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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발품기/카페

대박 팥빙수 ~ 우리동네 카페 구빙담을 자랑해요.

by 영숙이 2023.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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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박 팥빙수 ~ 우리동네 카페 구빙담을 자랑해요. > 

   

                                

               1.

 지인이 딸 결혼식에 축하금을 보냈더니 보답으로 구빙담에서 만나자고 한다.

 구빙담?   

 

 우리 동네에 있는 작은 카페.

 대공원이 보이는 곳에 있지만 골목으로 들어가야 하는 곳에 있는 관계로 공원 산책이나 운동할 때 눈으로만 구경하던 카페.

 

 전에 카페를 할 때 근처에 구빙담 카페가 있었다.

 

 "커피를 볶는 카페."   

 

 공원 근처에 생기고 jinnssam이 하던 카페 근처에 있던 구빙담은 없어졌다.

 날마다 새로운 카페가 생기고 또 있던 카페가 날마다 조용히 사라지기 때문에 그러려니 했었다.

 

 "구빙담에서 만나요?"
 "네. 그곳에 팥빙수가 독특한데 맛있어요.

  제가 저녁을 안먹는데 저녁대신 팥빙수 살께요."

 

 구빙담에 갔더니 의외로 사람들이 꽉 차 있었다. 

 카페 만실.

 나이드신 아저씨나 아줌마들끼리 모여 있었다.

 

 "먹어보세요.

 이집 팥빙수가 아주 독특하고 맛있어요.

 직접 집에서 팥을 삶는다고 하더라구요.

 우유를 얼려 만드는 우유 팥빙수가 있고 커피를 얼려 만드는 커피 팥빙수가 있어요.

 어떤걸로 드실래요?"

 "요즘 팥빙수 카페에 가면 커다란 그릇 위에 갖가지 고명을 얹고 팥빙수 종류도 엄청 다양하잖아요.

  여러사람이 숟가락을 넣어서 함께 먹는 것도 좀 찝찝하고 여기는 개인 컵에 담아줘서 좋아요.

  요즘 팥빙수 먹고 싶으면 여기로 온다니까요."
 "정말 그러네요. 개인 컵이라서 마음 편히 먹을 수 있고 컵이라서 잡고 먹기도 편하네요.". 

                                                    2.

  jinnssam도 팥빙수를 좋아하고 여름이면 당연히 팥빙수를 먹는다. 

 아가씨 때.

 1980년대 jinnssam이 교사가 되고 동생들이랑 동네 빵집에서 먹었던 팥빙수는 그 시절 최고의 호사였다.

 

 이후에도 팥빙수는 그닥 진화하지 않았고  좀 큰 분식집이나 큰 빵집에서 얼음을 갈고 그 위에 통팥과 작은 찹쌀떡과 젤리를 얹어주는 수준이었다.

 

 팥빙수를 좋아해서 여름이면 집에서 만들어 먹는다고 얼음가는 기계와 통팥 한통을 사고 그위에 올려먹는 떡과 젤리 세트도 샀었다. 

 처음 살 때만 제대로 한번 만들어 먹고 캔통팥과 젤리 셋트는 그대로 냉장고 안에서 조용히 시간을 보내다가 여름과 가을이 지나서 겨울이 되면 꽉찬 냉장고를 비우기위해 쓰레기통으로 직행하고는 했었다.

 몇번 여름이면 통과의례처럼 반복하다가 이후에는 그냥 팥빙수라는 것은 밖에서 사먹는 걸로 종료.

 

 40대 중반 쯤.

 

 철희가 중국에 있을 때였다.

 중국에서 고생하면서 일하고 있는데 우리가 너무 편히 살면 안된다고 

 "절약, 절약"

 말하면서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쓸데없는 것까지 절약하던 시기였다.

 

 원룸 짓느라 빚이 5억 가까이 되었고 이자에 원금 갚는다고 나름 어떻게하면 절약을 할까? 

 연구 연구.

 휴지가 없다고 하길레 샤워기 물로 씻으라고 할 때였다.

 

 한번은 롯데리아에 가게 됐는데 팥빙수를 먹자고 하였다.

 당연히 팥빙수는 비싸서 안되고 제일 싼 기본 햄버거인 데리 햄버거를 사주었다.

 물론 jinnssam은 안먹었다.

