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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irement life of JINNSSAM

비밀번호

by 영숙이 2024.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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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번호 >  

 주변에 수많은 비밀번호가 깔려있다.

 

 아파트 출입구에도 있고 대문에도 있다.

 폰에 깔려있는 각종 은행사이트에 들어갈 때에도 비번이 있어야 한다.

 티스토리 쓸때도 비번을 쳐야 들어갈 수 있다.

 각종 증권회사 사이트에 들어갈 때에도 비번을 쳐야 들어간다.

 카카오톡도 비번을 쳐야 들어가서 내용을 읽을 수 있다.

 

 그러다보니 비번을 까먹는 일도 종종 생긴다.

 한번은 어딘가? 일주일동안 다녀왔는데 대문 앞에서 비번을 까먹어서 못들어간적이 있다.

 결국은 남편한테 전화해서 물어보고 들어갔다.

 아파트 현관번호를 가끔 집대문 비번으로 쳐서 삐비빅을 맞이할 때도 있다.

 

 엊저녁에는 괜히 폰에 있는 비번을 바꾸었다

 만지작 만지작하다가 잠결에 바꾸고 바로 들어가서 잠이 들었다.

 새벽기도 시간에 알람이 울려서 거실로 끄러 나왔는데 새벽예배는 못드리고 그대로 다시 잠들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포도원교회의 새벽기도를 드렸다.

 오늘 새벽기도뿐만 아니라 명절때문에 못드린 예배도 다 찾아서 드렸다.

 

 대장금에 빠져서 정신없이 보고 폰을 켰다. 

 비번을 누르니 켜지지 않았다.

 분명히 머리 속에 입력한 것 같은데 무신경하게 여러번 눌렀더니 몇초후에 누르라고 나온다.

 몇초후에도 틀리니 시간이 죽죽 늘어나 드디어 9시간 후?

 

 결국은 유심을 전에 쓰던 기기에 바꾸어 넣었다.

 저녁내내 은행과 증권회사와 카카오톡과 티스토리 폰에다 까느라 너댓시간 보내고 나니 정신이 하나도 없다.

 "나 왜 이렇게 사는거야?"

 점점 더 복잡하게 사는데 문명의 편리함에 익숙해져 있으면서도 문명의 편리함에 휘둘린다는 생각도 든다.

 

 "왜 비번이 이렇게 많은거야?"

 아는이는 비번을 한가지로 통일한다고 한다.

 그래야 잊어버리지 않는다고 그렇게 한다고 한다.

 한번은 누구네 집을 방문했는데 마리아상을 묵주로 감아놓은 것을 보았다.

 왜 저렇게 묵주를 감아놓았을까?

 물어보고 싶었지만 물어보지 못했다.

 아마도 무슨 의미가 있을테지만 무슨 의미인지 물어볼 수가 없었다

 많은 비번은 어쩌면 우리의 생각을 칭칭 동여맨 묵주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왜 그렇게 많은 비번을 써야하는지도 모르면서 정말 써야하는 건지도 모르면서 칭칭 감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느 사이에 이런 저런 비밀번호에 쌓여서 살아가는 인생이 되어버렸다.

 

 단순명료한 것도 중요한데 ~

 그러지 못하고 있으니 한숨이 ~

 

 어렸을적 외갓집 살 때의 기억이 난다.

 외갓집은 커다란 나무 대문이 있어서 대문집으로 불렸지만 대부분의 집은 싸리문이어서 잠그는 법이 없었다.

 외갓집도 마찬가지 대문만 달렸다 뿐이지 대문단속을 하는 것을 본 기억이 없는것 같다.

 하기는 대문을 닫는다해도 허술한 울타리로 얼마든지 들락일 수 있었으니까 대문은 어쩌면 상징적인 의미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그때로 돌아간다면?

 그건 아닌 것 같다.

 먹고 살기 힘든 시절이었으니까.

 친구가 점심을 감자 몇알로 때우는 것을 보고 나서 쌀밥을 먹는 것도 특권인줄 깨달았으니까,

 실제로 봄이면 먹지 못해서 길에서 기진해서 쓰러져 있는 사람을 여럿 보았다.

 

 그렇다면 지금은 지킬 것이 많아서 이렇게 비번으로 꼭꼭 잠그고 사는 걸까?

 사는 모양은 여전히 거기에서 거기인데 꼭꼭 잠가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일까?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니 어쩌면 이렇게 비번을 바꾸거나 여러개의 비번을 가진 사람이 된 것은 jinnssam이 자초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언제인가는 사진이 다 날아간적도 있었다.

 이렇게 시간이 사라져가는지도 모르겠다. ~ 그래도 토닥토닥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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