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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34도까지 올라가니 도로를 걸어만 다녀도 땀이 뚝뚝 떨어진다.
도시의 여름은 시멘트가 달궈져서 밤에 그 열이 대기 중에 다시 올라오는 열대야 현상으로 더 덥다.
엊저녁 삼계탕을 한그릇하고 대공원을 한바퀴 돌면서 철희가 말한다. 어렸을 때에는 땅속으로 열기가 흡수 되기 때문에 밤이 되면 시원했었는데 지금은 밤이 더 덥다고 ~
이 한여름에 한양을 간다.
기차표는 거의 한달 전에 끊어 놓았다. 요즘은 예매하려면 한달 전 부터 예매가 가능하니까 예매 시간이 열리자 마자 표를 사놓아야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두유를 만들고 통밀 빵을 두개 굽고 달걀 후라이를 두개 만들었다. 그 사이에 어제 빨아서 말려 두었던 양말과 여름 옷들을 개었고 겨울 이불과 환절기 이불을 장마가 있을 때 빨아서 인지 좀 눅눅한 기분이 들어서 거실에 내놓고 바짝 건조 시켰는데 빨래방 보관용 비닐에 담고 올려 놓고 ~
나름 바쁘다.
발가락 양말을 세어 보니까 거의 30개라 한달치 양말인가? ㅋㅋㅋ
'참 색씨가 게으르니까 하루에 한켤레 신는 양말을 산더미로 쌓아 놨다가 빠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어쨌거나 잘 빨아서 잘 말려서 짝 맞춰 서랍에 넣어 주잖여.ㅋㅋㅋ'
다른 사람들은 남편의 양말을 얼마 만에 빨고 어떻게 관리해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다음에 여동생 만나면 어떻게 빨래를 하는지 물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동생은?
아들들이 다 빨래를 내놓고 또 제부도 절대로 빨래를 도와주는 사람이 아니니까 jinnssam보다는 빨래를 많이 하겠구나 ~
여행 가방에 넣을 옷가지를 챙기는데 우선 속옷을 많이 챙겼다.
나이가 드니까 냄새가 많이 난다. 그것도 좋은 냄새가 아닌 구리구리 냄새가 난다.
사우나를 이틀에 한번씩 가는데 원래는 매일 해야 하지만 게으른 jnnssam은 옛날부터 머리를 이틀에 한번씩 감고 여름철 땀을 많이 흘렸을 때 외에는 이틀에 한번씩 샤워를 한다. 그래서 속옷도 보통 이틀에 한번씩 이나 아니면 외출할 때 갈아 입고는 했는데 최근에 든 생각은 나이 먹을 수록 무조건 자주 갈아 입어야 한다. 는 원칙을 세워서 지난번 상품권 있다고 이마트 속옷 사러 따라 갔다가 맘껏 속옷을 샀다.
아마도 할인 안하는 속옷을 비싼 건 아니라도 양껏 산건 평생 처음인듯 ~ 늘 할인하는거를 대량으로 샀었다. 그러다보니 사춘기 아이들에게도 늘 싼 속옷을 입혔고 남편에게도 같이 갈때에는 정상적인 가격의 속옷을 샀지만 혼자 갈때는 늘 할인하는거를 여러개 사들고 와서 입혔던거 같다. 세월이 지나니 그런 것도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형편이 꽤 좋아진 다음에도 옛버릇대로 할인하는걸 샀는데 어느날 옆에서 이야기를 했다.
"그거 알아? 사춘기 때부터 속옷을 셋트로 안 입는건 나뿐이야."
"글쿠나 ~ 미안."
그날 충격을 받아서 속옷 전문점에 가서 비싼 속옷을 셋투로 여러벌 사주었던 기억이 난다.
아직도 jinnssam은 셋투로 입지는 않지만 이번에 나름 대량구매를 해서 이제는 아침 저녁으로 갈아 입는다. '냄새나는 할머니는 jinnssam두 싫거든 ~ ㅋㅋㅋ'
향수를 뿌리는 건 습관이 안되어서 잘 안뿌린다.
홍콩으로 여행을 갔을 때 향수 샘플 파는 거를 잔뜩 사들고 왔다. 향 종류대로 ~ 메이커 별로 ~ 아기 자기한 향수병도 이쁘고 향도 좋구해서 여행 기념으로 왕창 사들고 왔는데 그걸 본 룸메이트가 '브르조와'라고 해서 조심 스러웠는지 집에다 버리고 가서 덕분에 여러 향수를 이것 저것 쓸수가 있는데도 멋부리는 것에 둔팅인지라 뿌린 적이 몇번이지? 중요한 모임이나 만남이나 교회 예배 드릴러 갈 때 정도?
설겆이를 하고 가방을 싸고(여름 옷인데도 싸다보니 한가방이 넘친다.) 영양제도 챙기고 피부에 바를 것도 좀 챙기고 키판과 블루투스 이어폰도 챙기도 노각차도 챙기니 한가득 ~
매는 가방에도 이리저리 잡아 넣고 그러느나 아침을 먹을 새가 없다. 10시 반에 나가려고 했는데 11시에 나간다고 생각하고 두유를 마시고 바나나를 보니까 여름 날이라 그런지 생생한 걸 샀는데도 벌써 눅눅하게 보인다. 어쩔 수 없이 바나나 3개를 먹으니 배가 부르다. 거기에 황도 복숭아 한개를 먹었다. 매일 먹는다 생각했는데도 잘 안챙겨서 한상자 중에 아직도 5개가 남아 있다.
한개를 먹었다.
