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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즐거움 <2평 분식외 ~>

by 영혼의 닻을 찾아서 2023.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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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즐거움 < 2평 분식외 ~>  

2평분식 가게의 해바라기 그림 ~손님이 그려주셨다고 했다.

차를 버렸더니 소소한 즐거움이 있다.

다저녁에 달동에 볼일이 있어서 천천히 걸어갔다가 천천히 걸어오는 길이었다.

달동에 명랑 핫도그가 있는데 하나사서 물고 올까하다가 먹지 않을 이유를 찾아냈다.

기름에 튀긴 음식 안먹기  ~

나름 변명이지만 사실은 소세지를 좋아하지 않는다.

먹을까?
말까?
그냥 지나쳐서 인형뽑기 가게 옆에 있는 스티커 사진 찍는 가게를 보니 이쁜 중딩이들이 가득 가득 ~  
다들 그 이쁜 얼굴에 왠 화장을 그리 요란하게 했는지.

커다란 눈.
하얀 피부.
빨간 입술.
거울을 들여다 보느라 난리.
자석에 끌리듯 들어섰다.
아무생각없이.
뭘 하겠다는 생각도 없이.

스티커 사진 찍는데구나.
각종 가발과 가면에 모자.
환한 조명이 켜져 있는 기계는 입구가 천으로 가려져있다.

음~
문득 옆에 있는 거울을 보니 거기 낯선 할머니가 놀란 눈을 뜨고 바라보고 있다.

누구지?
아니.
나잖아.
나네.

낯선 할머니 한사람이 나를 보고 있었다.

아이들은 자신의 모습들에 취해서 전부들 너무나 바빴다.

아무생각없이 들어섰을 때처럼 곧 바로 문밖으로 나섰다.

옆에 있는 인형뽑기 가게에는 중딩이 머스마들이 있었다.
다들 키가 훌쩍 큰 미남들.

연이 아빠는 중학교때 이미 지금의  잘생긴  얼굴에 키가 큰 호남.
연이 엄마는 지금처럼 귀엽고 예쁜 사랑스러운 여자아이.

중학교 때부터 연애해서 지금까지 연애하듯 살고 있다.
연애시절 일기도 아직 가지고 있다고 했다.
23년 전에 쌍둥이인  연이 오빠와 연이를 낳고 알콩달콩 ~.

다시 천천히 걸었다.

2주 연속 사우나에서 등맛사지를 했더니 다리가 너무 아프다.
다리맛사지 해야 한다고 했는데도 최소 한달은 등맛사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덕분에 다리가 퉁퉁 부어서 아프다.
담엔 미리 다리 맛사지 해야한다고 말해야겠다.

천천히 걸어서 브랜드 아이스크림 가게 옆을 지나가는데 제법 아이들이 있다.

달동은 음식점이 많아서 늘 밤늦게 까지 북적 북적 ~
그런 동네가 지금은 11시가 안되었는데 거리에 인적이 드물지경.
여자 아이들만 몇몇이 보인다.

국민은행 앞에서 횡단보도를 건너 10미터쯤 가니 2평 분식이라 써있는 간판이 보인다.
전에는 본적이 없었던 것 같다.


간판에는 호떡이라는 글자가 써있었다.
요즘 호떡가게가 남아 있나?
반신반의하면서 호떡이 있다면 필히 먹어야해.

호떡은 우리들 그때 그시절 소울푸드.
서울 한강성심병원에서 실습할 때 기숙사를 나오면 바로 앞에 호떡을 파는 수레가 있었다.
따뜻한 호떡을 베어물면 그 달콤함이 허기진 마음과 영혼을 달래 주었었다.

가게로 들어서는데 배달가는 사람하고 마주쳐서 살짝 비껴 들어갔다.

"호떡 있나요?"
"네."
"저 손좀 씻으면 안될까요?"
"저 안쪽에 죽 들어가면 남자 화장실에서 씻을 수 있어요."
"감사합니다. 시멘트를 만져서요."

안쪽으로 들어가니 꽤 넓었다.

