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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장태산. ~ 차 어드벤쳐(임도>

숲속에서는 잠이 달다.
도시에서는 12시가 되어도 초저녁 느낌이지만 일찍 해가 지는 산속에서는 어쩐지 빨리 자야 될듯하여 캄캄한 밖을 내다보며 따뜻한 곳을 찾아서 몸을 눕혔다.
달콤한 잠은 행복을 준다.
정신없이 자고 있는데 새벽기도 알람이 울린다.
포도원 교회의 특새시간(특별새벽기도시간).
찬양단의 찬양소리를 들으면서 누워있는데 이후로는 캄캄.
다시 달콤한 잠에 빠져들었다.

옆방에서 부시럭 부시럭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엄마와 쫑숙이가 두런 두런 이야기 하는 소리.
일어나야 할 시간인가 부다.
"몇시야?"
"7시"
"일찍 일어나네?"
좀더 자고 싶은데 잠이 안온다.
잘만큼 잤나부다.
몸이 삐걱 삐걱 거리는데 억지로 일어서서 움직인다.
좀더 눕고 싶기는 하지만 누워 있을 분위기가 안된다.

쫑숙이가 샤워하면서 밥먹기 전에 산을 한바퀴 돌자고 한다.
"응 알았어."
간단하게 빵과 두유와 고구마 삶은 것을 먹고 일어섰다.
장태산 정자로 지어진 전망대를 올랐다.
20 ~ 30분이면 충분히 다녀 올 수 있는 거리로 걸음 수로는 3000보가 안된다.
정자에 오르니 왜 이곳에 정자를 세웠는지 알거 같다.
정자를 중심으로 360도로 산정상이 빙이이잉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다.
산정상을 따라 동영상 한바퀴를 돌린다.
멀고 가까운 곳을 그림처럼 사진으로 담아본다.
예전에 만들어진 작은 출렁다리를 찾아서 건너갔다 건너오고 ~.
하천변에 메타세콰이어 길을 걸어갔다.
좋다..

간식을 좋아하는 쫑숙이가 장태산 입구에 있는 만두 가게에서 기어이 만두를 산다.
어른 주먹만한 만두 5개 만원.
만두랑 먹으려고 팬션 루체에 카페라떼를 사러 갔더니 아직 문이 닫혀 있다.
사장님이 엊저녁에 타고 갔던 차는 주차장에 서있는데 차는 타고 왔지만 아직 문은 안열었는가부다.
11시에 오픈하나?
문 손잡이를 흔들다가 포기하고 팬션으로 갔다.
아점.
엊저녁에 만들어 두었던 수육을 된장국이 되어 버린 수육 삶은 물에 뎁히고 콩쌀밥에 물이 모자라서 약간 된밥이 되었는데 끓은 물을 조금 뿌려 넣고 재취사를 눌렀다.
김. 김치. 깍두기. 수육된장국. 된장. 콩쌀밥.
조촐한 밥상이 어느때보다 달다.
감태김을 샀는데 참기름과 소금을 뿌리지 않고 두번 구운 김이 참 만나다.
남은 수육을 김치에 싸고 먹고 콩이 잔뜩 들어간 쌀밥을 맛나게 냠냠.
콩장을 만들면 냉장고 구석에 이름모를 풀처럼 낑겨 있다가 하얀 곰팡이가 펴서 결국은 버리게 된다.
이즈음엔 콩장을 만드는 대신 밥에 콩을 잔뜩 넣어 콩쌀밥을 만들어 먹는다.
달콤하고 구수한 콩쌀밥이 맛나다.
아침밥을 먹고 만두를 3개 챙겨 들고 카페로 갔다.
커피라떼 2잔하고 엄마를 위해서 생강차 한잔.
만두 1개는 카페 사장님께 드리고 커피하고 만두하고 냠냠.
행복감이 몰려온다.
사실 우리의 행복감이라는게 별거 아니다.
라떼 커피 한잔에 디저트만 먹어도 행복감을 느낄 수 있으니까.
왜 그렇게 형이하학적이냐고 비웃어도 할 수 없다.
배고프면 행복하지 않고 만족감 대신 짜증이 난다.
아가씨 때 오동통했던 샘은 배가 부르면 짜증이 난다고 했다.
왜 배가 부르면 짜증이 나지?
보통 배가 고파야 짜증이 나는게 아닌가?
jinnssam은 배가 고프면 짜증이 나고 밥 먹고 커피에 디저트만 먹어도 행복해진다.

