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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친정 엄마 방문기

by 영숙이 2020.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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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엄마가 담낭에 염증이 생겨서 수술을 하셨다.

 쓸개에 돌이 생기면 얼마나 아픈지 모른다.

 지인이 담석증 때문에 가끔씩 떼굴떼굴 구르다가 결국은 수술하는 걸 보았다.

 

 담석증 때문에 주위에 염증이 퍼졌으니 고통이 심했을 텐데 동네 병원에선 항생제에 진통제를 처방을 해주어서 염증을 키웠다.

 염증이 터지지는 않았지만 터지기 직전에 병원에 가서 선생님이 하루만 늦었어도 큰일 날 뻔했다고 혀를 차셨다.

 다행히 좋은 의사 선생님을 만나서 잘 수술하고 이래 저래 고생은 하셨지만 회복 후 집에서 요양 중이시다.

 

 엄마는 코로나 때문에 오지 말라고 하지만 한달에 한 번씩 가서 식료품을 사드리는데 거의 두 달이 다 되어 가서 코로나를 뚫고 엄마한테 갔다.

 

  황토소금으로 만든 된장을 등에 짊어지는 가방에 넣고 갔더니 제법 무게가 나간다.

  어쩔 수 없이 ~

  스위스 여행 가서 마트에서 오천원을 주고 산 굵은 마로 된 천으로 만든 시장 가방에 일부의 짐을 넣어가지고 갔다.

 

  디자인이 좋아서 몇년 동안 애용했더니 한쪽 귀퉁이가 너덜이는데도 불구하고 커다란 비닐에 물건들을 묶어 가방에 넣고

 

  친청 엄마를 향하여

  출바알 ~ ~ ~

 

  사실 귀찮기도 하고, 티스토리도 써야 하고, 엄마도 오지 말라 하고, 돈도 들고, 가기 싫다는 마음이 슬금슬금 보이지 않는 연기처럼 올라와서 이러다간 추석 전에 못 가겠다 싶어 억지로 스스로를 다잡아 미뤄두었던 집안일을 바지런 ~

 바지런하게 치우기 시작했다.

 

 집안일이라야 정리 ~ 설겆이 ~ 빨래 ~ 돌리고 ~ 걷고 ~ 개고

 카페물건 마지막 정리 ~

 

 땀을 뚝뚝 흘리면서 일하다 중간에 점심 먹고 나니 저녁이다. 

 

 짐을 짊어지고 나왔는데 저만큼 걷다 보니 교통카드가 주머니에 없다는 생각이 났다.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해?

 말아야 해?

 다시 집으로 돌아가서 교통카드를 챙겨 가지고 나왔다.

 

  드뎌 출발 ~

 

  다 저녁에 울산역에 도착해서 자동 발매기로 표를 끊으니 15분 정도 여유가 있길래 울산역 2층으로 올라갔다.

  울산역에 올때마다 2층에 있는 롯데리아로 가서 따뜻한 아메리카 한잔을 사고 아래층에 내려와서 플랫폼으로 진입하는 입구에 있는 던킨 도너츠를 산다.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

 

  오늘은 다 저녁 때가 되어서 저녁 겸 테이크 아웃으로 세트를 주문하고 앞에 앉아 기다렸다.

 

 "왜 여기서 안드시고?"

 "시간이 없어서요. 아, 가져갈 시간은 있어요.".

 

 중학교 근무할 때 근처에 살던 청소년 조카를 4년 동안 방학 때 빼고 일주일에 한 번씩 롯데리아로 가서 햄버거 세트를 사 가지고 만나러 갔었다. 그때 조카네 집 근처 롯데리아 매장에 근무하던 직원이다. 

 어느 날 기차 타고 어디로 가려는데 습관처럼 롯데리아로 찾아들어갔더니 울산역 롯데리아 매장으로 옮겨서 근무한다고 하였다.