"2평 분식이라고 써있는데 15평은 되겠는데요?"
"처음 2평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넓어졌어도 2평 분식 간판을 못바꾸겠더라구요."
"그래요? 하신지가 꽤 오래됐나봐요?"
"18년 됐어요."
"그래요? 젊어보이시는데 ~"
"저요? 나이가 50이어요."
"네? 저는 한 30쯤 되시는 줄 알았어요. 와우 놀래라. 진짜 젊으시다. 그럼 32살부터 시작하신거네요."
"네."
"대단하시네요. 18년이라니. 일찍부터 하셨네요. 뭐든지 오래하면 성공하게 되어 있다니까요."
"맞아요. 요즘 젊은 사람들은 좀 하다가 안되면 그만 두더라구요."
"그나 저나 진짜 50이어요? 그렇게 안보여요."
"우리 아들이 23살이어요."
"와우 ~ "
"멋져요. 이렇게 대단한 일을 이뤄낸 것도 멋지고 이렇게 끝까지 해내서 성공한 것도 멋지네요. "
"꼭 대기업을 해야만 멋진가요? 이렇게  한가지를 끝까지해서 일가를 이룬 것도 정말 멋져요."
"호떡 하나만 사는게 미안하니까 2개 살께요."
"아니요. 괜찮아요. 하나만 사도 됩니다."
"카드 끊기가 미안해서요."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자동차를 버렸더니 이런 소소한 즐거움을 만나네요."


정확하게 말하자면 자동차 검사에서 매연에 걸려 통과를 못하는 바람에 폐차를 한 것이지만 차가 없으니 걸어다니면서 만나는 소소한 즐거움이 있다.

사장님이 사진 찍어도 된다고 허락하셔서 마음놓고 사진을 찍었다.
유튜브에 유재석이 나오는

  "놀면 뭐하니?"

란 프로에 나왔다고 알려 주신다.
일단 캡쳐.

반짝반짝 빛나는 여자 사장님의 자부심.
젊어보일수 밖에 없다.
감탄을 하면서 종이컵에 담긴 호떡을 들고 나와서 천천히 걸으면서 꽂혀있는 꼬챙이로 찍어 먹었다.
  
맛있다.

연풍연가 앞을 지나간다.
연풍연가를 언제인가는 한번은 구경가봐야지.
40년도 그전에.
울산 올때부터 있었던 도로 옆 초록색 건물에 있었던 연풍연가는 아직도 같은 모양의 글자를 창문에 달고 그대로 있다.
한자에 약해도 연풍연가는 안다.
누가 저런 이름을 달고 저토록 오래하고 있을까?
신기하다.
지나갈 때마다 신기하다.

롯데마트 앞을 지나가는데 롯데리아에서 배달을 나간다.
롯데리아도 24시간인가?

공업탑 쪽으로 가까이 가는데 애견샾이 3개나 된다.
강아지 분양.
하나는 일층에만 있고 하나는 건물 통채로 애견 샾이고 하나는 완전 대형 애견 샾.

신정동 골목 골목 도자기 공방 가는 길에는 꽃집이 정말 많다.
한번은 꽃집에 들어가서 물어 보았다.

왜 꽃집을 하셔요?
꽃을 좋아해서요.
꽃에 대해서 좀 아시나요?
꽃가게에서 오래 일했어요.

젊은이들이 창업하는 가게가 꽃가게와 애견샾?
jinnssam은 장사에 대해서 잘모른다.
잘모르면서 이렇쿵 저렇쿵 하는게 좀 그렇지만 어쨌거나 벌써 4월인데 문이 열린 가게보다 닫힌 가게가 많다는건 안다.

겨울이 끝나고 봄이 되면 기지개를 켜듯 가게가 하나 둘씩 문을 열고는 했었는데 이번에는 열려있던 가게도 문을 닫는다.


거리에 붙어 있는 현수막에는 월세 150 수입있는 대형 상가 대출안고 현금 9천 인수가능.~
해석을 해보면 대출이자를 내고 나면 남는게 없으니 9천이라도 건지자는 이야기.

공업탑에 가까이 갈수록 문닫은 가게 유리창에 "임대"라고 써있는 가게가 많다.
횡단보도 앞에 김밥집.
코너에 안경집.
로타리 식당.

