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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irement life of JINNSSAM

하경 풍경

by 영숙이 2024.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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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경 풍경 >

 서울로 올라가는 것을 상경이라고 한다면 서울에서 고향으로 내려오는 상황을 하경 풍경이라고 써보았다.

 기차표가 매진 매진 매진.

 상경 때에도 표가 없어서 대전까지 끊어서 올라 갔는데 대전까지 끊으면서 서울에서 내려오는 기차가 몽땅 매진이라서 입석표을 끊었다. 입석표도 딱 한장 남아 있는 것을 끊었다.

 

 표가 없으니 시간에 맞춰 정확하게 타러 가야했다.

 떠나기 전부터 시간 계산을 해서 시간 단위로 계획을 세워서 움직였다.

 3시 5분 기차.

 최소한 1시간 전에 출발해야 하니까 준비하는데 30분 걸리면  1시간 30분 부터 준비를 해서 2시에는 나서야 한다

 현미밥을 삶아서 먹으면서 티비를 켰는데 티비를 보면서 먹으면 시간이 녹아난다. 적당히 먹고 티비를 끄고 생각했던 일을 하다보니까 벌써 1시 30분이다. 더 늦으면 준비를 못하고 튀어 나가야 할 수도 있고 그것도 늦으면 기차를 못탈 수도 있어서 준비를 시작하였다.

 

 가방에 짐을 정리해서 넣는게 아니라 마구 집어 넣고 세수도 빨리빨리 치카치카도 빨리 빨리 옷도 빨리빨리 준비해서 대문을 나서는데 10분전 다다다닥닥

 여행가방을 끌고 나가면서 쓰레기 봉지를 버리겠다고 가방을 세워놓았는데 위에 컴퓨터 가방까지 올려 놓았는데 콰당탕. 혹시 컴퓨터가 깨진 것은 아냐?

 다행히 멀쩡하다.

 

 딜딜딜 무식하게 소리를 내면서 아파트 쪽문으로 재개재개 나가서 버스 정류장으로 갈 수 있는 횡단 보도 앞에 서니 신호등에 파란 불이 들어오고 버스가 다가오고 있었다. 

 재빨리 횡당보도를 건너서 버스가 도착하기 전에 버스정류장에 가서 버스를 타야겠다는 생각으로 달달달 여행가방을 끌면서 버스정류장까지 뛰어가서 도착한 버스 옆면을 슥 흩어보니까 원하는 역까지 가는 버스다. 

 재빨리 버스를 타고 바지 주머니에서 카드를 꺼내어 단말기에 댄다.

 버스가 출발하고 첫번째 정류장인 행정 서비스센터를 지나고 다음 정류소에서 내리기 위해서 버스가 출발하면서 내려달라는 스톱단추를 눌러 주었다.

 

 버스가 신호등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출발하는도다.

 언제인가 한번은 지하철을 반대 편에서 타서 다시 내려서 거꾸로 탔는데 내리니까 시간이 5분여 밖에 남지 않아서 죽을동 살동 뛴적이 있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미친듯이 뛰던 생각만 해도 지금도 아찔아찔 숨이 차는 것 같다.

 

 두번 다시 똑같은 상황에 처하고 싶지 않다. 생각만 해도 아찔한 상황에 처하는게 싫다.

 그런데 신호를 받은 버스가 jinnssam이 가야할 곳과 반대로 가지 않는가?

 아뿔사.

 버스를 잘못 탔구나.

 으아 어쩐댜.

 

 일단 한 정류장만 가서 내렸다.

 시계를 보니 2시다.

 넉넉할 시간인데 힘들게 됐구나.

 버스에서 내려 막막한 심정으로 건너편에 있는 버스정류장으로 가려고 횡단보도를 찾아 올라갔다.

 아무래도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보는게 제일이쥐.

 이쁜 아가씨가 있길레 왠지 신뢰가 가서 물어본다.

 "여기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이 어디인가요?"
 "이 위쪽으로 5분은 가야 있어요."
 5분을 걸어가야 한다면 잘모르는 지하철에서 헤매는 것 보다는 건너편에 있는 버스 정류장으로 가서 반대쪽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평소에 다니던 지하철 역으로 가는게 빠르겠다.

 

 신호들을 기다리고 건너고 왜 이렇게 걸음은 빨리 걸어지지를 않지?

 문득 이렇게 갈게 아니라 카카오 택시를 불러야겠다는 생각으로 폰을 꺼냈더니 초기화 시킨 폰에 카카오 택시가 깔려 있지 않다.