 만날 때마다 즐거운 얼굴로 서로 아는 체를 한다.

 

 그 롯데리아 직원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은 우리가 동시대에 살고 있는 이상 언제 어디서 만나게 될지 모르니 나쁜 짓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햄버거를 받아 들고 시간이 다 되어서 기차를 타러 가면서 생각이 났다. 

 

 '요즘 코로나 때문에 기차에서 햄버거 먹으면 안된다는 ~ ~ ~'

 

 어쩌랴 플랫폼에 나가니까 기차가 도착해서 기차표에 있는 좌석에 앉으려는데 손에 있어야 할 마트 가방이 없다.

 

 ㅋ 롯데리아 ~~ ~

 

 두 번 생각 안 하고 그대로 기차에서 내렸다. 

 대단한 물건이 들어 있는 건 아니지만 ~.

 

 움직이는 계단을 두 칸씩 건너뛰면서 이층에 있는 롯데리아로 가니 직원이 웃으면서 가방을 꺼내어 준다.

 

  "들고 바로 따라 내려갔는데 1층에 안 계시더라고요. 부산행 기차를 타는지 서울행 기차를 타는지 몰라서 못 나갔어요."

  " 아예, 감사합니다. 기차를 탔는데 생각이 나서 내렸어요."

 

 수수료 15% 룰 떼고 표를 반환하고 다음 기차를 끊었더니 30분이 남는다.

 다시 롯데리아로 올라가서 먹을까 하다가 띄엄띄엄 사람들이 앉아있는 역구내에서 사람들하고 멀리 떨어져서 먹기로 한다.

 

 나이 든 아줌마가 햄버거와 콜라를 냠냠 먹는 게 보기 좋을 리 없을 텐데 ~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관없이 햄버거는 맛이 있다는 게 문제다.

 카페에서 와플 장사에 와플 햄버거도 만들고 콜라도 팔았지만 이맛을 이기기는 힘들다는 생각이다.

 ㅠㅠㅠ ~~~

 

 먹으면서 보니 수소차 광고 코너가 눈에 띈다.

 울산시에서 밀어주고 특히 3400만 원의 혜택을 준다고 쓰여있으니까 뭘까하고 관심이 간다.

 햄버거 먹어 치우고 재빨리 광고 종이를 종류별로 챙겨서 둥글게 말아 가방 옆에 끼우고 W.C 향해서 움직인다.

 기차를 탄다.

 

 먹고 나면 잠이 오는 법.

 한숨 자고 나니 현재 엄마가 살고 계시고 내가 성장한 도시 대전이다.

 

 대전에 내리면 무조건 성심당 앞을 지나가야 한다.

 

 대전 역사가 재 단장하고 처음엔 들어가는 입구 쪽에 성심당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기차타러 가느라 바빠서 빵을 들여다 보질 않았다.

 그러자 성심당은 도착해서 나가는 쪽으로 위치를 바꾸었다.

 처음에 출발하는 입구쪽 위치에서 역사 내로 들어왔다가 사람들이 너무 긴 줄을 서있는 데다 기름 냄새도 많이 나서 지금의 위치로 바꾸었는데 항상 길게 줄이 늘어서 있다.

 

 튀김 소보르. 

 튀김 부추빵.

 

 정말 튀김은 최고의 맛이다.

 튀김은 이 시대에 절대 진리의 맛이고 무조건 정답인 맛이다..

 

 내 나이에는 함부로 먹으면 안 되는

 튀김요리~. 

 튀김을 맘대로 먹던 시절은 지났지만 먹고 싶은 마음은 여전하다.

 그래도 참는다.

 

 빵집 앞을 지나는데 빵을 만드는 4명의 사람들이 쇼윈도 안에서 하얀 옷을 입고 하얀 모자를 쓰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하얀 밀가루와 반죽을 정신없이 굴리고 자르고 문지르고 모양을 성형하여 튀김기로 보낸다.