원다방과 탑다방은 문을 닫았다.
건물 일층에 있는 동아서점도 문닫은지 오래.
앞건물과 뒷건물 사이 골목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사진관은 아직 운영 중이다.
초임발령 받았을 때 우리반 부반장이었던 백곡지 형부가 하던 사진관이었다.
지금도 그분이 하고 계실까?
궁금하기는 했지만 들어가서 물어볼 용기까지는 없다.
백곡지 나이가 그러니까 올해 환갑이넹.

세월저편에 아이들은 아직도 갈래머리를 땋은 17살 소녀들이고 jinnssam은 분홍색 투피스 정장을 입은 23살 청춘.

그 시절 유행하던 머리를한 jinnssam ~ 갈래머리를 한 아이들이 손을 잡고 싶어하였었던 젊은날


공업탑 횡단보도 앞쪽에 로마제과가 있었고 롯데리아가 있었는데 지금은 모두들 다른 가게로 바뀌었다가 그나마도 이전해서 비어있다.

참 오다보니까 경찰서 앞쪽에 식당이 제법 있는 거리에 "종하거리"라는 이름이 써 있는 커다란 입구가 만들어져 있다.
그 입구를 만들어 세워서 얼마나 효과가 있을런지는 모르지만 그만큼 경기가 안좋다는 이야기인가?

공업탑 주변으로는 높디 높은 새건물들이 새로 세워져서 주택으로 공급되고 있다.  
거의 마천루 급.
15평에 3천이나 4천하던 아파트들에서 지금은 2억을 훌쩍 넘는 가격으로 공급되고 있다.
결국은 집을 새로 지어서 공급하면서  집 가격만 대폭 올라간 셈이다.


학성고등학교 앞에 오니까 무인카페가 있다.
그동안 지나다니면서 관심있게 보았었는데 아무도 없길레 들어가본다.

무인카페 안에 글자가 좋으다.

"오늘이 가장 행복한 날."

들어가서 사진을 찍다가 뭔가 한잔 사서 마셔야 겠다는 생각으로 메뉴를 살펴 보았다.
커피를 못마시는데 그렇다고 쵸코를 마실수도 없고 마침 망고라떼가 보인다.

따뜻한 망고라떼를 한잔 빼내고 사진을 여러방 찍고나서 따뜻한 종이컵을 들고 무인카페를 나섰다.

너무 달아서 머리가 띵 ~
처음에는 마시기가 힘들더니 계속 마시니까 익숙해져서 모르겠다.
이렇게 단맛에 길들여져서 점점 음식이 달달해져가는 중이다.
단맛과 짠맛이 모자라면 즉 심심한 음식을 사람들이 사먹지 않기 때문에 점점더 달게 점점더 짜게 만들기 때문.
악화는 악화를 구축하고(악순환은 악순환을 만들고) ~
양화는 양화를 구축하고(선순환은 선순환을 만들고) ~
음식 맛이 짜지고 달아지는건 악화이며 악순환. 음식만드는 이들에겐? 양화며 선순환인가?(단맛과 짠맛만 추가하면 되니까?)

무인카페는 스타벅스 바로 옆.
스타벅스 바로 옆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무인카페를 열었다는게 대단하다.

스타벅스는 밤늦은 시각이라 Close.
드라이브 스루 라인에 차들이 몰려 도로까지 자동차가 길게 줄을 서는 곳이다..
자동차들이 차들의 왕래가 많은 도로까지 길게 서있는 경우가 많아서 교통방해까지 일어나는 스타벅스다.

조금 더 올라가면 맥도널드.
맥도널드에는 디카페인 커피라떼가 있다.

망고라떼가 너무 달아서 처음에는 뇌가 마취된듯 알딸딸하니 기분이 좋더니만  나중에는 단 맛이 속을 긁는다.

오늘은 차가 없어서 소소한 즐거움을 만끽하며
가는 길 30분
오늘 길 30분.

꼭 필요한 오늘의 운동 할당량을 체운셈.

다리가 낑낑 소리를 하도록 아프니 얼릉가서 발맛사지 기계라도 돌려 봐야겠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를 이렇게 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https://youtu.be/_Fy6Y1VHg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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