커피란 자고로 디저트와 함께 카페에서 다른 사람이 내려준 것을 마셔야 제맛이 난다.
그것도 공짜말고 돈내고 먹어야 제맛이지.
커피값을 낼때마다 그런 생각을 한다.
'그래. 난 다른 사람이 맛있게 내려준 커피를 돈내고 마실 자격이 충분히 있어. 그래서 너무 좋아.'
스스로에 대한 만족감이다.
커피한잔에 만족감을 느낀다면 엄청 저렴하고 건전하고 이상적인거 아닌가?
커피한잔 마시면서 쓸데없는데 돈쓴다고 생각하면 생각만 해도 숨이 막힌다.
평생 돈, 돈, 돈하면서 돈이 없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싫다.
jinnssam은 커피 한잔의 여유를 마시고 싶다.
커피 한잔의 만족을 채우고 싶다.
물론 아프리카에 불쌍한 아이들을 위해서 헌금도 한다.
월드비젼 후원을 12년째하고 있다.
커피 한잔을 아껴서 후원하는게 아니고 여유가 있거나 없거나 무조건 한다.
스스로를 위해서 커피 한잔 쯤은 아낌없이 투자하고 싶다. .
카페라떼 한잔을 만두를 먹어가면서 천천히 마신다.
jinnssam은 속이 튼튼하지가 않아서 요즘은 항상 디저트랑 함께 라떼를 마신다.
넘 맛있다.
이렇게 맛있을 수가.

밖으로 나서니 비가 솔솔 ~ 그칠 기미가 없다.
다행히 온도가 내려가지 않아서 그렇게 춥지는 않다.
그사이 관광버스가 주차장에 한가득.
다음에 또 올 수 있도록 팬션을 깨끗이 청소하고 휴지통까지 완전히 비우고 차를 타고 장태산 주차장으로 갔다. .
동절기에는 개방시간이 9 - 5시까지이기 때문에 어제 못가봤던 새로만든 출렁다리로 갔다.
숲속에 저렇게 커다란 인공구조물을 만들다니 정말 보기 싫다.
그러면서 올라갔는데 거기에 그렇게 만든 이유가 다있었다.
길로 자란 나무들을 제대로 읽으려면 그 흔들다리를 올라가야 제대로 보이기 때문이다.
같은 눈 높이에서 시야가득 펼쳐지는 메타세콰이어들.
아주 튼튼한 쇠다리라서 저걸 흔들다리라 할 수 있을까?
막상 올라가니 사람이 실릴 때마다 흔들린다

사진 삼매경.
풍경 삼매경.
찍쇠에 제대로 빠졌다.
전망대까지 길이 이어져서 올라가는데 좀은 어지럽다.
전망대보다는 오히려 다리 중간에서 보는 풍경이 훨 멋지다.
비오는 날.
우산을 쓰고 여기 저기 계단을 따라 산을 오르락 내리락.
사람들이 많다.
우산을 쓰고 천천히 산을 내려다보면서 걷는다.
아마도 연휴에는 한줄로 서서 걸어야 할듯

주차장으로 내려오니 차들이 너무 많이 들어와 있어서 아까 타고 왔던 우리 차를 찾기가 힘들다.
결국 주차장을 찾아서 가다 말고 전화를 했다.
'버스 정류장에 가 있을께.'
아까 가다가 중도에서 돌아서서 내려온 그쪽에 있으리라 생각한 곳에서 차가 내려온다

비오는 장태산을 벗어나면서 근처에 있는 다육이 농장인 "엄마의 정원"이란 곳에 들려서 2만원 한도에서 마음껏 사라고 말하고 jinnssam도 천원짜리 다육이를 6개 샀다.
다리가 불편하다고 팬션 밖에도 안나오고 유리창으로 창밖을 구경하던 엄마.
장태산 올라갈 때에도 차에서 안내리던 엄마가 다육이를 사려고 온실을 왔다갔다하면서 구경을 한다.
한참을 구경하고 엄마도 8000원어치 다육이들을 구매했다.

차를 타고 성북동 방동저수지로 갔다.
그곳에서 우리 제빵소에 들려 빵을 사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점저를 먹었더라면 그곳에서 차 한잔해도 좋으련만 그냥 빵구경만 하고 빵을 한개씩 샀다.
빵한개에 거부가 된 느낌이다.
어짜피 마음껏 빵을 산다해도 다 먹지 못한다.
그저 마음에 드는 빵한개면 족하다..
쫑숙이는 평범한 길을 거부하고 임도로 간다고 한다.
쫑숙이는 대표적인 대한 민국의 평범한 아줌마.
그런 쫑숙이에게 특별한게 한가지 있는데 그건 임도를 통해서 산을 넘어 다니는 특별한 차 어드벤쳐.
대전에 있는 산들은 아주 높은 산들이 아니다.
그래도 제법 높은 산들도 있지만 대게는 임도가 아주 잘되어 있어서 왠만하면 차를 끌고 산을 넘나들수 있다.
임도란 산에 불이 날 경우를 생각하여 불이 옮겨붙지 않도록 산 정상을 따라서 혹은 이쪽 산에서 저쪽 산으로 길을 내어 놓은 흙도로.
보통 임도를 따라서 산행이나 트레킹을 하는 경우가 많다.
국립대전숲체원 ~ 성북동에 있는 국립대전숲체원 주변으로 임도를 따라서 올라갔다가 내려갔다가 꼬불꼬불 ~
의외로 쫑숙이가 자주 임도를 따라서 산골짜기와 산정상을 넘나든다.
그동안 대전에 올때마다 자주 그랬었다.
오늘은 임도를 따라 달리면서 3분짜리 동영상을 찍었다.
2개쯤 찍었을 때 앞에 돌깨진 것이 수북하게 길에 가득 쌓여있어서 차를 돌렸다.
차가 지나가지 말라고 일부러 가져다 부려놓았는지 아니면 근처에 공사 때문에 생긴 돌들이 흩어져서 인지 오래되지 않은 반짝반짝 제법 큰돌들이 길을 가로막고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운전석 옆에 앉아 있는데도 그냥 돌을 무시하고 마냥 달리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jinnssam의 우길성이 발현되려고 하는 순간.
'쓸데없는 호기심은 위험함.'
jinnssam 마음에 경고등을 켠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산속은 이미 산그리메가 내려 온것처럼 가라앉고 있었다
쫑숙이는
'길이 막혀 있네'
중얼거리면서 침착하게 조금씩 차를 그 자리에서 돌려 다른길로 산을 내려간다.
산을 다 내려오니 진잠