좋은 빛깔의 황도라서 샀는데 껍질이 안벗겨지더니 껍질이 까맣게 변하고 있다. 끝까지 껍질이 벗겨지지도 않고 맛도 정말 없다.
올 여름에 황도를 세번째 상자 째로 샀는데 처음은 껍질도 잘 벗겨지고 맛도 좋아서 두번째도 황도를 샀는데 껍질이 잘 벗겨지기는 했는데 처음에는 덜 익었엇는지 맛이 없더니 마지막애는 맛이 있었다. 이번에 세번째 황도다. 옆에 백도가 아삭아삭 맛있어 보여서 백도를 살까 했는데 황도의 맛있게 물렁한 맛을 못잊어서 샀다가 폭망이다.
맛없는 황도 복숭아 먹는 것도 고역이다. 메이커를 봤다. ** 복숭아 어쩌구 좋은말 다 써 있다. 앞으로는 저 메이커 과일은 절대 안살거야
어쩔 수 없이 통밀 식빵 구운 것과 달걀 후라이를 크리어 백에다 담아서 가방 안에 억지로 넣고 또 팥빵 하나도 넣었다.
집을 나서려고 보니까 음식 쓰레기가 나온다.
버리고 가야지.
음식 버리는 카드를 들고 버린 다음 집안을 한바퀴 둘러보고 집을 나섰다.
11시.
버스 정류장에 갔더니 17분 후에 울산역에 가는 리무진 버스가 있었다.
시간이 넉넉 ~
아까 폰으로 1시 기차인걸 확인했으니 기다렸다 타고 가면 된다.
그 사이에 톡으로 온 사진들을 들여다 보았다.
이리 저리 들여다 보고 데이터가 모자랄까봐 확인하니 아직 500바이트가 남아있다.
낼만 쓰면 되니까 와이파이 있는 곳에서 쓰면 모자라지 않고 잘 넘어 가겠네.
그래도 한번씩 오버해서 쓰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올해에만 벌써 두번이나 데이터를 오바해서 써서 3만3천원인 통신비를 6월에는 5만2천원을 냈고 7월에는 3만 5천원을 냈다.
조심 해야지.
지금 기차를 타고 티스토리를 쓰면서 조금 조바심이 난다.
확인해보고 계속 써야 겠다.
확인해보니 와이파이를 켜서 쓰고 있기 때문에 아직 데이터가 800메가 바이트가 남아 있다. 내일까지만 쓰면 되니까 크게 벗어날 일은 없을 듯.
울산 ktx역사에 12시에 도착했다. 아직 한시간이 남아 있다.
이층으로 올라가서 에어컨 있는 곳 바로 앞에 앉아서 자판기에서 사온 물하고 구워온 식빵 사이에 달걀후라이를 넣고 먹었다. 먹고 있는데 바로 앞에 있는 카페 겸 빵집에 왠 이쁜 인형이 서 있었다.
사람인가?
인형인가?
한참을 지켜보니 움직인다. 인형이 아니고 쬐꼬만 꼬마 아이였다. 쌍둥이인지 두 꼬마 인형아이들이 마구 움직이고 있다.
한명은 유리창을 통해 밖이 신기한지 자주 내다 보고 있고 한명은 우산꽂이가 신기한지 손으로 두들긴다.
'저건 찍어야 돼'
쓸데없이 직업정신?(새로 만든 직업 ㅋ) 폰을 들고 찍기 시작했다. 아이들을 지켜보던 아빠가 사진을 찍어싸니까 기분이 나쁘다는 얼굴 표정을 지으면서 아이들을 챙긴다. 그러는데 엄마가 와서 밖을 내다보던 아이의 머리를 묶어주려고 하니까 사람들이 들락이는 사이 밖으로 탈출한다.
한명은 여전히 우산 꽂이에 꽂혀서 두들기고 ㅋㅋ 쌍둥이도 이렇게나 관심사가 다르다.
밖으로 탈출한 아기를 따라서 엄마가 머리카락을 잡고 따라다닌다. 근처 말 걸 수 있는 거리여서 말을 했다.
"아기가 너무 이뻐서 인형인줄 알았어요. 그래서 사진 한장 찍었어요."
"그래요?"
아기를 따라 다니던 엄마의 입에서 고무줄이 떨어진다.
주워서 가져다 주고 싶었지만 어떨지 몰라서 앉아있던 내 자리에 올려놓고 지켜 보니까 다른 고무줄이 있는지 이제는 안으로 들어간 아이 머리칼을 붙잡고 묶어주고 있다.
아빠는 아까보다는 덜 찌푸린 얼굴이지만 아기를 돌봐야하는 책임감 때문에 마음이 마냥 편치는 않은가 부다.
돌봐야 하는 책임감이 없는 할매들은 그저 아기다 예쁘다.
돌봐야 하는 책임이 있는 엄빠에게는 육아는 노동이다.
ㅋㅋㅋ
마냥 귀엽지만은 않은 이유이다.
우리도 그랬지.
이쁜 거는 가끔이고 언제나 넘어질까, 다칠까 노심초사하면서 항상 노동의 연장으로 육아를 했으니까 ~ 그냥 쉬고 싶었으니까 ~ 잠을 실컷 자고 싶고 ~
백수가 좋다.
백수가 되어서 글을 쓸 수 있어서 좋다.
한양 간다.
기차 타고 한양 간다.
타자마자 포도원교회 새벽기도 못드린거 드린다고 하다가 꾸벅 꾸벅 ~
이렇게 다닐 수 있음에 감사 ~ 새벽 기도 영상으로 드릴 수 있음에 감사.
백수라서 글을 쓸수 있음에 감사.
모든 것이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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