 

 그렇게 일년에 삼천만원씩 10년 동안 빚을 갚았더니 2억 정도 빚이 남았을 때 독립하는 아이들을 위해  집을 사는 바람에  도로 빚이 5억이 되었다.

 

 강원도에서 동해안을 따라 집으로 내려오다가 휴게소에 들렸을 때 빚이 다시 5억 이라는 계산을 하면서 바라본 동해바다는 어떻게 그렇게나 초록초록한지 ~ 

 휴게소 창문 앞에서 망연히 초록스러운 바다를 바라보면서

 '언제 그 많은 빚을 다 갚을까나'

 시름에 잠겼던 기억이 난다.

 

 "10년동안 열심히 갚아봤잖아. 앞으로 또 10년동안  갚으면 되지."

 

 그러면서 훌훌 털고 일어섰던 기억.

 

 빚.

 

 그거 쉽지 않다.

 아무렇지 않게 느끼려해도 그렇게 되어지지가 않는다.

 바쁘게 정신없이 살다가도 잠자리에 누우면 뭉게 뭉게 피어오르는 빚과 관련된 잡념들.

 '빚을 어떻게 줄이지?'

 

 주변에서는 부동산만 보고 재정문제에 대해 도움을 안준다고

 '부자가 더 무서워'

 라고 쉽게 말한다.

 

 한번은 동생들이랑 사우나를 갔는데 뒷담화

 "속옷에 구멍이 났네. 속옷 좀 사입지."

 엄마는 큰딸 편

 "그렇게 절약했으니까 돈 모은거야.".

 

 재정에 관련해서는 어디에다가 말할데가 없다.

 

 빚을 지느라 위가 많이 아팠었던 적도 있었다.

 아무것도 못 먹고 물하고 흰죽만 먹으면서 보냈던 봄이 생각난다.

 

 열심히 갚고 

 평생 저축했던 장기 저축으로 갚고 

 결국 빚이 일억 얼마가 남아서 집에다 얹어 주었다.

 

  "평생 빚없어 보기는 처음이네."

  "평생 처음으로 빚이 생기네."

 

 세월이 지나면서 어떻게 절약했는가는 생각이 안나고 그때 그때 느꼈었던 감정만은 불쑥 불쑥 표면위로 올라올때가 있다.

 

 식당에 가서 가격이 비싸면 세명이 가서 2인분 시킨 것 때문에 만땅받은 스트레스.

 롯데리아에 가서 팥빙수를 못먹었던 감정들.

 

 "난 우리 집이 가난한줄 알았어.

 휴지가 없다니까 샤워기 물로 씻으라고 해서."

 

 한번씩 롯데리아 가면 팥빙수를 먹으면서 그때 생각을 한다.

 

 팥빙수가 그렇게 비싼 것도 아니었는데 

 그렇게 까지 할 필요가 없었는데 

 왜 그랬을까. 

 

 아직도 미안한 감정이 남아있다.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을 탓한들 뭣하랴.

 현재에 만족.

 

 오늘은 철희 휴가 첫날.

 엊저녁부터 태풍이 몰려온다고 난리여서 하루종일 창밖을 보면서

 '태풍이 언제 지나 갈까.'

 

 다행이 오후가 되면서 태풍이 윗지방으로 올라가는 바람에 조금씩 잠잠해졌다.

 '오늘 휴가 첫날인데 식자재 갔다가 구빙담에서 팥빙수 한그릇씩 먹읍시다.'

 주차가 불편하지만 평일이라서 도로가에라도 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구빙담에 와서 팥빙수에 대하여 오늘의 티스토리로 썼다.

 

 맛있는 빙수 빙수

 정말 맛있는 팥빙수

 

 맛있는 빙수 빙수

 정말 좋아요. 팥빙수

 

 맛있는 빙수 빙수

 여름에 먹는 팥빙수.

 

 맛있는 빙수 빙수

 행복해져요. 팥빙수.

 

 맛있는 빙수 빙수

 먹어보아요. 팥빙수.

 

 팥빙수 사진을 찍어 뒀어야 했는데 까먹고 못찍었다.

 티스토리에 대충 써놓고 집에 가서 손을 봐야겠다.

 

 사진은?

 나가려고 준비하는데 마침 팥빙수를 테이블로 가지고 가는 분이 계셔서 염치불구 사진좀 찍자고 들이댔다. 

 

 현재에 만족

 이렇게 구빙담에 와서 맛있는 팥빙수를 먹을 수 있음에  감사.

 티스토리 쓸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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