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송정 ~ 옛 추억의 희미한 그림자.

by 영숙이 2023. 9. 24.
728x90
반응형


< 송정 ~ 옛 추억의 희미한 그림자 >    

처음 송정을 찾은게 언제더라?

음 지금은 서울에서 열심히 살고 있는 절친 선아랑 겨울방학에 부산 택사스 촌에 살고 있는 이모를 찾아서 완행기차를 타고 왔을 때였다.

여행은 가고 싶지만 넉넉치 않은 주머니 사정으로 부산행 완행열차를 타고 잠은 이모네 집에서 자기로 하였다.
이모는 부산역 앞 텍사스 촌에서 다방을 하고 있었다.
방이 2칸이라서 한칸은 이모 부부가 쓰고 한칸은 아이들이 잔다고 방이 없다고 하여서 다방에서 잔다고 하니 그럴 수는 없다면서 우리 둘을 데리고 이모 집으로 갔다.
이모 집은 텍사스 촌 거리에서 한참을 용두산 공원 쪽을 올라가는 산 중턱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집들 중에 한개의  셋집이었다.
부엌은 방 앞에 있는 마루 밑으로 파져 있는 산비탈길 집이었다.

아이들은 다른 곳에 보냈는지 그날 밤에
아이들이 자는 공간에 선아랑 둘이 잤다.
  한밤중에 얇은 벽 으로 나누어진 옆방에서 이모의 숨죽여 우는 소리가 들렸다.
무슨 소리인지 모르지만 이모부한테 불평하다가 우는 듯 싶었다.

다음 날 아침 이모가 만들어준 아침 밥을 먹고 저녁에는
대전에 올라 갈거라고 인사하고 이모 집을 나섰다.
이모가 만들어준 저녁과 아침 반찬은 jinnssam 엄마가 만들어준 것 과는 비교도 할 수 없으리만큼 맛있었다.
어쩜 그리도 빠르게 또 맛있게 만들수 있었는지 ~

이모집을 나서서 선아와 함께 용두산 공원도 가고 달맞이 공원을 갔다가 송정해수욕장을 찾
았다.

용두산 공원에는 유치진의 깃발이라는 시비가 있었고 달맞이 공원에도 지금은 기억이 잘 안나는데 유명한 시인의 시비가 있었다.

그 시절의 jinnssam은 시비를 보면서 감격할 줄 아는 문학소녀였다.

지금은?
티스토리에 글은 쓰고 있지만 문학
소녀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문학이라는 순수성을 잃어버린 글을 쓰고 있다고 할까?
글을 쓰는 마음도 문학이라는 순수 결정체하고는 먼 것 같다.

47년 전의 송정 해수욕장은 그냥 어촌 비슷한 바닷가였다.

바닷가 옆쪽으로는 다 쓰러져가는 판잣집 비슷한 집들이 고만고만하게 늘어서 있고 겨울이기도 하였지만 사람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반짝이는 모래와 눈부신 겨울 햇볕이 빛나는 바다가 어디까지나 펼쳐져 있는 그냥 어촌이었다.  
내륙인 대전에서 사는 관계로 바다만 보아도

와 ~ 우 좋다아 ~

둘이서 바닷가를 한없이 걸어다녔던 기억이 있다.
그러다 배가 고파서 바닷가에 있는 야트막한 중국집에 들어가서 짜장면을 시켰다.
그때 최고의 외식 메뉴 짜장면.
요즘은 짜장면을 배달하는 오토바이 만나는게 쉽지않다.

짜장면을 시켜 놓고 기다리는데 미닫이 문으로 된 옆방이 보였다.
그곳에 남자 하나가 누워 있었는데 아랫목에 두툼한 이불을 덮고 있는데 식은 땀을 흘리면서 꼼짝도 앉고 누워 자고 있었다.

키 작은 남자가 가져온 짜장면은 기가 막히게 맛있었다.

선아랑 짜장면을 다 먹고 나서면서 주고 받았던 말이 기억난다.

"큰방에  누워 있는 남자 봤어?"
"응"
"어디 아픈 것 같아."

그 시절에는 아파도 병원을 쉽게 찾지 못했다.
병원비가 무서워서.
그냥 집에서 앓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던 시절이다.
의료의 혜택은 일부 부유층만이 받을 수 있던 시절이다.

그때의 송정과 지금을 비교하라면 ~
그건 순수 문학을 지향하였던 jinnnssam과 문수 문학과는 거리가 먼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의 jinnssam과 같은 것 같다.

오늘 오랫만에 송정 끝까지 갔다가 돌아 나왔다.
송정 끝집 앞에는 주차장이 만들어져 있었고 바닷가 옆으로는 카페도 많이 만들어져 있다.
허름했던 옛건물들
은 사람이 북적대는 최신식 상업건물로 바뀌는 중이다.

코로나 이전 차박을 시작하기 전에 자주 왔던 롯데 쇼핑몰 쪽에 있는 샌드 카페로 왔다.

점심은 명품 물회.
식당은 좌식에서 입식으로 바뀌었고 서비스는 로버트 기계로 한다.

샌드 카페도 예전의 조용하고 품격있는 왠지 대접받는 것 같던 분위기가 아니라 어수선한 돛대기로 바뀌었다.

세월은 가고 옛추억은 희미한 그림자로 남는가부다.

송정해수욕장이 앞으로는 또 어떻게 변할까나 ~

이제 다시는 이 카페를 찾지 않을 것 같다.
순수함을 벗어난 목적을 가진 글을 쓰는 jinnssam처럼 송정도 때묻고 지친 지역이 될 것 같다.

피곤하고 힘든 일상에서 벗어나 고요한 힐링과 바닷의 넓은 품에 안길 수 있던 카페가 아니라 왁작하니 와글 바글 장터같은 카페.

이제 장은 인터넷으로 보고 여유시간에 장터
같은 카페를 찾는다.

희미한 옛추억의 그림자 송정 안녕.  
  .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