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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irement life of JINNSSAM

졸업

by 영숙이 2024.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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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졸업 >

 어제 드뎌 마지막 흔적을  지웠다.
 어제까지 있었던 일을 졸업이라한다면 드디어 올케의 일에서 졸업했다.

 여자여자스럽고 순종적인 올케를 모두들 좋아했고 올케가 하는 일이라면 모두들 믿고 의지했었던 것 같다.

 

 모든 일에는 일방적인 잘못이라는 건 없다. 

 쌍방의 잘못으로 일이 꼬이는 것이다.

 중요한 건 또돌이는 이혼하고 싶어하지 않아했고 올케에게 끊임없이 사랑을 애걸했던 것 같다.

 그런데 애걸하는 방식이나 표현이 잘못되었던 것 같다.

 

 올케는 또돌이의 연금을 가지고 살면서 몇년 전에 이사를 했는데 이사한 곳을 알려 주지 않았다. 찾아오지 못하도록 알려주지 않은 것이다.

 올케는 3명의 이혼 변호사를 써서 이혼을 했다.

 또돌이의 월급으로는  두딸의 캐나다 유학과 일본유학에 다 쓰고  본인의 기여도는 전혀없는 시부모님이 물려주신 또돌이의 재산을 분할받으려고 연금 분할 신청을 안하고 위자료만 받고 이혼을 한 후에 연금분할 신청을 해서 철저하게 챙겨갔다.

 

 지금 30 40대인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 있었던 일들을 가지고 아직도 또돌이에게 섭섭해했고 본인은 천원한장 쓸때에도 벌벌떠는데 또돌이는 취미생활로 돈을 쓴다는 것이었다.

 누군가에게 이야기했더니 본인이 벌어쓰면 되지 왜 벌벌떠느냐고 말했다. 

 인천인 친정집에 들어가서 친정엄마를 모시고 살면서 포항에 혼자 살기 시작한 동생은 그때부터 이미 올케에게는 월급만 제공하는 타인과 다름없었다.

 누군가가 이렇게 이야기했다. 빨대 꼽고 쪽쪽 빨다가 이제 병드니까 버려버리네요.

 정말 이혼을 할 때까지는 그래도 설마 하면서 믿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까지나 독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으니까.

 

 이제는 올케라는 사람을 정말 명확하게 알게 된 것 같다.

 과정이야 어쨌든 결론으로 이야기 할 수 있으니까 또돌이는 이혼을 당했고 그리고 혼자살게 되었다.

 현재의 나에게 있는 올케에 대한 기억은 올케 친정엄마가 만들어준 가방에 목욕용품을 담아서 가지고 다니는게 전부인데 볼때마다 올케가 생각나는 그 가방을 재활용하고 올케에 대한 기억과 추억을 졸업시킨 것이다.

 

 졸업은 새로운 시작이다.

 올케도 그리고 조카들도 새로운 마음으로 정리해서 새롭게 시작하길 바랄 뿐이다.

 시댁인 우리들이 올케에게 이런 저런 잘못을 많이 했을 것이고 상처도 많이 받았을 것이다.

 그 모든 것을 잊고 새롭게 잘 나아가기를 바란다.

 또돌이도 마찬가지이고 우리도 마찬가지로 졸업하고 새로운 시작으로 나가야 한다.

 

 사실은 어제 저녁에 잔뜩 써 놓았었는데 어떻게 된게 키하나를 잘못 눌렀는지 몽땅 사라져 버렸다.

 다시 쓸 생각을 못하고 그만 노트북을 덮고 잠을 자버렸다.

 순천에서 올케에 대한 추억을 정리한다고 생각하니까 많이 심란했나부다.

 

 순천은 45년전 교사가 되기전에 보건지소에서 일했을 때 6개월동안 파견나오셨던 최선생님이 요양원 원장님으로 근무하시던 곳이다.

 왜 선생님이 순천에서 근무하게 됐는지는 모른다.

 다만 선생님을 주인공으로 소설을 완성하고 인터넷으로 찾으니까 순천에 있는 요양원에서 근무하신다는 것만을 알게 된 것이다.

 그때 딱 한 번 전화를 했었다. .

 

 선생님이 눈이 안좋다고해서 티스토리로 써놓았던 내용을 책으로 편집해서 보내드리고 2년인가가 지나서 인터넷을 찾아보았더니 근무하던 곳에서는 다른 원장님이 부임하셨고 선생님이 졸업한 전남의대 동창회 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 최선생님에 대한 부고가 공지되어 있었다.

 

 편집한 책을 다시 읽어볼 염두도 못내다가 "빨강머리 앤" 이야기가 생각나면서 원고지에 옮겨 적어서 문학작품을 출간해주는 출판사에 보내기로 하고 원고지에 쓰고 있는데 남편이 순천을 가자고 했던 것이다.

 이제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이고 23살 때 이야기를 졸업할 때이다.

 

 그렇지 않아도 올케때문에 속상한 참이었는데 순천에 오면서 졸업이라는 단어가 생각났다.

  올케 일도 졸업시키고 최선생님 소설도 졸업시키고 최선생님도 졸업시키자.

  졸업만 하는건가?

  어제 마구잡이로 쓴 것이 날아가고 나서도 생각을 이어갔는데 졸업이란 새로운 시작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이제 새롭게 시작할 시간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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