 쇼윈도우 안에서 멋있는 쇼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어떻게 보면 하얀 옷을 입은 인형들이 움직이는 것도 같다.

 

 쇼윈도우 안에서 빵 만드는 걸 30초만 바라보며 서 있으면 그냥 성심당 안으로 빨려 들어갈 것 같다.

 들어가기만 하면 맛있는 빵을 자기도 모르게 잔뜩 사 가지고 나올 것이다.

 외면이 최고다.

 

 앞으로 대전의 성심당은 과연 어디까지 진화할까?

 

  성심당이 처음 시작되던 성당 앞의 작은 팥 아이스케키와 앙꼬 팥빵 집에서 이젠 그 블록 전체를 차지하는 대단한 빵집이 되었다.

  아직도 기억이 난다.

  친구랑 성당에 갔다가 성심당 문을 열면 바로 앞에 있는 아이스크림 냉장고 옆에 서 계시던 아직은 젊은 노인 한분이 돈을 받고 아이스케키를 꺼내 주었다.

 

 나의 사랑. 나의 도시. 대전 ~

 이런 광고 문구가 쓰여있는 빵 봉투는 바뀌었다. 대전이 성싱 담 것만은 아니니까 ~

 그래도 그런 배짱 멋있다.

 조그마한 동네 빵집을 이렇게 대단한 기업으로 키운 빵집 아들은 과연 어떤 사람일까?

 

 입지전적 인물이다.

 트럼프처럼 영세하던 건축업자인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아 대단한 회사를 만들었고 그리고 대통령까지는 안되었다 해도

 성심당을 이루어 간 것을 보면 대단한 사람이다.

 

 빵이라는 외길로 쭈욱 걸어갔으니까.

 원래 있는 집 자식이 있는 재산 지키고 키워 가는게 어렵다고 하였다.

 

 한때는 친정에 오면 성심당 생크림 케이크를 안 사면 큰일 날 것처럼 생각하던 때도 있었다.

 지금이야 일반화된 생크림 케이크이지만 그때는 대전에서 오직 성심당에서만 만들었었던 시절도 있었다.

 빵 유학을 다녀온 그 집 아들이 만든다고 소문이 났었다..

 

 지하철을 찾아 내려가서 오룡역에 내려 출구를 찾아가니 정말 비가 ~

 비가 미친 듯이 퍼붓고 있었다.

 발을 못 내디디고 서 있는데 몇 사람은 우산을 꺼내들고 가고 몇사람은 서 있다가 누군가가 우산을 들고 마중 나와서 데려간다.

 

 바로 옆에 서 있던 이쁘게 차려 입은 젊은 아낙네가 

 

 "고마워"

 

 하면서 우산 들고 찾아온 젊은 남정네한테 정말 반색을 하면서 반가움과 고마움을 표시하고 우산을 펴서는 사이좋게 걸어 나간다.

 

 친정에 전화를 걸었는데 전화를 받는 남동생에게

 

 "비가 억수로 퍼붓네. 도저히 못 가겠네.'

 "어디인데?"

 "오룡역 지하철 역사 3번 출구"

 "대전이라고?"

 "응, 비가 너무 와서"

 "우산 가지고 나오라고?"

 "아니면 택시 타고 갈까? 가을비라서 비 맞으면 안 될 거 같은데"

 "그냥 택시 타고 와"

 

 결국 카카오 택시 앱을 다시 깔아서 택시를 불러 타고 들어갔다.

 

 엄마 ~ 

 

 "오지 말랬더니 왔네."

 "추석인데 사람들 많이 다니기 전에 다녀가려고"

 "고마워"

 

 무거운 된장을 어깨에서 내려놓는다.

 이 나이에도 엄마라고 부를 수 있는 분이 계셔서 너무 조오타 ~ ~ ~

 

 계속 계속 즐거운 마음으로

 감사 감사하는 마음으로 다녀야겠다.

 한 달에 한 번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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