㅡ 옛적에 시골길이 나 있는 부분에 이 풀을(강아지 풀처럼 줄기가 있으며 털이 보송보송하다 ㅡ 키는 큼) 묶어 놓으면 끊어지지 않아 사람들을 넘어 뜨리는데, 개구쟁이 아이들이 장남을 친 모양입니다.

 

  식구들 모두 건강하시겠죠.

  별일은 없고요.

  집 식구들도 모두 건강하며 잘 지내고 있어요.

  민석. 은혜는 개강이 시작돼서 바쁘답니다.

 

  숙이 운전면허는 또 불합격이에요 ㅡ 언니 말처럼 둔한 걸 입증한 셈이죠.ㅡ   

  여름날 시간이 많았는데 아무것도 이루어 놓지 못한 채 아픈 상흔을 남긴 채 꺼이꺼이 우는 그대를 두고 아쉬워서 아쉬워서 고개를 뒤로 하며 가는 기차에 몸이 실려 어쩔 수 없이 시간이라는 열차에 등이 밀려 실려갑니다.

 

  문맥이 맞는지도 모르겠어요.

  흉내 좀 내본 걸로 이해하세요.

  참 한 가지 여름에 즐거웠던 일은 식구들과 다정하고 화목하게 한 때를 가졌다는 것이에요.

  모두 다 언니 오빠네가 모쪼록 다복하게 행복의 장을 연 덕택에 이루진 거죠. 언니와 오빠의 노고에 고마움을 표해봅니다.

  하나님의 가호도 함께 한 덕분이고요.

 

  언니.

  인간의 행복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숙이는요.

  많이 이해하고 사랑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것은 누구에게나 적용되죠.

  덜 가까운 이웃이나 최고로 사랑하는 그이에게나 말이에요.

  그렇게 된다면 아주 큰 보상이 바라지도 않았는데 돌아올 테죠.

 

  난 정말 행복해지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선 더 많이 이해해야 하겠죠.

  그리고 거기엔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죠.

  그러기 위해선 또 무엇이 전제돼야 하겠죠.

  나 자신의 올바른, 강력한 믿음 생활요.

 

  숙이가 신앙생활이 무척 나태해졌어요.

  시간을 내서 말씀, 기도, 그리고 금식이란 걸 해보려고 해요.

  언니의 많은 기도 부탁해요.

  특별히 시간을 내지 않더라도 기도는 열심히 수시로 하시겠죠.

  하긴 특별한 형식도 중요합니다.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는 말처럼요.

 

  난 탁구도 점심시간에 열심히 치고, 내기 게임도 해서 교제도 하고요.

  이제 지점토와 볼링을 시작해보려 해요.

  연아는 레슨을 세명 하구요.

  기특해요. ㅡ

  민은 목요 정기 연주회를 맡아 주관하느라고 여념이 없어요.

  9월 3일에 개최한대요.

 

  찬이 씨는 장사를 해보겠대요.

  병행해서.

  좋은 정보가 있으면 알려 주세요.

  특히 어떤 종류의 것을 하면 좋을까?

  업무시간에 썼어요.

  주님의 보호 아래 늘 평안하고 반석 위에 서 있는 가정 되길 기원해요.

 

                              88. 8. 25 땡 사랑스러운 동생 쫑숙이가.

 

 

4. 진영숙 선생님

 

  항상 지각으로 말썽 피우는 은영이예요.

  고생 많으셨죠?

  1년 동안.

  그래도 좋은 추억거리가 될 거예요.

  시집 꼭 내시고요.

  실은 제 꿈도 시집 내는 거예요.

 

     Merry - christmas  1994. 12. 24일 은영 올림.

 

 

5. 진영숙 선생님께

 

  한 해 동안 저희들에게 잔소리하시느라 바쁘셨지요.

  엊그제 입학해서 선생님과 공부하던 것 같은데 벌써 94년도의 마지막 남은 달력 하나가 벽에 붙어 있습니다.

  저희가 잘못한 점이 많아서 선생님께 죄송한 생각이 듭니다.

  크리스마스 가족들과 즐겁게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95년도에는 우리 같이 떡두꺼비 같은 예쁜 딸 낳으세요.

  새해에는 더욱더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 뵙고 싶습니다.

 

  1994. 12. 24  

  천사 같은 예쁜 제자 하미경 드림. 김미경이 아니라 하미 경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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