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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천의 하루 >
탄천의 지류 다리 밑에 늙은 육지 갈매기들이 사람들이 던져 주는 곡식 알갱이들을 먹으며 옹기종기 수명을 다하고 있다.
무리에서 어쩌다 떨어져 나온 잿빛 두루미와 어린 백로 한마리도 탄천의 지류 한가운데서 한쪽 다리를 들어 올린채 두리번 두리번
탄천의 어두운 물 속에 무엇이나 있을까?
다리가 무너졌다.
영원히 튼튼하게 버틸 것 같던 다리가 무너졌다.
탄천의 모든 다리에 덧붙임과 덧바름을 하고 있다.
덕분에 어두운 물속에서 없는듯 살고 있던 피래미들이 표면 위로 올라 왔다.
공사를 한다고 모래 자루로 탄천을 막아 놓으니 못 견디고 위로 떠 올라 뻐끔 뻐끔.
어두운 물 속에서
아무 것도 없을 것 같은 캄캄한 곳에
그렇게 많은 피래미들이 조용히 살고 있을 줄 몰랐다.
자세히 오래 들여다 봐야 한다.
매일 매일 지나 다니면서 무심코만 더했을 것이다.
바라보기에도 버거운 잉어들이 사람들이 던져줄 먹이를 기대하면서
탄천강을 건너 가는 산책로 다리 아래에서 뻐끔 뻐끔
발소리만 나도 우르르
그림자만 드리워도 우르르.
작은 물고기들은?
탄천의 지류에 살아야 하나 보다.
깊은 물 속 탄천 강에는
커다란 잉어들이 푸드덕 푸드덕 .
피레미가 있는 탄천 지류에는
잿빛 두루미도 있고
어린 백로도 있고
오리 꽥꽥이와 짝 잃은 원앙이도 있다.
사진 찍을 준비를 마치고
고개를 들고 보니
어린 백로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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