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과수원2 새순과 신입사원 - 노명숙, (주) 한국제지 총무과장. 처용수필 제2호 1996. 겨울 - 모처럼 따스한 햇빛에 화단의 색바랜 잔디가 융단 같은 포근함을 주는 것 같다. 내년 봄이면 저 포근함 속에서 반짝이는 파란 새싹이 움트겠지? 눈을 들어 화단 가장자리에 줄지어 선 배나무에 시선이 머무는 순간 "아" 나도 모르게 손에 든 커피잔이 흔들림을 느낀다. 모양이 일그러진 잎사귀와 나무에 매달린 채 말라 버린 나뭇잎 사이로 빠알갛게 새싹이 보이는 것이다. 이제 추위가 시작되는데 계절도 모르고 피어난 새싹의 무모함이 안타깝지만 한편으로는 며칠 전 입사한 신입사원들에게 해준 얘기가 생각나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지나간다. 최충우돌, 천방지축, 질문도 많고 무슨 무슨 시리즈도 많고 새모자, 새신발, 새 작업복, 속의 웃음들이 꼭 저.. 2020. 11. 30. 또순이 어렸을 적에 14 - 과수원 40. 소시장 외할아버지가 암소를 팔고 송아지로 바꾼다 하여 똑순이도 따라 갔다. 옥천 장에는 소를 사고 파는 꽤 큰 소 시장이 따로 있었다. 커다란 황소, 암소들 사이사이에 송아지들까지 100여마리 넘게 커다란 눈망울로 이리저리 둘러보며 불안한 모습으로 말뚝에 매여 있었다. 외할아버지는 암소를 가까운 빈 말뚝에 매어 놓고, 모여서 담배를 피우며 잡담하는 아저씨들 옆으로 갔다. 똑순이는 이렇게 많은 소들을 처음 봤다. 좋은 가격을 받으려고 깨끗하게 단장하고 팔려가길 기다리고 있었다. 책에서만 보았던 노예들의 모습이 저랬을까? 외할아버지 뒤를 따라 오면서 슬퍼 보이는 암소의 눈망울 때문 에 외할아버지네 암소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를 내내 생각했었다. ‘ 할아버지 소는 무슨 생각을 해요? ’ ‘ 소는 생.. 2019. 8. 25. 이전 1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