씻어간 포도를 냠냠. 양이 많았는지 다 못먹었다. 쉬야 가자. 싫어. 쉬야 가자아. 싫어. 혼자 가야겠네. 신발 벗고 맨발로 가야지. 발 더러워지는데 들어오지마. 들 ~ 어 ~ 오 ~ 지 ~ 말 ~ 라 ~ 고 ~ 라 ? 지금 들어오지 말라고 한겨? 저기 냇물 내려오는데서 씻고 오면 되잖여. 어제도 저기서 씻고 왔는디? 해수욕장 모래를 맨발로 밟으면서 천천히 걸었다. 한여름의 모래는 달구어져서 따끈따끈하다. 때로는 너무 뜨거워서 걷기가 힘든데 가을볕이 아무래도 덜 뜨거운지 딱 기분좋을 정도로 부드럽게 발밑에 밟힌다. 파도를 피하는데도 밀려오는 파도에 짧지도 길지도 않은 어중간한 길이의 바지 밑단이 젖는다. 천천히 ~ 아주 천천히 ~ 바닷가를 따라서 화장실을 다녀왔다. ..