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명숙, (주) 한국제지 총무과장. 처용수필 제2호 1996. 겨울 - 모처럼 따스한 햇빛에 화단의 색바랜 잔디가 융단 같은 포근함을 주는 것 같다. 내년 봄이면 저 포근함 속에서 반짝이는 파란 새싹이 움트겠지? 눈을 들어 화단 가장자리에 줄지어 선 배나무에 시선이 머무는 순간 "아" 나도 모르게 손에 든 커피잔이 흔들림을 느낀다. 모양이 일그러진 잎사귀와 나무에 매달린 채 말라 버린 나뭇잎 사이로 빠알갛게 새싹이 보이는 것이다. 이제 추위가 시작되는데 계절도 모르고 피어난 새싹의 무모함이 안타깝지만 한편으로는 며칠 전 입사한 신입사원들에게 해준 얘기가 생각나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지나간다. 최충우돌, 천방지축, 질문도 많고 무슨 무슨 시리즈도 많고 새모자, 새신발, 새 작업복, 속의 웃음들이 꼭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