 전에 쓰던 폰은 카카오 택시가 깔려 있지만 와이파이가 설치 되어 있지 않을 곳에서는 작동을 하지 않는다.

 와이파이가 설치 되어 있을 버스정류장까지 빨리가는게 유리하지 않을까?

 다시 여행가방을 달달달 소리를 내면서 끌고 버스정류장으로 재빨리 갔다.

 아까 길을 알려준 아가씨도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지 빠른 걸음으로 아예 뛰듯이 걷는다.

 거의 뛰듯이 걸어서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마침 버스가 한대 도착한다.

 이번에는 물어보았다.

 "바로 지하철 역으로 가나요?"
 "네."

 

 지하철 역에서 재빨리 내려서 바로 엘리베이터 타는 곳으로 갔다. 어제까지만 해도 수리중 사용불가라고 간판이 달린 줄이 쳐져 있던 곳인데 밤새 고쳤는지 운행되고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서 지하철을 타기 위해 카드를 주머니에서 꺼내서 개찰구에 올려놓고 띡 소리를 내는 것을 확인하고 들어갔다. (아까 버스에서 내려서 건너편에 있는 버스를 탔더니 환승입니다. 하고 0원 표시가 나더니 지하철 개찰구에서도 환승입니다. 하고 소리가 나고 0원이 뜬다. 촌에서 와서 그런지 그런게 다 신기하다.)

 

 지하철을 타는데 2시 17분.

 수서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리려나?

 지하철 역을 4개 지나면 되는데 40분 안에는 도착할까?

 다음역까지 2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지하철에는 사람이 많았지만 지하철역에 도착할 때마다 사람이 내리고 자리가 생긴다.

 자리가 하나 비었는데 옆에 있는 젊은이가 눈치를 본다. 앉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jinnssam은 3정거장만 가면 내리기 때문에 앉지를 않았더니 옆에 서있던 젊은이가 슬그머니 자리에 앉는다.

 또 자리가 빈다.

 어쩔까하다가 자리에 앉았다.

 jinnssam만큼 나이가 있는 아주머니가 오길레 자리를 일어섰더니 금방 내린다면서 사양을 한다.

 그러고는 안쪽으로 자리가 나니까 가서 앉더니 한정거장 더 타고 가서 내린다.

 그때 보기에도 80대로 보이는 할머니 한분이 커다란 짐보따리를 바퀴 수레에 태우고 탔다

 마침 도착할 때도 다 되어서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섰다.

 할머니는 얼릉 자리에 않는다.

 

 수서에서 내리면서 보니까 시계가 40분이 되지도 않았다.

 지하철이 시간이 정확하고 빠르고 정말 나쁘지 않다.

 익숙하게 수서역에서 srt 타는 곳까지 가니까 이제 40분. 시간이 좀 남아서 샌드위치를 살까 보았더니 전부 치킨 구이를 넣은 샌드위치라서 맘에 들지않아 건너편에 있는 호떡가게로 가서 씨앗호떡 2000원짜리를 하나 샀다.

 붕어빵이 3개 3000원이라서 한개만 팔면 안되냐니까 안된다고 했다.

 편의점에 가서 우유를 한개 사서 주머니에 넣고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10분이 지났다.

 기차를 타러 갔다.

 

 기차와 기차 사이에 의자가 놓여 있어서 여행가방을 보관함에 넣어놓고 노트북을 의자 위에 올려 놓았다.

 많은 사람들이 타고 드뎌 출발시간이 되어서 의자에 앉으려고 하니 바로 앞쪽으로 연세가 많으신 할머니가 보기에도 병세가 완연한 분이라서 어쩔까 망설이고 있는데 아들로 보이는 분이 봉투를 깔고 바닥에 앉게 하신다.

 jinnssam은 일어서서 여행가방을 보관함에서 꺼내어 의자로 삼고 앉고서 그분에게 앉으라고 권했다.

 무척 미안해하시면서도 좋아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여행용 가방위에 앉아 노트북을 꺼내서 글을 쓰려고 하니 잘 안써진다.

 몇번 시도하다가 만다.

 그러는데 또하나의 의자에 앉아있던 젊은 아낙네가 자기는 무릎이 다쳐서 양보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괜히 미안했다.

 아니라고 설명하고 아가씨가 일어나서 기차역에서 내리길레 그때부터 그 의자에 앉아서 하경을 했다.

 노트북을 꺼내 원고를 쓰려고 했지만 써지지 않았다. .

 

 앞으로 기차를 타려면 이제부터는 최소 2주 전에는 기차표를 끊어야 할 것 같다.

 이렇게 이번 하경 풍경은 막을 내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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