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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essay

이쁜 전원주택

by 영숙이 2021.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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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 전원주택 >

지인이 11년 전에 사 놓은 땅에다 여건이 되어 전원주택을 짓게 되었다.

집을 짓기 위해 땅을 파헤쳐야 하니까 심어 놓은 양파와 마늘을 챙겨가라는 연락이 와서 두달 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과 달려갔다.

아직 양파는 다 영글지 않았고 마늘도 알맹이가 작았다.

오늘은 지질검사를 하기 위하여 땅을 판다고 하여서 도착해보니 벌써 양파를 다 챙겨 놓았고 마늘도 가위로 열심히 자르고 있었다.

가져가고 싶은 만큼 가져가라고 하여 욕심껏 정말 한껏 담았다.

"와이구, 비닐이 터질라한다."

"ㅋ ㅋ ㅋ"

보라색 양파가 넘 이뻐서 그만 마구마구 담은 결과다.

마늘은 주는대로 작은 비닐봉지에 담아왔다.

어제 대전 친청엄마한테 다녀오는데 여동생이 꾸지뽕 농장에 데려다 주었다.

꾸지뽕이 여성 호르몬에 효과가 좋다는 소리를 들었다.

마침 땅 한 옆으로 꾸지뽕 나무가 있었다.

몇일 내로 나무를 자른다고 하니, 욕심이 발동되어 있는대로 할 수 있는대로 잎사귀와 덜익은 꾸지뽕 열매까지, 나중에는 주인이 나뭇가지까지 꺽어 주었다.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아직 잘모르니까 인터넷을 찾아봐야 한다.

점심으로 근처에 있는 보리밥 집에서 보리밥을 먹었다.

보리밥을 먹고 지금 지으려는 전원주택 위쪽으로 전원주택 단지가 있어서 구경가기로 하였다.

진짜 이쁜 전원주택단지였다.

감탄사가 절로 터졌다.

와 ~ 우,

사진을 마구마구 찍었다.

다음은 그 곳에서 찍어온 전원주택 사진들이다.

전부 못올리고 일부만 올려서 안타깝다.

부러웠다.

전원주택이 부러웠고 이쁜 꽃이 부러웠고 그런 여유가 부러웠다.

영숙이는 잘 가꾸워진 이쁜 꽃들과 잔듸를 보면서 저렇게 이쁘게 부지런히 잘 가꿀수 있을까?

과연?

?????

솔직히 자신 없었지만 부러운건 사실이다.

꿀벌이 아니고 게으른 베짱이도 아니고 이도 저도 아닌 글쓰는 동물이 있을까?

전원주택에 들어와서 살 형편도 안된다.

요즘 전원주택은 돈이 많이 든다.

땅값만 해도 근처에 짓고 있는 전원주택 부지가 평당 350만 이라니까 100평만해도 ~ 거기에다 집을 지으려면 인건비가 많이 들어서 ~

지인은 6억을 잡고 있었다.

그럼 땅값 플러스 와우 ~

부러워서

~ 저건 신포도야. ~

이솝 우화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어느날 여우가 길을 가고 있는데 아주 맛있게 보이는 포도열매가 보였다.

여우는 포도가 먹고 싶어서 포도 열매를 따려고 아주 열심히 뛰어서 팔을 뻗어서 맛있는 포도를 따려고 애를 썼다.

아무리 애를 써도 딸 수 없으니까 이렇게 말했다.

~ 저건 신포도야. ~

산꼭대기에 가니까 할머니 한분이 사시고 계셨다.

집은 작은데 마당에 잔듸밭이 기가 막히기 잘 가꾸어져 있었고 옆쪽으로 600평이나 되는 밭이 잘 만들어져 있었다.

"할머니 여기서 얼마나 사셨어요?"

"50년 살았지."

"와우 ~ ".

1970년부터 살았다는 이야기.

"혼자 사는게 적적하고 무섭지 않나요?"

"여기 올라오려구 하니까 완전 산길이던데요. 여기서 저 아래로 보이는 전망은 정말 굉장한데요. 그래도 이렇게 혼자 사시려면."

"50년 전에는 이산에서 범이 나왔어. 하루는 산길을 올라 오려는데 범이 자갈을 마구 뿌리더라고 어디까지 따라오면서."

"여기서 5남매를 키웠지. 할아버지는 50대 초반에 갔구, 나혼자서 5남매를 키웠어."

"뭐해서 키우셨어요?"

"농사지어서 키웠지. 배, 자두 과수원도 하고 따서 신정시장에 가서 팔았지.".

할머니는 권하는 포도쥬스를 조금 드시고 참외 한조각을 드시고는 흔들리는 나무의자에 앉아서 편안한 얼굴로 꿈을 꾸신다.

처음 들어올 때 개2마리가 엄청 짖었고, 전망이 너무 좋아서 구경왔다고 하니까 반가이 맞아 주셨다.

정갈한 잔듸밭에 나무아래 놓여 있는 돌로 된 테이블과 의자에 앉아서

도란 도란.

행복하고 정겨운 하루가 또 이렇게 간다.

"집 다 지으면 자주 놀러와요."

"예, 자주 놀러 올께요."

내려오려는데 산딸기가 있다.

마구 마구 따서 먹고 싶은데 ~

"뱀 나와요. 고만 가요."

"ㅋㅋㅋ".

집에 오는 차속에 양파 냄새, 마늘 냄새가 진하게 난다.

"친구야. 잘먹을께"

<첨부>

쾅 ~

왠?
쾅 소리?

미치도록 이쁜 꽃사진 실컷 찍고 나오던 길.

봄볕에 얼굴 그을릴까봐 모자 푹 눌러쓰고 눈 아프다고 썬그라스 끼고,

제대로 당했다.

아치 철제길 옆을 지인들 따라 생각없이 들어 가다가

"쾅"

눈앞에 번개가 번쩍.

이런 느낌 처음
비명소리.
  뒤로 넘어지는 순간.
잔듸밭의 포근함 속에 파묻혔다.

잔듸밭에 폭쌓인 느낌이 좋아서 그대로 대자로 뻗어 누워 있는데 옆에 와서 얼굴을 들여다 본다.

걱정 스러운 목소리.

"괜찮아요?"
"정신을 잃었나?"

아무리 잔듸밭의 느낌이 좋아도 더 걱정시킬수는 없지.
잔듸밭의 느낌이 이런 거구나.
누군가가 받쳐줄 사람이 있다는 것도 이런거 겠구나.
하나님이 나의 빽이라면?

"괜찮아요."
"정신을 잃은 줄 알았네."

벌떡 일어나서 넘어질때 무너
진 벽돌을 바로
하고 흙을 털어 넣는다.

"부시면 안돼여. 앞으로 이웃집인디 잘지내야지여."
"이정도면 됐어여. 갑시다.".

일어서서 중얼중얼.

"길이 아니면 가지 말랬어."

돌아서서 꽃이 피어있는 아치 입구 쪽으로 가서 통과한다.

덕분에 이마에 커다란 혹이 생겼다.

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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