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도에는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불면 파도가 친다. 그래서 슬도에 가면 파도 치는 소리가 들린다. 거의 언제나 파도가 없는 날이 있기는 하지만 드물다. 파도 소리가 듣고 싶은 날. 바람 소리가 듣고 싶은 날. 슬도를 간다. 슬도라는 이름도 바위에 구멍이 있어서 바람이 불고 파도가 치면 바위에서 소리가 난다고 해서 붙은 이름. 슬도를 가면 어제든 싱싱한 파도 소리가 한 가득 세파에 너덜 너덜 해진 영과 혼에 싱싱한 바람을 가득 불어 넣어 준다. 지난 주에 같이 왔던 환이 샘은 울산에서 40년을 넘게 살았는데 슬도를 몰랐다. 심지어는 지난 해에 남편이 현대 대학 병원에 6개월간 입원했는데도 이곳 슬도를 한번도 안와 봤다고 했다. 대학 병원에서 슬도까지는 10분인가? 15분이면 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