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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공간의 지배지일까?

영혼의 닻을 찾아서 2025. 1. 5.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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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공간의 지배자일까? >

우리는 공간을 지배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예배를 드림으로써 공간에 생기를 불어 넣는다고 믿는다.
하나님의 사람이 함께 하면 함께 하는 공간의 흐름이 바뀐다고 생각 한다.

예전에 아직 일하고 있을 때에 울산 교회에 김진홍 목사님이 오신다고 해서 설교 말씀을 들으러 간적이 있었다.
당연히 늦게 도착했고 설교 중이었다.
20여년이 지난 지금 무슨 설교를 들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설교 내용은 기억이 안나지만 조용하기만 한 울산 교회 문을 열고 들어 섰을 때 흐르던 그 고요함과 경건함은 잊을 수가 없다.
그걸 거룩함이라 표현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니면 하나님의 임재라고 표현 할까?
숨쉬는 소리도 들리지 않고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것 같은 고요함 속에 흐르는, 세상이 알 수도 없고 세상에 있지도 않는 공간의 흐름 거룩함이 있었다.

사람이 공간을 지배 하는구나.
아니 하나님의 임재가 공간을 지배 하는구나

그때부터 사람이 공간을 지배 한다고 생각 하였던 것 같다.

오늘 아침.
평소보다 예배 드리기 위하여 한시간 일찍 아파트 문을 열고 나섰다.

하얀 세상
소리도 없이 하얗게 덮혀 있었다.
전혀 몰랐다.

깨어 나서 습관대로 폰을 잡았고 알림 창에 페이스 북이 떴길레 지인들의 사진을 찾아 이리 저리 둘러 보았다.

카카오톡  단톡에 뜬 사진들을 저장 하는데 시계를 보니까 8시가 넘어 있었다.

예배드리러 가야겠다.
그러고는 한시간 전이지만 택시를 타야지 하면서 나섰는데 대문 밖이 온통 설국이라 택시는 물건너 갔다.
이렇게 눈이 많이 내린 날에는 택시가 없으니 아예 버스를 타고 가는게 빠르다.
택시를 포기하고 천천히 눈을 밟으며 버스를 타러 갔다.
지난번 백년 만의 폭설이라는 대폭설 때 버스 정류장 지붕이 내려 앉아 버스 정류장이 철거 되고 버스 정류장 팻말만 남아 있다.
팻말을 지나쳐 가다가  돌이켜 팻말 옆에 서 있으니 바로 버스가 엉금 엉금 기어 온다.
그새 뒤집어 쓴 모자에 눈이 쌓여서 탈탈 털어내고 버스에 탄 다음 카드를 찍었다.

예배 시간이 40분 정도 남았지만 늦을까봐 신경이 쓰였다.

시청 앞에서 내렸는데 아직 아무도 밟지 않은 눈이 뽀드득뽀드득 밟혔다.
지난번 대폭설과는 달리 습기가 전혀없는 싸라기 눈이 사라락 사라락 내린다.

탄천 지류를 따라가지 않았다.

처음으로 택시를 5분 동안 타고 예배를 드리러 왔다가 교회 앞에서 돌리지 않고 맞은 편에 내렸다가 횡단 보도가 없어서 5분 동안 직진으로 걸어서 횡단 보도를 찾아 녹색 신호등에 건너고 다시 5분 동안 걸어서 교회 앞에 도착하여 예배를 드렸었다.

길을 따라 걸으면서 떠오른 생각.

"공간이 사람을 지배 하는 구나."
  "사람이 공간을 지배 하는 것이 아닐지도 몰라."

아파트를 나서서야 눈이 내린 것을 발견 한 것 처럼 어떤 공간에 가야만 발견 할 수 있는 하나님의 임재가 있는 것이다.

오늘 예배를 기다린 만큼 하나님의 임재가 함께 하는 공간에 들어섰을 때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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