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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힘든 젊은 날 고단을 이기게 했다.
박경리의 토지를 읽는 것으로 삶의 의미를 찾았다.
태백 산맥이 시댁 식구들을 이해하게 했다면,
박경리 씨의 토지는 삭막하고 모래알 같은 시간들이 다시 꿈을 꾸도록 이끌어 주었다.
박경리 기념관을 찾았다.
인생의 가을이 되어서야 평안과 고요와 기쁨으로 체워지고 인생의 번잡함이 사그라들고 서야,
비로소 내 젊은 날에 힘겨움을 이겨내게 했던 토지의 작가 박경리 씨 기념관에 왔다.
멀고 먼 길을 돌아 평생을 걸려 찾아 온길.
작가 박경리 씨의 기념관이 내부 수리 중이라는 팻말과 함께 문이 닫혀 있다.
박경리 추모 공원을 한바퀴 도는데 작가를 존경하는 변호사님 기증으로 만들어진 공원은 순전한 황토 흙이다.
순전한 사람에게는 평생 누워 있어야 할 곳도 순전한 흙이 주어지는가 보다.
공원 끝자락에 소박하게 자리잡은 묘소에서 통영 바다가 환히 보인다.
평생 집필 하시느라 두루두루 다니지 못하셨을텐데 덕분에 영원히 바다를 바라 보는 곳에 자리잡게 되셨나부다.
묘소 앞에 서니 어디에선가 천리향 냄새가 코속을 가득 체운다.
"근처에 천리향 나무를 일부러 심었나?"
둘레 둘레 살펴 보아도 천리향 나무는 없는데 향기는 난다.
참 신기 하지.
꼭 선생님이 평생을 뿌린 향기가 찾아 오는 것 같다.
나는?
어떤 항기를 뿌리고 있지?
멀티?
순전한 향기는 아니다.
어쩔 수 없어서
피할 수 없어서
순전한 척 하는 것 외에는
오늘 또 하산을 한다.
이 땅 위에 살고 있는 기쁨에 감사하면서.
작은 제비 꽃에도 감사한다.
문득 드는 생각.
작가님도 지금 활동 하신다면 이렇게 폰으로 쓰고 동영상을 찍고 계실까?
"철희야! 데려와줘서 고마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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