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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irement life of JINNSSAM

SRT 주말 풍경

by 영혼의 닻을 찾아서 2024.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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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RT 주말 풍경 >

 

 금요일 저녁이다.

 퇴근한 직장인들이 기차를 타고 집으로 간다.

 일주일의 피곤을 잔뜩 짊어지고 기차를 탄다.

 

 "돈 많은 백수가 되고 싶어. 놀고 싶다. 놀러다니고 싶어."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누군가는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는 직장인이 되고 싶다고 간절히 바라는 그 직장을 탈출한다.

 

 SRT를 타고 한양을 떠난다.

 표를 미리 구입하지 못한 탓에 한양으로 상경하면서 미리 입석표를 끊었다.

 입석으로 내려간다.

 집에서 30분이면 도착할 거리를 한시간 반 전에 나와서 어슬렁 거리면서 천천히 지하철을 타러 나왔다.

 지하철 역 유리창에 새롭게 써 있는 詩들을 찾아서 찍고 어슬렁 거리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수서역에 도착했다.

 

 4시.

 4시 52분 기차니 50분이나 남았다.

 SRT 역으로 천천히 발을 옮기는데 모자 가게가 눈에 띄인다

 ' 6000원. 현금가 '

 여름이 시작되니 새로운 모자를 사야지.

 

 가게 아파에서 천천히 분홍빛 모자를 집어 들고 가게 안으로 들어가서 머리에 얹고 거울을 본다.

 젊었을 때에는 좋아하지 않던 칼라.

 지금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차라리 하얀 색의 커다란 챙이 있는모자면 좋을텐데 분홍색이다.

 

 색갈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야외 활동이 많은 요즘은 커다란 챙이 필요하다.

 화장을 하지 않기 때문에 얼굴에 얼룩이 생길까봐 사야 한다.

 챙이 커다란 모자 하나와 모자 가운데가 없이 챙만 커다란 모자 2개를 샀다.

 2개를 사도 12000원이다.

 

 현금이 없어서 계좌이체를 했다.

 모자를 고속도로 휴계소에서 사면 2만원이고 백화점은 4만원이다.

 그렇다고 썩 마음에 드는 건 아니다.

 챙이 짧아 햇볕을 다 가려 주지 않기 때문이다.

 촌스럽게 생긴 얼굴을 받쳐 주기는 커녕  돋보이는 모자 때문에 모자 아래에 있는 얼굴이 더 촌스럽게 보인다. ㅎ ㅎ ㅎ ~

 

 부인할 수 없는 나의 미모 없음이여 ^^

 그렇다고 본인 얼굴을 싫어한 적은 없다.

 이제는 스스로의 얼굴에 책임져야 하는 나이가 아닌가?

 

 충분히 햇볕을 가려주고 봐줄만한 선에서 아주 경제적인 가격에 만족한다.

 해마다 아게 모르게 모자를 한두개씩 산게 쌓이기 시작했다.

 그만 사야 할텐데 전엔 같이 근무하던 보건 샘  말이 생각 난다.

 보건 샘 부모님은 서울에서 남동생하고 사시는데 한번은 다니러 갔더니 남동생네 이층에 사시는 부모님 장롱 속에 모자가 있어동 너무 많이 있어서 창피 할 정도로 모자가 쌓여 있었다고 했다.

 부모님이 밖에 나갈 때마다 이뻐 보이는 모자를 보기만 하면 사들였는가 부다 라고 말했었다.

 그 정도는 아니지만 더 산다면 쌓일 정도가 될 듯 하다.

 

 모자 파는 사람에게 물었다.

 "어떻게 이렇게 싸게 팔아요?"
 "천원 남고 팔아요. "
 "그럼 오천원에 가져 온다는 건데 어디서 그렇게 싸게 가져와요?"
 대답이 없다.

 

 지난 번 지나가다가 들렸을 때 어떤 남자가 의자에 앉아서 베트남 수입 이야기를 했었다.

 아마 베트남에서 자루 째 들고 오나 보다.

 매장에 모자만 가득 담긴 자루가 몇개나 있다.

 지금 베트남은 수출 대국이다.

 얼마 전에 수출을 많이 하는 나라 내용을 올렸는데 그 중에 베트남이 있었다.

 우리나라 수출 초기처럼 싼 인건비로 경공업 중에서 의류와 섬유류같은 것을 아주 저렴이로 수출하고 있다.

 

 6000원이면 가져다가 지방에서 팔아도 이문이 남겠다.

 시간이 남아 도니 하릴없이 쓸데없는 계산을 한다.

 등산로 입구에서 만원에 팔아도 곱장사가 된다.

 식품처럼 썩는 것도아니고 문제는 재고가 남으면 처리 하기가 곤란 할 것 같다.

 재고가 이월 되면 쌓이게 되고 계절이 바뀌면 새로운 물건을 사서 구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 동네 약국에 갔는데 물건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그때 그때 안팔린 약들을 처리하고 비워야 하는데 쌓아 놓고 새로운 약들을 사들여서 그렇게 된 것이다.

 나중에는 있어도 어디에 뭐가 있는지를 몰라서 또 구매했을 것이다.

 현대인의 비극중에 하나.

 물건 정리가 안되어서 또 사들이고 또 그게 쌓이는 비극.

 

 모자 사들이기 끝.

 

 일찍 도착해서 자리를 잡은 덕분에 자리에 앉자 마자 자고 있는데 입석 칸에 사람이 빼곡이 탄다.

 내리고 타고 정신없이 돌아 간다.

 오송역 전에 역무원이 표 검사를 한다.

 대부분 제일 가까운 곳 표를 사서 타고 연장 표를 구매한다.

 역무원이 비웃는 얼굴로 표를 요구한다.

 입석표를 꺼내 보여 줬더니 자세히 들여다 보고

 "아, 네. 실례 했습니다."
 말하고 표를 돌려 준다.

 

 대전에서 많이 내리고

 대구에서 대부분 내린다.

 이제 20분 있으면 도착한다.

 

 다시 한번 다짐하기

 

 "이제 모자는 그만 사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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