점심으로 어죽 먹는다고 했다가 가게가 없어져서 못먹고 한정식을 먹는다고 했다가 브레이크 타임에 걸렸다.
결국 칼국수를 먹으러 가수원으로 간다
출출하다.
장태산을 한바퀴 휘돌아 걸어
다녔으니 배가 고플만하다.
오늘 걸었다녔던 걸음수가 이제 만보를 넘었다.
칼국수를 팔아서 건물을 지었다는 집을 찾아 갔다.
여전히 손님이 많았다.
칼국수 3인분을 시키니 육수가 있는 커다란 알루미늄 냄비를 가져다 테이블 위에 있는 불위에 올려 놓는다

이제 생각이 났다.
예전에 가수원 쫑숙이네 집에 갈때마다 갔었던 칼국수 집.
그때는 일층만 있었고 문간 옆에서 홍두깨로 밀가루 반죽을 밀어서 판대기에 차곡차곡 썰어 놓았다가 칼국수를 끓여 주었었다.
10년전에 다녔었다 고 쫑숙이가 말하고 직접 밀어서 칼국수를 만들고 돈을 벌어서 있던 자리에 건물을 2층으로 다시 지었는데 확장하면 안된다는 말과 달리 잘된다는 말에 기억이 났다.
그때도 호박과 감자를 썰어 넣고 육수가 시원한 칼국수였었다.
여전히 육수가 시원하고 호박, 감자, 파등 야채와 함께 썰어놓은 칼국수를 넣어준다.

시간이 걸리지만 10분이면 잘익은 칼국수를 건져 먹을 수 있다.
끓는 것을 기다리느라 식욕이 고인다.
반찬은 김치와 깍두기.
jinnssam은 매운 것을 못먹으니까 칼국수 국물에 매운 김치를 풀어서 김치와 칼국수를 건져먹고 분홍빛으로 물든 국물을 떠먹거나 마신다.

한창 저축을 하면서 돈을 모으던 시절이 생각난다.
30대에는 토요일마다
칼국수 데이를 가졌다.
직접 치댄 밀가루 반죽을 작은 도마에 밀대로 밀어서 적당히 얇아진 면을 접어서 적당히 썬 다음에 멸치육수를 만들고 호박과 감자와 파를 넉넉히 넣어서 칼국수를 끓이면 정말 맛있었다.
이제 요즈음 35년전에 있었던 칼국수 데이를 다시 하고 싶다
주변에서 직접 면을 만들어서 시원한 육수에 호박 감자 파를 넉넉히 넣어서 끓여주는 칼국수 집들이 다 없어졌기 때문이다.
예전에 있었던 칼국수 집들이 다 문을 닫고 대신 고깃집들이 생겨난
것이다.

지하철을 타고 대전역으로 ~
비가 내리고 궂어서인지 습기가 가득한 도시가 마치 모스크바처럼 회색 느낌으로 다가온다.
경로덕분에 특실로 끊었다(경로를 받으면 특실요금이 일반실 요금하고 같아짐)
특실이 확실히 글을 쓰는데 편하다.
대전 올라 올 때에는 엎드려서 잤지만 울산 내려 갈 때에는 아침에 마신 커피를 힘입어 티스토리를 완성하고 싶다.
폰을 열고 키판을 불루투스로 연결하여 쓰기 시작했다.
다 쓰지 않았는데 벌써 울산이다.
비오는 장태산 ~ 차 어드벤쳐(임도)를 썼다.
3분짜리 동영상이 티스토리에도 올려질까?
궁금하다.
안올려지면 유튜브로 올려야지.
오늘은 여기까지.
차 어드벤쳐는 평범한 아줌마도 도전과 모험을 즐길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평범한 동영상이지만 꼭 무언가를 배워야하고 유익하기만 한 동영상이어야 할까?
아님 쇼킹하던지 웃기던지 그런 동영상이어야만 할까?
그냥 불멍하듯이 아무 생각없이 스치듯 지나가는 동영상도 괜찮지 않을까?
솔직히 아무나 누구나 다 유튜브를 올리기 때문에 jinnssa도 한번 올려볼 요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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